또 강달러···미 뜨거운 노동, 소비 지출↑
연준 금리 인상 가능성 국채 수익률도↑
1340원대 환율 中 디플레이션 위험회피↑
위안화 가치 올해 최저 엔/달러도 145엔

또다시 강달러(달러화 강세)다. 미국의 뜨거운 노동과 소비로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다시 또 불거졌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달러화 가치가 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달러화 대비 원화와 엔화, 위안화 삼국 환율이 솟구친다. (화폐가치 하락) 미국 국가 신용 강등에 따른 위험 회피 심리도 미국을 제외한 타 국가 화폐 가치를 떨어뜨리는데 부채질하고 있다.
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0원 오른 1336.9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장 대비 9.1원 오른 1340.0원에 개장한 직후 1340원대를 유지하다가 다소 완화된 모습을 보였다.
이는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과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에 기인한다. 미국의 7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7% 늘어 6월(0.3%) 대비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예상치(0.4%)를 상회한 것으로, 소매판매는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에도 소비가 위축되지 않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공급보다 수요가 더 우위인 노동시장과 이에 따른 높은 취업률, 임금 상승률이 소비지출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엔화와 위안화의 달러화 대비 환율도 강달러 영향을 받고 있다. 인베스팅닷컴 실시간 FX 데이터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 대비 0.13엔(0.09%) 하락한 145.44엔을 기록하고 있다.(한국 시간 오후 4시 53분 기준) 엔/달러 환율은 지난 14일 9개월 만의 145엔 돌파 이후 145엔 선 위에서 요동치고 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리가 ‘완화정책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겠다고’고 선언한 만큼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 수정 이후에도 초엔저는 계속되고 있다. (관련 기사 : 우에다 동결 한 마디에···800원대로 내리꽂힌 원/엔 환율)

위안화 가치도 속수무책으로 하락한다. 이날 위안/달러 환율은 장중 전날보다 0.0131위안(0.18%) 상승한 7.2956위안을 기록했다. 전날 중국 인민은행은 대출금리를 종전 2.65%에서 2.50%로 인하하며 자국 경제 살리기 위한 완화적 통화 정책을 보였다. 이 영향으로 위안/달러 환율은 7.30위안을 돌파했다. 이는 작년 11월 초 이후 최고치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미국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올라가면서 강달러 영향을 받아 원화, 엔화, 위안화 환율이 상승하고 있다”면서 “중국 같은 경우 부동산시장 침체 등 여러 가지 경제 취약성이 가세하면서 하락하고 있고 일본은 일본은행이 10년물 장기금리 최대한도를 상향 조정했지만 미국 금리 인상 전망 영향이 더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연준이 9월 한 번 더 금리를 인상하고 이후에는 못 올릴 가능성이 높지만, 물가 때문에 당분간 고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미국 물가가 안정이 안 되면 결과적으로 연준이 금리를 더 높일 테고, (결국 강달러 영향으로) 원, 엔, 위안화 등 세계 화폐 가치를 절하하는 강력한 요인이 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강달러 요인 산적···유가·美 신용↓
한중일 중 자본유출 우려 韓 국한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긴축 결정에 필연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는 달러화 가치를 올리고 상대적으로 주변국 화폐 가치를 내린다. 심지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산유국의 원유 감산과 하반기 수요 증가에 따른 유가 상승은 또다시 인플레이션 우려를 일으켰다.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의 미국 신용 강등(AAA→AA+)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키우면서 달러화에 자금이 몰리는 상황을 연출했다.
이런 상황에서 타오르는 미국 시장에 경착륙도 연착륙도 아닌 침체 없는 ‘노 랜딩’(No Landing, 침체 없이 경제성장) 가능성은 연준이 물가 안정을 위해 긴축을 더 오래 유지할 수밖에 없는 충분한 근거로 작용한다.
미국 채권 수익률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 국채 2년물 수익률은 5% 문 앞에서 요동치며 4.9160%를 기록하고 있다. (현지 시각 오전 1시 59분 기준) 2년물은 한 달 전 4.6%대까지도 하락했다. 같은 시각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1900%를 기록하며 지난 4월 이후 줄곧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103.21에 시작해 전장보다 0.07(0.07%) 상승한 103.28까지 올랐고 오후에는 103.12로 완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13일 6월 미국 물가 소감 움직임에 1년 3개월 만에 100선을 깨며(종가 99.77) 원화뿐 아니라 엔화, 위안화 가치를 추켜세웠다. (관련 기사 : [쩐의 전쟁] ④ ‘킹달러’ 약해지자···시름 앓던 원·엔·위안 ‘벌떡’) 그러나 또다시 불거진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 소식에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고 있다.
원화 엔화 위안화 가치가 공통적으로 하락하고 있지만 그 결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특히 자본유출 여부가 원화 가치 하락에 가장 큰 취약점이다.
재계 관계자는 본지에 “중국 화폐 가치가 불안정해지면서 위안화의 국제화 가능성은 멀어지겠지만 당국이 통제하기 때문에 자본유출 가능성은 없고 일본 역시 자본유출 우려는 없다”면서 “한국이 큰 문제다. 원화 가치 떨어지면 자본 유출될 수 있고 환율이 올라가면서 수입 물가가 상승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