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제 회복 인플레 지속에도 긴축 연기
美 고용지표 활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오를 일만 남은 엔화? 엔/달러 바닥 아니다

일본은행의 양적 완화 기조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기조가 맞물리면서 엔/달러 환율이 140엔 위에서 고공행진하고 있다(엔화 가치 하락). 매일 출렁거리는 엔/달러 환율은 145엔도 넘어서면서 이제는 150엔, 160엔 전망까지도 나온다. 아직 바닥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전문가는 미·일 통화정책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보수적인 투자 태도를 유지하라고 제언한다.
9일 이주호 국제금융센터 외환분석부 부장은 여성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글로벌 IB들은 연말 달러인덱스가 현재 기점으로 3% 떨어지는 반면 엔화는 9% 이상 상승하면서 연말 엔/달러 환율을 132~133엔까지 내다보고 있다”면서 “주된 요인은 하반기 일본은행의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의 긴축 전환과 미국의 침체 우려에 따른 금리 ‘피크아웃’(정점 통과)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부장은 “미국 상반기 경제 지표, 특히 고용지표가 활기를 띠고 연준도 추가적인 금리 인상 메시지를 내비치면서 금리 피크아웃이 연기됐다. 동시에 일본은행 총재가 바뀌면서 지난 4월, 6월에 긴축 전망도 있었지만 여전히 완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향후 통화정책이 어떻게 변화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엔화 싸다고 투자하는 것에 대해서 경계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달 30일 145엔을 찍으면서 초엔저 추세를 확인시켰다. 미국의 긴축과 일본의 완화 정책이 유지된다면 150엔, 160엔도 시간문제다. ‘미스터 엔’이라는 별명을 지닌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재무성 차관은 엔화 가치가 내년에 달러당 160엔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이스케 전 차관은 지난 6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일본의 상반된 통화정책으로 금리차가 벌어지면서 엔화 매도세가 강해지고 있다”며 “내년 엔/달러 환율이 160엔을 넘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에이스케 전 차관은 일본은행의 통화정책이 긴축 정책으로 전환되기까지 엔화 가치는 계속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고용시장 불길이 기대만큼 잡히지 않으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피벗 시기도 멀어지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본지에 “미국 고금리와 일본 저금리 정책으로 엔화 가치는 2배로 약화되고 있다. 강달러와 저금리 정책의 두 개 시너지를 받아 엔/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엔화 가치 하락에 원/엔 환율도 1000원을 깨고 900원마저 깼다. 지난달 30일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97.29원을 기록했다. 800원대 기록은 2015년 6월 5일 이후 8년여 만이었다. (서울외환시장 마감 시간 기준)
이 부장은 “(통화정책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원/엔 환율이 지금 900원에서 600원 될지 아무도 모른다. 1000원 깨질 때도 엔화 싸다고 사라고 했는데 지금 900원이다”라면서 “미국 긴축 더하고 일본 양적완화 지속된다고 할 때 엔/달러 환율 150엔은 시간문제다. 이러면 원/엔 환율은 더 떨어진다”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