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예상 격전지 분당 갑·을
김민수·박민식·김은혜·안철수 등
친윤-비윤 간 갈등 최소화 위해
연대·포용·탕평 공약 지킬 필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의원들이 6월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의원들이 6월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280일 앞으로 다가왔다. ‘집권당’이면서도 ‘작은 여당’인 국민의힘은 다가올 총선에서 고심이 가득하다. 제1야당이자 거대 의석을 보유한 더불어민주당에서 돈봉투 사건을 비롯해 김남국 의원의 코인 거래 논란 등 악재가 연일 터지고 있음에도 국민의힘 지지율은 이를 추월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그야말로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표심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런 이유로 김기현 대표는 지난달 2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동아일보 여론조사를 언급하면서 “굉장히 아프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수도권에서 녹록지 않은 선거가 될 것이라는 위기감으로 풀이된다.

당장 여권의 이러한 우려는 동아일보가 지난달 9일부터 12일까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서울·경기·인천 유권자 각각 800명, 802명, 803명 등 총 2405명을 대상으로 ‘내년 총선에서 어느 정당에 투표할 것인가’라는 여론조사를 한 결과에서도 유추할 수 있다. 

당시 여론조사에서는 서울 유권자의 30.8%가 국민의힘, 35.1%가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경기 유권자 조사에서는 국민의힘 후보 지지가 30.6%, 민주당 후보 지지가 37.4%로 집계됐다. 인천 유권자 중 30.8%는 국민의힘 후보를, 35.7%는 민주당 후보를 찍겠다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당내 교통 정리가 필요한 상황까지 발생했다. 여당 입장에서 총선 공천 격전지로 꼽히는 경기도 성남 분당에 ‘친윤 핵심 인사’와 ‘지역 정치인’의 상황이 그렇다. 

친윤 인사로 분류되는 박민식 국가보훈처 장관은 4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총선 출마 여부 질의에 "국민들, 또 저를 응원해 주는 분들이 당신은 무슨 자리에서 역할을 잘한다고 하면 거기에 따라야 한다"고 답했다. 사실상 출마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으로, 그의 분당을 차출설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당초 분당을 당협위원장을 맡았던 지역 정치인인 김민수 대변인은 이곳 당협위원장 재공고에 지원했다. 김 대변인은 김기현 지도부의 탕평인사로 지목된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 박민식 국가보훈처 장관,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 안철수 의원. /연합뉴스
왼쪽부터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 박민식 국가보훈처 장관,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 안철수 의원. /연합뉴스

분당갑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보궐로 지역구를 차지한 안철수 의원이 재선을 노리고 있는 가운데, 원래 4년 전 당선했던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의 복귀설이 나오고 있다. 안 의원은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자신보다 친윤인 김 수석을 향해 “아직 여러 가지 해야 할 역할들이 정부 내에서 많을 수도 있다”고 견제구를 던졌다.

여권 안팎에서는 분당뿐만 아니라, 향후 비슷한 유형의 상황이 무수히 많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나아가 이를 완충하고 화합하려면 김기현 당 대표의 공약인 ‘연포탕(연대·포용·탕평)’ 실현이 유일한 타개책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현 정부 대통령직속인수위원회 자문위원을 지낸 관계자는 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당내 주류 계파와 비주류 계파 간 갈등으로 인해 당이 어려워지는 상황은 과거에도 존재했다”며 “이를 비춰볼 때 국민의힘 역시 총선을 앞두고 계파 갈등이 터질 수 있다. 이를 타개하려면 김기현 당 대표가 당원들에게 약속한 ‘연포탕’을 실현하는 것이 총선을 좌우할 핵심 키(key)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일부 선거구 공천에 대한 공천관리위원회의 추천장에 대표 직인 날인을 거부한 바 있다. 이는 '옥새 파동'이라는 친박·비박 간 계파 갈등 사태로 번져 결국 당시 여당이 참패했다.

한편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응답률은 서울 경기 9.0%, 인천 9.6%다. 유선 전화 면접(서울 경기 21%, 인천 20%)과 무선 전화 면접(서울 경기 79%, 인천 80%) 방식으로 유선 RDD와 3개 이동통신사가 제공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표본으로 실시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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