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김태우 vs 野 진교훈 격돌
윤 대통령 사면으로 김태우 공천
이재명 "반드시 승리해 경종 울려야"

강서구청장 후보로 출마한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왼쪽)와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 /연합뉴스
강서구청장 후보로 출마한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왼쪽)와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10월 11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리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이번 선거는 총선을 6개월 앞두고 수도권 민심의 풍향을 읽을 수 있는 만큼 양당의 자존심이 걸린 싸움으로 평가된다.

국민의힘은 18일 최고위 의결을 거쳐 보궐선거 후보로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을 낙점했다. 김 전 구청장은 자신의 구청장직 상실로 치러지는 선거에 스스로 재출마하게 됐다.

김 전 구청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으로 특감반의 감찰 무마 의혹을 폭로한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다가 지난 5월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됐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재가한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됐다.

대통령실은 재보선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지만 사실상 용산에서 '김태우 공천' 기류를 내비친 것 아니냐는 게 여권 안팎의 해석이다. 당초 국민의힘은 ‘당 소속 선출직의 귀책 사유가 있을 경우 무공천한다'는 당규에 따라 보궐선거 무공천을 검토했지만 윤 대통령의 사면 이후 방향을 선회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김 전 구청장의 사면에 대해 “대통령의 고유 정치적 결단”이라며 “(윤 대통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라든가, 환경부 블랙리스트 일부 유죄 확정된 부분을 다각적으로 고민하고 결정하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자당 귀책 사유로 치러지는 재보선이지만, "김 전 구청장은 사실상 공익제보자"라는 논리로 공천에 힘을 실었다. 더불어 이번 선거를 통해 박스권에 갇힌 당정 지지율 회복의 발판으로 삼고 정권 안정론을 내보이겠다는 구상이다.

민주당도 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을 전략공천해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표는 단식 중에 입장문을 통해 "이번 선거는 윤석열 정권의 실정과 폭주를 심판하는 전초전"이라며 "반드시 승리해 무도한 정권에 대해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서구는 현재 국회의원 선거구 3곳 모두 민주당 의원이 차지하고 있는 야당 강세 지역이다. 민주당은 진 후보가 신인이지만 문재인 정부 마지막 경찰청 차장이라는 타이틀로 정권 견제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또한 민주당은 김 전 구청장이 대법원 실형을 받았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공세를 벌였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대법원판결은 오히려 정치적 판결이었다고 적반하장격으로 강변하는데, 사면 복권됐다고 하지만 국민 마음속에서는 사면 복권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재보선은 민심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는 의미도 있다. 민주당이 지난 2020년 총선 승리할 때까지는 우세했는데, 2021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이기자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이후 2022년 대선·지방선거를 국민의힘이 휩쓸었는데 올해 4·5 보궐선거에서 다시 대세가 꺾이면서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전국적으로 관심이 쏠리는 '윤석열 대 이재명' 구도의 보궐선거가 됐다"며 "윤 대통령은 자신의 사면에 의해 공천이 됐으니 이기면 여당 내에서 입김이 세지고 총선 잡음도 줄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는 대통령 지지율이 낮아지고 정권 초기도 아닌 시점의 선거라 이기면 기본은 했다고 볼 수 있는데, 만약 진다면 당내 사퇴론이 힘을 받는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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