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의 텐션업 갱년기]
바닷속 환경문제를 담아낸 영화를 통해
우리가 지켜내야 할 생명의 경이로움을 느끼다

제20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 개막작 '블루백'. 에비와 그루피는 마음을 나누는 친구가 된다. /사진=서울국제환경영화제 홈페이지
제20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 개막작 '블루백'. 에비와 그루피는 마음을 나누는 친구가 된다. /사진=서울국제환경영화제 홈페이지

어린 딸과 엄마가 프리다이빙으로 바닷속을 함께 유영하는 모습, 그곳에서 만난 물고기들의 아름다운 움직임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한참 동안 잔상으로 남았다. 물론 딸의 친구가 된 바닷물고기 블루 그루퍼도 그랬다. 영화 제목인 <블루백>은 딸이 친구가 된 그루퍼를 부르는 애칭이다.

서울국제환경영화제(6월 1~7일, 메가박스 성수)의 개막작인 이 작품은 서호주 해안가 마을을 배경으로 삶의 터전인 바다에 닥친 위험과 불안,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담는다.

깊은 바다를 두려워했던 꼬마 에비는 바닷속 물고기와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소녀가 된다. 평생을 바다 마을에서 살아온 엄마는 환경을 파괴하며 그곳을 개발하려는 폭력적인 무리 앞에 맞서지만 그들을 막아내는 건 어려운 일이다. 전 세계 바다를 돌아다니며 산호를 연구하는 해양생물학자가 된 에비는 엄마의 입원 소식에 고향으로 돌아오고 엄마가 보호구역으로 지켜낸 고향 바다를 통해 다시 한번 희망을 품게 된다.

영화는 이 두 모녀의 이야기를 통해 바다와 생명, 가족의 소중함을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 1998년에 발표된 팀원튼의 소설 <블루백>을 원작으로 하는데, 출간 이후 <뉴욕 타임즈>에서 '바다의 소중함을 주인공들이 느끼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통해서 우리에게 확신시킨다'라는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지구의 온도가 매년 올라가고 그로 인한 삶의 변화가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는 지금, 환경문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서사의 영화를 관람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찾아보는 건 의미 있는 일이다. 그런 마음으로 서울국제환경영화제에서 소개하는 영화들을 몇 편 보기로 했다. 사라지는 꿀벌을 위한 나무 심기 활동을 지원하는 티켓이 있다니, 이왕이면 그 티켓으로 말이다.

‘해양 보존의 중요성을 알리고, 행동하도록 하는 이야기’인 <블루백>을 만난 것은 우연이었으나, 영화를 보고 난 후 우리가 함께 사는 공간으로서의 바다와 그곳에서 살고 있는 생명들에 대해 한번 더 고민할 수 있었다. 이 영화를 연출한 로버트 코놀리 감독의 말대로 앞으로 몇 년이 미래 세대를 위한 해양 생태계를 만들기에 중요한 시기라니 더더욱 관심이 필요하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올여름 바다 해역의 수온이 평년보다 최대 1도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이런 기후 위기의 결과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 등장한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지구의 평균온도는 임계점을 향해 계속 오르고 있다고 한다. 지난달 이곳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0년간 전 세계에서 발생한 홍수와 태풍, 가뭄 등 각종 기상이변으로 200만명 이상이 숨지고 4조3000억 달러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한다. 함께 살고 있는 지구에 대해 고민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다.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부터 실천하기 위해 중구정원지원센터에서 열리는 ‘가정정원사 양성 과정’에 신청했다. /사진=김현주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부터 실천하기 위해 중구정원지원센터에서 열리는 ‘가정정원사 양성 과정’에 신청했다. /사진=김현주

그렇다고 개인이 당장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거나 정책을 세우기는 어렵다. 에너지 절약, 일회용품 안 쓰기, 쓰레기 관리 등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행할 수밖에 없다.

나 역시 그동안 마음만 가졌던 일을 실천해 보기로 했다.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을 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회사 근처에서 그것을 배워볼 기회가 생겼다. ‘2023년 가정정원사 양성 과정’ 모집 공고를 보고 고민 없이 신청했다.

시민주도의 녹색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과정인데 중구민과 중구 관내 직장인 대상의 실내식물과 관련된 원예 수업이다. 총 4회의 수업인데 첫 시간에는 식물의 성장과 번식에 필요한 환경에 대해 학습할 수 있었다.

집 안에 식물을 들여놓고 텃밭도 일구고 싶었는데 늘 제대로 가꾸지 못해 중간에 포기하곤 했는데, 식물과 같이 살아간다는 마음으로 다시 한번 시작해 보려고 한다. 배운 내용을 적용해 집 안에 식물을 하나씩 들이고 가꾸고 성장시켜 볼 생각이다. 탄소중립을 만들기 위한 나만의 작은 실천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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