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희의 마음을 여는 말하기 비법]
지금 내 느낌은?
지금 상대의 느낌은?
우선 상대의 느낌을 짐작하기

뉴스를 보며 혼란스럽고 참담하다. 슬프고 분노가 치밀어 오르기도 한다. 나의 다양한 느낌들을 바라본다. 여러 사람들과 다양한 느낌을 나눈다. 같은 느낌이어도, 다른 느낌이어도 나누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공감의 첫 걸음이다.

다른 느낌이어도,

“그렇구나!” 라고 말해줄 수 있어야 한다.

그 느낌을 더 이해하고 싶으면

“어떤 이유로 그런 느낌인지 궁금하네. 말해줄 수 있어?”

이 질문으로 대화는 이어질 것이다.

 

나의 다양한 느낌들을 바라본다. 여러 사람들과 다양한 느낌을 나눈다. 같은 느낌이어도, 다른 느낌이어도 나누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공감의 첫 걸음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나의 다양한 느낌들을 바라본다. 여러 사람들과 다양한 느낌을 나눈다. 같은 느낌이어도, 다른 느낌이어도 나누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공감의 첫 걸음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매일 맞닥뜨리는 상황에서 ‘나의 느낌은?’이라는 질문을 스스로 하며 느낌을 인식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이 훈련은 일단 말을 멈추게 한다. 느낌을 인식하기도 전에 입에서 말이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이 말이 상대를 비난하거나, 비판하는 말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그럴 확률은 무척 낮다.

내가 병을 놓쳐 바닥에서 깨졌을 때 옆에서 티비를 보던 가족이 한 번 쳐다보기만 하고는 계속 티비를 본다면 나의 느낌은 무엇일까? 지금, 다음 문장을 읽기 전에 느낌을 생각해보기를!

나는 병이 깨져 놀랐고, 가족이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돌리는 것이 의아할 것이다. 이 때 해야 할 말은,

“나는 지금 병이 깨져서 놀랐고, 네가 반응이 없는 것이 의아해!”이다.

이렇게 느낌을 알아채고 말하지 않고 자동으로 말이 튀어나온다면 아래와 같을 것이다.

“병이 깨졌는데 계속 티비만 보는 거야?”

“깬 사람이 치우면 되지!”

“놀랐는지, 다쳤는지 물어봐야지!”

“딱 보니까 별로 안 놀라고, 다치지도 않았구만···.”

“그럼 치우는 것을 도와주는 척이라도 해야지!”

“나 지금 중요한 것을 보고 있어. 깬 사람이 치워!”

이런 말들이 오고 간다면 서로의 감정은 불편할 것이다.

나의 느낌을 말하는 것으로 시작한 대화는 아래와 같을 것으로 짐작한다.

“나는 지금 병이 깨져서 놀랐고, 네가 반응이 없는 것이 의아해!”

“그래? 나도 놀라긴 했어. 그런데 그 정도는 혼자 치워도 되겠던데···. 어때? 도와줄까?”

“어쨌든 아무 반응이 없는 것은 내가 여기 혼자 사는 것으로 생각돼서 어이없었어.”

“미안, 내가 지금 중요한 것을 보고 있어서···.”

“중요한 거구나?”

“응, 지금 눈길을 돌릴 수 없는 상황이거든.”

“그래도 괜찮은지, 혼자 치울 수 있는지를 물어봐주길 바라는데, 어때?”

“알겠어, 혼자 치울 수 있지?”

일상의 말들을 바꾸고 싶다면 그 말을 멈출 수 있어야 한다. 멈춤! 쉽지 않다. 일상의 말들은 자동기계처럼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내가 하는 일상의 말들은 나의 보호자의 말이었고, 이 사회의 말이다. 말이 서로를 불편하게 한다면 바꿔야 할 것이다.

 

내 느낌을 찾고 말하기가 익숙해지면 그 다음은 상대의 느낌을 짐작해보는 것이다. 상대의 느낌을 짐작하여 구체적으로 물어보면 소통에 무척 효과적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내 느낌을 찾고 말하기가 익숙해지면 그 다음은 상대의 느낌을 짐작해보는 것이다. 상대의 느낌을 짐작하여 구체적으로 물어보면 소통에 무척 효과적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습관으로 자리잡아 이어지는 불통의 말을 소통의 말로 바꿔야 한다. 그러려면 일상의 말이 나오는 것을 멈추고 ‘나의 느낌은?’을 생각하며 멈춤의 연습을 하는 것이다. 나의 느낌을 찾는 것은 쉽지 않고, 찾아도 말하는 것은 어색하다. 그래서 소통의 말로 바꾸는 것을 주저하게 된다. 어색함에도 불구하고 그 길로 한 걸음씩 가보기를 적극 권한다.

내 느낌을 찾고 말하기가 익숙해지면 그 다음은 상대의 느낌을 짐작해보는 것이다. 나도 느낌이 있는 것처럼 상대도 느낌이 있을 것이다. 인식하기도 전에 튀어나오는 말을 멈추고 느낌을 찾아서 말하는 것이 나에게 힘든 것처럼 상대도 자신의 느낌을 찾는 것은 힘들 것이다. 그래서 상대의 느낌을 짐작하여 구체적으로 물어보면 소통에 무척 효과적이다. 상대의 느낌을 짐작하여 물어보기는 더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

병이 깨졌는데 쳐다보더니 아무 말 없이 고개를 티비로 돌리는 가족에게,

“티비가 재밌어?”

라고 첫 말을 했다면 어땠을까? 아래와 같이 대화가 이어졌을 것이다

“응, 중요한 장면이거든.”

“중요한 장면이구나?”

“응! 미안해, 못 도와줘서. 안 다쳤지? 혼자 치울 수 있지?”

“안 다쳤고 혼자 치울 수는 있는데, 네가 반응이 없는 것이 놀라웠어!”

“그랬어? 미안 미안, 중요한 장면이어서!”

“미안하긴 한 거야?”

“응, 미안~”

“앞으로는 괜찮은지, 안 다쳤는지, 혼자 치울 수 있는지를 물어봐주길 바라는데 어떻게 생각해?”

“알았어. 그럴게.”

상대의 느낌을 물어보는 것은 ‘너를 이해하고 있어’, ‘너를 비난하지 않을 거야’라고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상대도 솔직하게 되어 미안하다고 말하게 된 것이다.

서비스센터에 전화하여 항의를 했다. 전화를 받은 사람이,

“불편하셨군요?”

이 질문을 듣고 “네!” 대답하며 항의로 불편했던 마음이 변화한다. 나의 불편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항의의 강도가 약해지며 말이 부드러워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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