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재권의 세상을 읽는 안목]
불출마가 답···출마해도 당선 어려워
낙선 시 이준석 전 대표 길 걷게 될 것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 나경원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하면서 나 전 의원의 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 여부도 이슈로 떠올랐다. 나 전 의원은 윤 대통령과 맞서는 모양새를 취하며 당대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나 전 의원은 출마 여부에 대한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해외 순방 중 출마여부를 발표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라는 나 전 의원 측의 말이 진정성 있게 들리지는 않는다. 출마를 고심하는 모양새는 취하지만 실제로는 최대한 판단을 늦게 하면서 좀 더 오래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다 막판에 '진정으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 결정이 무엇인지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거취를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백재권 교수는 나경원 전 의원을 두고 원래 좋은 장점을 많이 지닌 관상이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저런 행보를 즐길까'하는 안타까움도 있다고 말했다. / 연합뉴스
백재권 교수는 나경원 전 의원을 두고 원래 좋은 장점을 많이 지닌 관상이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저런 행보를 즐길까'하는 안타까움도 있다고 말했다. / 연합뉴스

나경원 전 의원은 원래 좋은 장점을 많이 지닌 관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간의 행보를 보면 '왜 저런 행보를 즐길까'하는 안타까움이 빈번했다. 나 전 의원은 정치인 중에서도 유독 자기애가 강하다. 겉보기와는 달리 고집도 세다. 카메라 앞에서는 항상 웃는 표정을 짓지만 내면은 잘 웃는 사람이 아닌 것이다. 

나경원 전 의원은 맛있는 떡을 혼자 다 먹으려는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그동안 여러 사람들에게 들은 바 있다. 그 평가가 맞나 틀리냐를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주관적인 평가이고 그게 본인의 스타일이기 때문에 존중해줘야 한다. 그렇지만 그런 사고와 행보가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위치에 있는 자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계절도 사계절이 있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성장기가 있으면 침체기도 있는 법이다. 그게 세상의 이치다. 따뜻한 봄에는 생명이 움트고, 여름에는 활동량이 늘어나지만 폭염을 견뎌야 하는 고통도 따른다. 가을은 지금까지 가꿨던 과실을 따먹는 즐겁고 행복한 시기다. 겨울은 가을과 달리 쉬는 계절이다. 또한 뒤로 물러나 조용히 봄을 기다리며 재충전하는 시기다. 

그런데 나 전 의원은 계절에 관계없이 가을처럼 과실만 따먹고자 하는 행보를 보인다. 때로는 자기 사전에는 겨울이라는 게 없는 것처럼 행동하기도 한다. 만약 지금이 나경원에게 겨울의 시기라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그래도 당대표에 출마할 것인가? 아니면 훗날을 위해 때를 기다릴 것인가? 

세상을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가장 중요한 순간이 찾아온다. 이때는 신중해야 한다. 그 결정적인 순간에 오판하면 지금까지 일궈놓은 모든 것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큰 권력, 큰 돈, 큰 명예를 누렸던 사람일수록 판단 미스에 대한 대가는 상상 이상이다. 

근래에 벌어진 일 중 대표적인 예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다. 필자가 그동안 이준석이 당대표에 당선된 후부터 수차례 칼럼을 통해 '이준석의 권력은 오래 못 갈 것이고, 조만간 권력을 잃을 것이니 행보를 조심할 것'을 경고한 바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본인 스타일대로 당대표직을 수행하더니 결국 모든 권력을 잃고 말았다. 국민과 당원들은 이준석 전 당대표의 행보에 실망했고 결국 국민들과 언론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정치인과 권력자는 언론의 시야 밖으로 사라지면 치명적이다. 

나경원 전 의원은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백재권 교수는 결정적인 순간에 오판하면 지금까지 일궈 놓은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픽사베이
나경원 전 의원은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백재권 교수는 결정적인 순간에 오판하면 지금까지 일궈 놓은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픽사베이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3일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해 '간보기 정치'를 하고 있다며 비판한 바 있다. 또한 '미련이 남아 이리저리 방황하는 정치는 그만 했으면 한다'며 '그건 하수들이나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때를 알지 못하고 욕심만 앞세우면 그 순간엔 달콤해도 권력의 유통기한은 급격히 짧아지는 법이다. 때를 몰라 오판하게 되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은 물론 본인도 치유하기 힘든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나 전 의원이 심사숙고해야 하는 이유다.

세상을 관조하는 필자의 시각에서는 불출마가 답이다. 그게 나경원 전 의원 본인을 위한 길이다. 출마해도 당선은 힘들다고 본다. 낙선하면 이준석 전 당대표와 비슷한 길을 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최근까지 발표된 여론 조사 지지율을 나 전 의원이 곧이곧대로 믿는다면 정치 고수가 아닌 하수다. 정치를 더 배워야 한다. 

자신의 눈 바로 앞에서 아른거리는 여론조사 수치가 진수인지 허수인지 구분하는 안목(眼目)이 필요한 이유다. 눈앞에 펼쳐진 화려한 꽃들이 과연 내 손으로 꺾을 날까지 그대로 남아 있을지, 아니면 막상 당대표 선거일인 3월 8일이 되면 볼품없이 시들어 버린 상태가 될지 알고 도전해야 한다.

나 전 의원은 한 순간의 오판으로 당원들과 국민들의 시야에서 사라지는 정치인으로 남을지, 훗날을 도모하며 존경받는 정치인으로 거듭날지 기로에 놓였다. 정치인이 때를 모르면 한 순간에 정치생명이 끝난다. 나 전 의원이 현명한 선택을 하길 바란다. 

※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 겸임교수

어렸을 때부터 자연의 섭리와 세상의 이치를 깨닫기 위해 명상과 기(氣) 수련에 매진했다. 대구한의대학교 풍수지리학 석사,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 박사를 취득했고, 교육학 박사를 수료했다. 중앙일보에 2년간 《백재권의 관상·풍수》를 연재했고, 네이버 오디오클립에 《백재권의 관상과 지혜》를 92회 연재했다. 2018년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신문사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의 요청으로 김정은의 관상에 대해 인터뷰했다. KBS, SBS, 채널A, MBN, 동아일보, 한국일보, 연합뉴스 등 다수 언론과 신문에 관상·풍수 전문가로서 출연 및 기고했다. 저서로는 『동물관상으로 사람의 운명을 본다』가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