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재권의 세상을 읽는 안목]
계파색 옅은 국민의힘 내 온건 성향 중진 의원
다양한 부류 아울러 화합을 중요시해 '적' 없어
'대권' 원하면 균형 아닌 편중된 충심(忠心) 필요

지난 9월 주호영 의원이 국민의힘 원내대표로 취임했다. 계파색이 옅고 당내 중진 의원 중 대표적인 온건 성향으로 평가되는 주 의원은 신임 원내대표로서 국민의힘을 안정시켜야 할 임무를 맡았다. 그는 내년 초 예정인 전당대회까지 대표직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의 관상(觀相)을 분석하고 더 큰 도약을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거친 정치계에서 보기 드문 모범생 관상을 지녔다. /연합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거친 정치계에서 보기 드문 모범생 관상을 지녔다. /연합뉴스

주 원내대표는 전형적인 모범생 관상이다. 바른 언행으로 세간의 모범이 되는 의원이다. 두뇌도 명석하지만 손색없는 처신으로 의원들은 물론 유권자들에게도 신망이 두텁다. 주 대표는 항상 선비 같은 행실을 보여준다. 거친 말도 할 줄 모르고 행동도 신중하다. 험난하고 살벌한 정치계에서 보기 드문 유형이다. 

주 대표는 점잖은 말과 행동으로 학창시절과 젊을 때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을 관상을 지녔다. 어디에 가도 인정을 받는 부드러운 남자다. 사람은 20대, 30대 혹은 늦은 40대 이후에 가치관이나 인생의 개념이 달라지면 관상에 드러난다. 주 대표는 성년이 된 후로도 학창시절과 달라진 게 거의 없는 관상이다. 

주 대표의 특징은 적이 없는 관상을 지녔다는 거다. 늘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을 아우르고자 노력하고, 화합을 중요하게 여기는 인정 많은 인물이다. 일반 사회인으로서 살아갈 때는 따뜻한 이웃이 된다. 또한 누구나 신뢰하는 지인으로 기억하게 된다. 정치인으로서의 주 대표는 정제된 언행과 더불어 구설도 일으키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다선의원이 되고 중진으로서 당의 어른이 된다. 

또 하나의 특징은 아침의 운명과 저녁의 운명이 달라지는 정치계에서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주 대표는 두루두루 호감을 얻을 수 있는 보기 드문 정치인이다. 이번 국민의힘 원내대표로 뽑힌 이유도 이런 합리적이고 안정된 성품이 큰 작용을 했다고 본다.

정치인에게 적이 없다는 것은 때로는 큰 단점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주 대표는 다르다. 주 대표의 무난함은 비슷한 관상과 비슷한 성향을 지닌 다른 정치인들과는 다르게 크게 단점으로 작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 대표가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취임한 지 한 달 지났다. 그동안 이준석 전 대표를 중심으로 벌어진 당내 사태는 해결됐고 급한 불은 진화된 상태다. 전임 권성동 원내대표보다는 쉬운 대표직이 기다리고 있다. 이것도 주호영의 복(福)이고 운(運)이다. 주 대표는 국민과 언론으로부터 크게 주목 받는 인물은 아니나 반대로 급락하는 일은 없는 관상이다. 

다만 주 대표는 이론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를 구분하는 분별력이 뛰어난 사람은 아니다. 세상을 보는 시각, 즉 안목(眼目)이 약하다. 주 대표의 머릿속에 있는 세계는 현실에서 펼치기에는 너무 먼 동화 속 이야기다. 5선 중진인데도 불구하고 당내 영향력이 미미한 이유다. 이론을 뛰어넘는 시각으로 직시해야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 거물 정치인으로 성장하고 싶다면 그 원인을 알고 스스로 관상을 바꿔 변상(變相)이 돼야 한다. 정치력을 인정받고 세상으로부터 크게 주목 받으려면 이 방법뿐이다.

주 대표는 사실 속으로 대권에 대한 꿈이 싹트고 있다. 희미하지만 관상에 그게 보인다. 꿈틀대기 시작한 건 최근이다. 정치인이 대권을 꿈꾼다는 것은 좋은 거다. 그러나 헛된 꿈이 되지 않으려면 자신을 탈바꿈해야 한다. 어떻게 변상을 할 것인지 방법을 찾아야 한다. 관상이 변하지 않고 그대로 간다면 주 대표는 그저 그런 정치인 중 하나로 흔적 없이 퇴장할 것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더 큰 도약을 위해서는 변상(變相)과 더불어 편중된 충(忠)이 필요하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당시 주호영 의원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한 모습. /연합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더 큰 도약을 위해서는 변상(變相)과 더불어 편중된 충(忠)이 필요하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당시 주호영 의원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한 모습. /연합뉴스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라는 직책은 정치적인 도약의 기회다. 주 대표는 기회를 얻었다. 당 안팎으로 어수선한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또한 정부와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잘 이해시켜야 한다. 평소대로 지나치게 합리적이고 정석적인 판단을 반복하면 오히려 당은 물론 자신에게도 불리해질 것이다. 

주 의원에게 당대표나 원내대표 직책은 이번이 거의 끝물이라고 봐야 한다. 차후에 더 큰 도약이 필요하다. 지금은 균형이 아닌 한쪽으로 편중된 충심(忠心)이 필요한 시점이다. 충의 대상이 국민이 될 수도 있고, 당이 될 수도 있고,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 인간의 세상에서는 부귀빈천 모든 계층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없는 법이다. 편중된 충이 무겁지 않으면 말년에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은 여야를 떠나 스스로 제일 잘났다고 생각한다. 정권을 탈환해 집권당이 됐더라도 대통령이나 국정에 대한 염려는 안중에도 없다. 특히 국민의힘 여당 의원들은 혹여 대통령이 작은 구설이라도 오르면 뒤에서 수군거리며 지적은 잘하지만 어려울 때 나서는 의원은 극소수뿐이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 것보다 자신의 공천과 권력에만 관심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드러난 차기 대권주자들과 대권의 속마음을 숨긴 채 벌써부터 암행하고 있는 일부 인사들을 경계해야 한다. 그런 대권주자들과 의원들을 상대로 파괴력이 약한 주호영 원내대표가 과연 당을 단합시키고 앞서서 이끄는 모습을 잘 보여줄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 겸임교수

어렸을 때부터 자연의 섭리와 세상의 이치를 깨닫기 위해 명상과 기(氣) 수련에 매진했다. 대구한의대학교 풍수지리학 석사,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 박사를 취득했고, 교육학 박사를 수료했다. 중앙일보에 2년간 《백재권의 관상·풍수》를 연재했고, 네이버 오디오클립에 《백재권의 관상과 지혜》를 92회 연재했다. 2018년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신문사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의 요청으로 김정은의 관상에 대해 인터뷰했다. KBS, SBS, 채널A, MBN, 동아일보, 한국일보, 연합뉴스 등 다수 언론과 신문에 관상·풍수 전문가로서 출연 및 기고했다. 저서로는 『동물관상으로 사람의 운명을 본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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