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손이 정성 들여 직접 만들어야
사 먹는 제사·차례 음식, 효과 없어

제사상 /연합뉴스
제사상 /연합뉴스

만들기는 귀찮고 그렇다고 제사상을 차리지 않을 수는 없다. 조상이 꿈에서라도 나타나 '후손아 이해한다. 마트에서 사 와라'라고 한다면 좋겠지만, 그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

결론부터 말하면 제사 및 차례상은 웬만하면 후손이 직접 정성을 들여 만들어야 좋다. 20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먼저 '제사'란 고대시대부터 시작된 풍습이다. 고대인이 재앙을 피하고자 천지신명에게 정성을 올리던 것에서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국립문화재연구원에 따르면 제사는 샤머니즘에서 비롯됐다. 샤머니즘은 초자연적인 존재와 직접 소통하는 '무속'의 일종이다. 국내에선 고려시대 중국의 주자학과 함께 조상 제사 의식이 함께 유입되면서 '제사'의 개념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다만 당시에는 불교가 국교였기 때문에 제사를 지내는 경우가 드물었다. 

고려 말부터 국내에서 제사를 지내기 시작했고, 조선시대에 이르러 민간에 알려졌다. 국내에서 제사는 돌아가신 부모님·조부모님 등 조상의 넋을 기리기 위함이 목적이다. 이를 통해 조상신이 후손을 지켜주고 복을 가져다준다는 '기복사상'이 제사에 담겼다. 

또한 제사는 밤에 지내고 차례는 낮에 지낸다. 제사는 밥과 국을 준비하고 차례 중에서도 설 차례는 떡국을, 추석 차례는 송편으로 상을 마련하는 차이가 있다. 제사상 차례상은 후손이 서 있는 방향에서 뒤 열까지 총 5열에 달하는 음식이 상에 올라간다. 대추·밤·배·감·육탕·육전·어적·국·밥 등 최소 20~30가지 음식을 준비해야 한다. 

준비 과정부터 만만치 않다. 제사나 차례를 다 지내고 난 이후에도 남은 음식을 처리하기도 쉽지 않다. 따라서 최근엔 '제사음식 대행' 업체도 우후죽순 늘어난다. 대형마트에서도 제사·차례 음식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전문가는 조상에게 바치는 음식은 후손의 정성이 직접 들어가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조상에게 바치는 음식인 만큼 후손의 정성이 들어가야 그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여성경제신문에 칼럼 '백재권의 세상을 읽는 안목'을 연재하고 있는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 교수이자 관상가는 본지에 "제사 음식은 조리 과정에서부터 조상을 생각하면서 만들게 된다"고 했다.

그만큼 정성을 들이면, 차례상에도 따뜻한 마음 즉 기운이 들어간다는 얘기다. 백 교수는 "이미 돌아가셨지만, 조상이 잘 됐으면 하는 아름다운 마음, 기도하는 마음이 음식에 들어간다는 의미다. 따라서 제사 음식도 차례를 모두 지내고 나서 후손이 남기지 않고 먹으면 그 좋은 기운을 모두 흡수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백 교수는 "사 먹는 제사음식으로 그 과정을 간소화하는 부분은 편할 수 있어도 후손이 음식을 만드는 것만큼 정성이 들어갈 순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면서 "조상과 후손 모두를 위해 제사·차례상만큼은 후손이 간소하게라도 정성을 들여 만드는 것이 이롭지 않을까"라고 제언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