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일상에 가장 깊이 파고든 SNS

2016년 나온 인스타그램 스토리(이하 스토리)는 24시간만 보이는 콘텐츠다. 요즘 우리나라 20대의 삶에 가장 깊이 파고든 SNS인 듯하다.
지금도 새로운 기능들이 추가되고 있다. 사진 위에 얼굴 추가, 하이라이트 공유, 여러 장의 사진 비디오 추가, 대형화 스티커 추가, 배경 흐림, 스토리 게시물 공유, 리그램 스토리, 카운트다운 기능이 그것이다. 올해엔 텍스트 버전인 ‘노트’가 추가됐다.

필자가 최근 19~25세 70명을 대상으로 ‘구글 폼’을 통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87.14%(61명)는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사용한 경험이 있다”라고 했다. 12.86%(9명)만이 사용한 경험이 없다고 했다. 이런 결과에 따르면, ‘MZ세대의 일상에 인스타 스토리 꽃이 피었다’라고 할 수 있다.

"하루를 공유하는 일기"
스토리 사용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61명은 스토리를 쓰는 가장 큰 이유로 자신의 하루를 한정된 친구들과 공유하는 일기 기능(42.86%)을 꼽았다. 이어, 또래와의 소통(23.81%), 친구들과의 유행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19.05%), 심심함 해소(14.29%) 순이었다.
대학생 A씨(22)는 스토리를 일기장처럼 사용한다고 했다. A씨는 “심심할 때 친구들에게 ‘나한테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봐’라고 하거나, ‘재밌는 넷플릭스 추천해 줘’, ‘비 오는 날 어울리는 저녁 메뉴 추천해줘’라고 올린다” 라고 말했다.
대학생 B씨(21)는 “스토리에 점심 메뉴, 수업 내용 등 종일의 일상을 올려 초대된 친구들과 공유한다”라고 했다.

이러한 일기 기능은 또래와의 소통으로 이어진다. 대학생 C씨(20)는 “최근 연락이 뜸했던 친구가 코로나19에 확진됐다는 스토리를 보고 자연스럽게 다이렉트 메시지로 안부를 묻게 됐다”라고 말했다. C씨는 “친구들의 근황도 확인할 수 있고 그들과 어색하지 않게 연락을 이어 나갈 수 있는 점이 스토리의 가장 큰 매력인 거 같다”라고 했다.
스토리의 일상 기록과 소통은 서로 긴밀히 연결돼 있다. 사용자들은 스토리에서 이름을 태그하면서 서로 올린 내용을 공유하고 다이렉트 메시지를 통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다. 또 하트로 공감을 표현한다.

고교생 D군(17)은 또래 사회의 유행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스토리를 쓴다고 말한다. D군은 "친구들의 스토리만 보면 요즘 유행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나도 그림 그리기 챌린지, MBTI 빙고 같은 유행템이 있으면 스토리에 올린다"라고 말했다.
대학생 E씨(22)는 최근 친구들의 스토리에서 대왕 스크런치를 봤다. 친구들이 착용한 모습이 예뻐 본인도 구매했다고 한다. E씨는 “유행하는 스마트폰 스트랩, 나비 모양 목걸이도 산 적이 있다”라고 했다. 이렇게 다수 젊은이는 자기 세대의 유행에 뒤처지지 않고 새로운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친구들의 스토리에 자주 들락거린다.

이용자들은 스토리를 사용하는 또 다른 이유로 '심심함 해소'를 꼽는다. 고교생 F군(16)은 짧은 시간에 여러 내용을 볼 수 있어 심심할 때 스토리를 찾는다고 했다. F군은 “등하굣길 버스 안이나 쉬는 시간에 자주 본다”라고 했다.
세계적으로 2억5000만명이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사용한다. 스토리는 MZ세대의 일상에 가장 깊이 파고든 SNS라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