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왕궁·미술관 일정 소화
박지원 "전문적 관리 받아 외교해야"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27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으로 첫 외교무대에 올랐다. 이달 초부터 광폭 행보를 본격화하다 이제는 국제적인 '퍼스트레이디'로 활동 범위를 넓힌 셈이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이날 오후 서울공항에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이진복 정무수석,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의 환송을 받으며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했다. 김 여사가 발목에 착용한 '발찌' 패션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김 여사는 28일 마드리드 왕궁에서 열리는 스페인 국왕 내외 주최 만찬 참석을 시작으로, 29일 스페인 왕궁 투어·왕궁 유리공장·소피아 왕립미술관을 방문한다.
이어 스페인 교포 만찬 간담회에도 윤 대통령과 부부 동반으로 참석한다. 마지막날인 30일에는 왕립 오페라 극장을 찾아 리허설을 관람할 예정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번 해외 일정 수행 인원으로는 부속실 직원만이 포함됐다. 29일 진행되는 배우자 프로그램은 별도 수행 인원 참여가 불가능하고 이외 김 여사 일정에는 부속실 직원 1~2명이 함께한다는 설명이다. 코바나컨텐츠 출신 직원은 불참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여사는 지난달 20~22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방한 당시 국립중앙박물관 만찬에 앞서 ‘올림머리’ 차림으로 영접하며 언론의 주목을 받기는 했지만, 공식 일정에 나서진 않았다.
이후 김 여사는 역대 영부인들을 차례로 만나 조언을 구했다. 고(故) 심정민 소령을 추모하는 음악회에 비공식 개인일정으로 참석해 공개연설을 하기도 하면서 대선 전 약속했던 ‘조용한 내조’ 기조에서 벗어났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나토 정상회의에 서방 세계의 최고 정상들이 모이는데 영부인이 동반하지 않으면 그것도 마이너스다. 중국 시진핑 주석도, 하다못해 김정은도 같이 다니지 않냐. 우리나라 영부인이 안 갈 이유가 있냐”라면서도 “현재 여러 가지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선 우리 국민이 염려한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어떤 부분을 걱정’하냐고 묻자, 박 전 원장은 “다 알지 않냐. 김 여사가 잘하시겠지만 영부인은 대통령령에 의거해서 제2외교를 담당하는 막대한 막중한 자리에 있기 때문에 공적 관리를 잘 받아서 독자적인 어떤 언행보다 전문적인 관리를 받는 그런 외교를 해 줬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정치평론가인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이날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공적 지원이 필요한 영부인에 메시지 관리 등을 제대로 해 줄 전문가들을 포진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지난 22일 KBS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에 나와 김건희 여사에 대해 "그 정치 행보가 공적 영역을 파고들기 때문에 대통령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준다"며 "대통령 지지가 떨어지는 이유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 고문은 "어디 가는 데 수행을 여러 사람을 데려간다든지 요란스럽게 전직 대통령 부인들 만나는데, 행사하듯이 만난다든지 그런 건 독자적 정치 행보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