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우의 핫스팟(Hot-spot)]
자택에서 사무실까지 바로 연결
밤 시간까지 일부 직원들 다녀가
경호차량 주차에 주민 이용 불편
진보단체 '양산 맞불' 시위로 시끌

밤 9시 36분. 경호원이 지키고 있는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은 밝았다. 외부 유리창에 김건희 여사가 적어 둔 글귀가 인상적이다. "끊임없이 투쟁하고 싸워야 하며 자신과의 대결에서 이겨내야 한다. -김건희"
15일 김현우의 핫스팟은 현재 윤석열 대통령의 사저인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를 찾았다. A·B·C 하우스 총 세 개 동으로 나누어진 아파트다. B 하우스에 윤 대통령이 거주한다.
윤 대통령 사저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1층으로 가면, 상가 건물로 곧바로 연결된다. 이 상가 지하 1층엔 김 여사가 대표를 지낸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이 자리해 있다. 자택에서 사무실까지 출퇴근은 5분이면 된다.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은 전시 공간으로도 사용되는데, 아크로비스타 상가엔 아트갤러리가 3곳이 있었다. 전시와 함께 작품 판매도 하는 곳이다. 이곳에 위치한 갤러리 관계자는 "그림을 보러 오거나 심지어 구매까지 하는 주민이 많다. 최근엔 젊은 층 고객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수영장과 골프연습장, 헬스장도 구비되어 있다. 스포츠센터와 독서실, 스카이라운지, 게스트룸, 코인세탁실 등 주민 편의시설도 상가에 있다. 1층엔 은행이 있고, 지하 1~2층에 음식점 등 상가 45개가 영업하고 있다.
성형외과, 피부관리숍, PT 스튜디오, 와인전문숍, 안경점, 마트 등이 위치해 있어, 아파트 밖으로 나가지 않고도 불편함 없이 살 수 있다.
특히 코바나컨텐츠가 위치한 지하 1층 상가 복도에서 사무실 앞까지는 경호 인력 5명 정도가 지키고 있다. 직원 한 명이 사무실로 들어가는 모습도 포착됐다. 사무실 내부는 살펴볼 수 없었다. 외부 유리창은 안을 들여다볼 수 없도록 불투명 시트지를 붙여놨다. 경호 인력도 내부로 들어가는 것을 막았다.

현재 코바나컨텐츠는 폐업 또는 휴업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1일 김 여사는 대표직에서 물러났고 친오빠인 김진우 씨가 사내이사로 등재됐다.
다만 대통령 경호 인력이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을 지키고 있는 것을 두고 의아해하는 주민도 있었다. 아크로비스타 주민 A씨는 여성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김 여사는) 대표직에서 물러났는데, 경호 인력이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이 있는 상가 건물 지하 1층에도 상주해 있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다닐 때 눈치가 보이더라"라고 말했다.
경호 문제로 불편함을 호소하는 주민도 있다. 경호 대기 차량의 주차 문제로 일반 주민이 주차할 수 있는 자리가 줄어든 것이다. 기자가 아파트 주차장 지하 2층에 내려가 보니 '경호업무 수행 차량의 주차 공간'이라는 안내문과 함께 경호처가 주차 공간 몇 곳을 미리 확보해두고 있었다.
일부 주민은 "경호처에서 확보한 주차 공간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밤늦게 귀가하는 주민 차량의 경우 자리가 없어 지하 3층까지 내려가야 하는 상황도 가끔 생긴다"며 "아침 출근 시간대엔 대통령 수행 차량이 로비 쪽에 모여있어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데 조금 불편함을 느낀다"라고 호소했다.

주차장에도 경호원 2명이 상주하고 있었다. 지하 2층에서 B 하우스 동으로 올라가는 입구에 대기 중인 직원 한 명과 순찰을 돌고 있는 경호원 1명이 함께 있었다.
대통령 취임 후 한 달여 간 시간이 지난 시점, 경호 수준은 일반 시민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라고 주민들은 말했다. 일부 출입 공간에 대해서 통행을 막는 경우는 있었지만, 사진을 찍거나 경호 구간을 지나갈 경우 이를 막는 상황은 연출되지 않았다.
윤 대통령과 같은 동에 거주하는 주민 B씨는 "취임 초반에는 아파트를 찾는 시민들로 인해 조금 불편했지만, 지금은 특별히 사는 데에 지장은 없다"며 "경호 인력도 주민들에 대해 심한 제재도 없어서 큰 불편은 못 느낀다"고 설명했다.
한편 낮 시간 동안 열리는 아파트 인근 시위에 대해선 불만의 목소리가 가득했다. 꽹과리와 북을 치거나 스피커로 음악을 트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폴리스라인도 설치됐다. 이곳에선 보수·진보 유튜버들이 여러 차례 맞붙었다. 시비가 벌어질 때마다 서로 조롱 섞인 욕을 했다. 집회에서 발생한 소리가 집시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에서 정한 주간 소음 기준(65㏈)을 초과해 경찰이 경고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 차례 경고한 상태"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15일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이 서초동 자택 인근에서 벌어지는 맞불 시위에 관해 묻자 "법에 따른 국민의 권리이니까 거기에 대해 제가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아크로비스타 생활지원센터 관계자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일부 시위나 집회로 주민이 불편을 겪고 있지만, 대통령이 곧 완공될 사저로 옮기기 전까진 감내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다만 대통령뿐만 아니라 어린아이에서부터 노인까지 일반 시민이 거주하고 있는 만큼 과도한 욕설이나 관심은 삼갔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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