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의 反 이재명 기류 보수 자극 단초
신평의 ‘정권 붕괴론’ 尹 전언 정치로 확산
메신저 조갑제·정규재는 과거 부정 증상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전 대통령. /AP=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전 대통령. /AP=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 측근 신평 변호사가 “이재명 정권은 1년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윤 전 대통령의 발언을 전하며 파국론을 확산시켰다. 정치권에서는 신 변호사의 발언을 개인 의견이 아니라 극우 진영 분열의 단초로 보고 있다.

25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분란의 배경에는 미국 보수 논객 고든 창 변호사의 더힐 기고가 있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을 “극렬 반민주주의자”라고 규정하며 “한미동맹의 근간을 허무는 인물”이라고 직격했다. 한미 연합훈련 축소와 특검의 주한미군 기지 급습, 야당 인사 구속 등을 열거하며 공세를 펼쳤다.

트럼프 지지세력을 대표하는 고든 창의 발언은 국내 정치권의 강경 담론을 자극했다. 워싱턴의 시각을 빌려온 듯한 표현은 한국 내부 보수층에 즉각적인 파급력을 미쳤고 신 변호사의 발언은 같은 맥락에서 받아들여졌다. 윤 대통령의 의견을 전달하는 방식이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맞춰 정권 붕괴론을 국제적 시각과 겹쳐 보이게 하는 효과가 생긴 셈이다.

고든 창에 대한 시각은 한국 극우 진영에서도 갈라진다. 전통적으로 트럼프 지지 논객으로 분류돼 왔지만, 국내 일부 극우 인사가 최근 ‘반트럼프 성향’을 드러내며 발언을 경계하거나 거리를 두고 있다. 워싱턴의 극우 논객을 여전히 자산으로 삼으려는 세력과, 미국 내 트럼프 변수에 휘둘리지 않으려는 세력 사이의 분열이 본격화된 것이다.

고든 창에 대한 시각은 한국 보수 진영 내부에서도 갈라진다. 그는 전통적으로 트럼프 지지 논객으로 분류돼 왔지만, 국내 일부 보수 인사들은 최근 그의 발언을 경계하거나 거리를 두고 있다. 워싱턴의 극우 논객을 여전히 자산으로 삼으려는 세력과, 반대로 트럼프 축을 비껴가며 다른 노선을 택한 세력으로 분열이 본격화된 것이다.

조갑제 씨가 대표적이다. 이준석·한동훈계 인사로 분류되는 그는 과거 고든 창을 저명한 보수 인사로 소개하며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북한의 대리인”이라는 주장을 전파했지만 이번에는 정반대의 태도를 취했다. 윤 전 대통령이 이재명 정권의 이념적 문제를 지적하며 한미관계 파탄 위기를 경고한 반면 조 씨는 “대한민국은 주권국가”라는 입장을 내세우며 트럼프를 약소국을 압박하는 존재로 묘사했다.

겉으로는 이재명 정부의 ‘국민주권’ 노선과 함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보수 진영 내부에선 사실상 반트럼프 행보로 인식된다. 과거에는 고든 창의 발언을 무기처럼 활용했으면서도, 지금은 그의 이름조차 언급하지 못하며 국민의힘을 극우 몰이하는 자기모순으로 비쳐진다.

중도 성향의 한 원로는 여성경제신문에 “극우 음모론의 한 축이던 조갑제·정규재 같은 인물이 자신이 몸담던 진영을 향해 손가락질하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할 말이 없으면 저럴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차라리 트럼프 방어 논리 하나라도 들이밀면 모르겠는데, 아무런 내용도 없이 한쪽 진영을 몰아붙이는 행보는 자신의 과거를 부정하는 몸부림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여성경제신문 이상헌 기자 liberty@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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