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연속 수능 국어 전국 최하위권
대도시 대비 부족한 사교육 인프라
학생 부족으로 경쟁 분위기 어려워
"교육 격차 해소 대책이 마련돼야"

[청년이 보는 세상] 이번 편은 국립강릉원주대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모바일뉴스실습’ 전공수업 수강생들이 작성한 기사를 연재합니다. 여성경제신문은 이 수업을 지도하는 이 학부 허만섭 교수와 수강생들의 동의 하에 기사를 [청세]에 게재합니다. [편집자 주]

수도권의 한 학원가. /CCL
수도권의 한 학원가. /CCL

2025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에서 강원특별자치도는 전국 평균보다 국어 4.3점, 수학 4.6점이 뒤처졌다. 강원도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 연속 수능 국어 과목에서 최하위인 17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학 과목도 14~17등이었다. 영어도 15~17등으로 비슷하다. 강원도의 수능성적은 대체로 전국 최하위권을 형성하는 듯하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봤다.      

강원 지역 고교 졸업생과 학부모들을 취재한 결과 이들이 지목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타 시도 대도시에 비해 낮은 사교육 인프라였다. 강원도는 면적 대비 인구밀도가 낮다. 가장 인구가 많은 원주시도 40만 명이 안 된다. 사교육 시장은 수도권 등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으로 향한다는 것이다. 

"학원 부족"

필자와 만난 일부 졸업생은 주말마다 서울 강남까지 이동해 학원에 다녔다고 했다. 이들은 "매주 KTX나 고속버스로 장거리 이동을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라며 "능률이 별로 오르지 않는다. 몇 번 하다 포기하는 학생이 많다"라고 말했다. 

지역 고교를 졸업하고 서울 K 대학교에 진학한 김모 씨(20)는 고등학교 때 매주 입시 면접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서울에 있는 면접 학원과 대학 컨설팅 학원에 다녔다. 김 씨는 "강원도에선 이런 전문적인 학원이 드물다"라고 말했다. 춘천시 K대에 진학한 김모 씨(22)는 "인구가 적은 데다 고령화로 인해 젊은 인구 대비 노령 인구가 많다 보니 노인복지시설이 많다"라며 "입시학원이 적을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물론 강원도에서 인구가 많은 3대 도시인 원주, 춘천, 강릉의 학원가에는 좋은 학원들이 있다. 그러나 춘천시 K 대학교 재학생 박모 씨(20)는 "수능 시험을 잘 보려면 사교육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강원도에는 대형 학원이 적다"라며 "군이나 읍면 단위로 가면 학원을 보기가 더 어려워진다"라고 말했다. 

강원도 전경. /CCL
강원도 전경. /CCL

"한 학년에 12명"

낮은 인구밀도는 학원 부족 외에 고등학교당 학생 부족으로도 이어진다. 강원도에는 전교생이 얼마 되지 않은 고등학교가 많다. 그렇다 보니 교사 수도 적어 다양한 수업을 개설하기 힘들다. 학생들의 선택지는 좁아진다. 

공교육만으로는 수능시험의 여러 시험 과목을 전략적으로 준비하기가 쉽지 않다. 타 지역 대도시의 많은 수업이 개설된 고교에 다니는 학생들보다 불리한 점이다. 강원도 출신으로 영남의 D 대학교에 다니는 최모 씨(20)는 한 학년 학생이 12명밖에 안 되는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최 씨는 "학생 수가 적다 보니 학교 안에서도 경쟁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강원 지역 학부모들의 자녀 교육에 대한 인식도 수능 성적에 영향을 주는 듯하다. 학부모 박모 씨(53)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도시의 삭막함이 싫어 강원도로 왔다"라며 "낙천적 성격이라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이 수도권 학부모만큼 높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강원도에는 농업의 비중이 크다"라며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 중 적지 않은 수는 '좋은 대학에 못 가도 농사를 이어받으면 된다'고 생각해 교육열이 그리 높지 않다"라고 말했다. 강원 출신으로 서울 S대에 진학한 김모 씨(20)는 "강원도는 다른 지역보다 산이 험준하고 교통망이 부족해 교육 중심 지역이 활성화되지 않았다"라고 이야기했다. 

"재능 있는 학생 많지만…"

경기도 수원 소재 A 대학교에 다닌 강원 출신 이모 씨(20)는 "강원도에도 교육열이 높고 재능이 있는 학생이 많지만 결국 타 지역 대비 넓은 땅에 흩어져 있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이 씨는 "교육 격차 해소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여성경제신문 최원준 국립강릉원주대 학생 wxn06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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