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전부터 북적북적 오후엔 한산해
복장으로 의사 표현, 유권자 패션 눈길

29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역삼1동 주민센터 앞에서 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에 참여하려는 유권자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김민 기자
29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역삼1동 주민센터 앞에서 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에 참여하려는 유권자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김민 기자

"관외 투표하시는 분은 여기 서 주세요!"

29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역삼1동 주민센터 앞에서 선거 사무원의 안내가 반복되고 있었다. 투표소 앞은 관내·관외 줄로 나뉜 유권자들로 붐볐고 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에 참여하려는 발걸음이 이어졌다.

사전투표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전국 3568개 투표소에서 시작돼 30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이번 대선 사전 투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3년 만에 열리는 선거라는 점에서 전국적 관심을 끌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따르면 제21대 대선 사전 투표의 첫날 투표율은 19.58%로 집계됐다 사전 투표 첫날 기준으로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한 것이다. 2022년 20대 대선 때의 사전 투표 첫날 투표율은 17.57%였다.

사전 투표는 오전 6시에 시작됐지만 일부 투표소에는 개시 전부터 줄이 형성됐다. 서울 마포구 용강동 주민센터에 있던 현장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6시에 투표소 문을 여는 데 20분 전부터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 놀랐다. 투표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사전투표소는 출근 시간 전인 아침과 점심시간(정오~오후 1시), 퇴근 시간대인 오후 5시 이후에 가장 혼잡했다. 2시경 찾아간 서울 구로구 구로구민회관의 현장 관계자 A씨는 "아침 6시에는 열기 전부터 기다리던 사람들이 있어 줄이 생겼지만 지금은 관외는 줄이 없고 관내 쪽에서만 줄이 있다"라고 했다.

29일 오후 2시 구로구민회관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넣고 있다. /김민 기자
29일 오후 2시 구로구민회관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넣고 있다. /김민 기자

현장을 찾은 유권자들도 뜨거운 투표 열기를 체감했다. 역삼1동 사전투표소 앞에서 만난 20대 여성 B씨는 "자신은 관내 선거라 빨리 끝났지만 관외 선거인 친구들은 아직도 투표하고 있다"라며 "지난번에도 사전 투표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보다 훨씬 많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같은 장소에서 만난 C씨도 "거의 항상 사전 투표를 해 왔는데 오늘은 유독 더 많은 것 같다. 아침부터 지금까지 계속 사람이 몰려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투표소 앞에서는 유권자들이 입은 의류나 소품 색깔이 눈에 띄기도 했다. 붉은색 혹은 파란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간간이 보였고 노란색 옷을 입은 사람도 있었다. 일부는 모자나 머리끈, 손에 든 소품 등으로 자신의 지지 성향을 드러냈다. 특정 후보 지지 여부를 직접 묻지 않았지만 정당색이 선거 기간 중 시민의 복장 선택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 투표소 앞에서는 유권자들이 입은 의류나 소품 색깔이 눈에 띄기도 했다. 붉은색 혹은 파란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간간이 보였고 노란색 옷을 입은 사람도 있었다. /김민 기자
이날 투표소 앞에서는 유권자들이 입은 의류나 소품 색깔이 눈에 띄기도 했다. 붉은색 혹은 파란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간간이 보였고 노란색 옷을 입은 사람도 있었다. /김민 기자

한편 이날 오전 8시부터 역삼1동 주민센터 앞에는 '사전선거 투표소 국민감시 집회' 문구가 붙은 테이블이 설치돼 있었다. 이곳에 있던 남성 3명은 명부에 정(正)자로 사전투표소를 오가는 유권자들의 수를 기록하거나 유튜브 촬영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투표소 앞에서 이런 감시 활동이 펼쳐진 데에는 2024년 총선 당시 제기된 부정선거 음모론과 12.3 계엄 사태 이후 커진 선거 불신 분위기가 영향을 미쳤다. 경찰은 유사한 활동을 대비해 각 투표소에 인력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사전 투표함은 선거일까지 CCTV가 설치된 장소에 보관될 예정이다. 보관 상황은 시·도 선관위 청사에 있는 대형 모니터를 통해 24시간 볼 수 있다. 또한 이번 대선부턴 투표소별로 관내·관외 투표자 수가 몇 명인지 1시간 단위로 선관위 홈페이지에 공개될 예정이다. 가까운 사전투표소 위치는 선관위 홈페이지나 포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여성경제신문 김민 기자 kbgi001@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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