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가스 규제 압박에 디젤 중심 탈피
LNG 브릿지 연료로 탈탄소 기술 혁신
“100% 암모니아로 100% 무탄소 실현“

글로벌 선박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조선·해운업계가 기존 중유·디젤 중심 선박에서 탈피하기 위해 탈탄소 기술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탈탄소 기술 중에서도 대세는 암모니아다. 암모니아는 경제성과 공급 안정성이 우수해 궁극적으로 액화천연가스(LNG)를 대체할 차세대 친환경 무탄소 연료로 꼽힌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 선박 연료의 45%가 암모니아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 조선사들은 LNG를 브릿지 연료로 삼아 궁극적으로 탄소 배출 ‘0’에 수렴하는 암모니아를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 엔진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24일 여성경제신문 취재 결과 HD현대·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는 현재 메탄올, 암모니아 등 친환경 에너지를 선박 엔진 연료로 삼기 위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는 최근 5000톤 이상의 국제 항해 선박에 해운 탄소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오는 10월 해양환경보호위원회 특별회의에서 개정안이 채택되면 2027년 3월부터 탄소세를 단계적으로 시행한다.
이는 조선업계가 친환경 추진선을 서둘러 도입하려는 이유다. 업계에 따르면 탄소 배출량은 벙커C유→LNG→메탄올→암모니아→수소 순으로 작아진다. 암모니아부터는 배출량이 거의 없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 매개체로 주목받는다.
국내 조선사들의 경쟁은 단순한 시장 점유율 다툼을 넘어 친환경 엔진 기술의 패권을 쥐기 위한 치열한 기술 전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HD현대는 지난해 친환경 선박 시장을 겨냥해 세계 최초로 암모니아 기반 엔진 개발에 성공했다. ABS(미국), DNV(노르웨이), LR(영국), BV(프랑스), RINA(이탈리아), NK(일본), KR(한국) 등 7개 선급으로부터 ‘힘센(HiMSEN) 암모니아 이중연료 엔진’ 선급 승인을 획득하며 기술 선도 기업 입지를 굳혔다.
또 HD현대가 중소형 선박엔진 포트폴리오 확보를 위해 인수한 HD현대마린엔진(옛 STX중공업)은 친환경 엔진 생산설비에 137억원을 투입해 가동률을 확대하고 있다. HD현대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현재 35%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한화그룹은 암모니아를 연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선박 추진 시스템을 개발해 2028년까지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한화오션과 한화파워시스템은 지난 2월 글로벌 에너지 기술 기업 베이커휴즈와 암모니아 가스터빈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에 공동 개발하는 암모니아 가스터빈은 100% 암모니아 연소가 가능하며 필요에 따라 암모니아와 천연가스를 혼합해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특히 암모니아 연료만으로도 엔진 착화가 가능해 완전한 무탄소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윤요한 한화오션 책임은 여성경제신문에 “전통 연료에서 친환경 연료로 넘어가는 과도기엔 LNG를 브릿지 연료로 활용하고 미래 궁극적인 친환경 연료로 암모니아를 삼자는 건 조선 3사가 동일하다”며 “현재는 암모니아 혼소이지만 궁극적으로 암모니아만으로 완전한 무탄소를 구현하기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화그룹은 지난해 한화엔진(옛 HSD엔진)을 인수해 엔진 사업을 내재화했다. 한화엔진의 엔진 시장 점유율은 약 15%로 2위며 HD현대의 아성에 도전해 점유율을 추격하고 있다.
또 한화엔진은 메탄올 DF(이중연료) 엔진에서도 강점을 보이며 독일 MAN-ES와 기술 협력을 통한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한화엔진은 한화오션, 삼성중공업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DF 및 암모니아 엔진의 내재화 작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세계 최초로 미국선급으로부터 부유식 블루 암모니아 생산설비에 대한 개념 인증(AIP)을 받았다. 블루 암모니아는 탄소 포집·저장(CCS) 기술을 활용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90% 이상 감축한 물질이다.
삼성중공업은 앞서 지난 6월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조선·해양 박람회 ‘포시도니아 2024’에서 영국선급(LR)으로부터 ‘암모니아 연료전지 추진 VLAC 설계’ 기본인증(AIP)을 받기도 했다.
장해기 삼성중공업 기술개발 본부장은 “조선해양업 미래는 친환경 에너지의 효율적 생산과 경제적 운송으로 이어지는 에너지 밸류체인에 달렸다”며 “삼성중공업이 앞선 기술력과 제품으로 선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성경제신문 유준상 기자 lostem_bass@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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