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확신한 3월 체결 가능성 없어
CEZ, 유리한 결과 도출 위해 신중협상
마지막 유럽 원전 수주일 가능성 유력

체코 트레비치 소재 두코바니 원전 전경 /체코전력공사(CEZ)
체코 트레비치 소재 두코바니 원전 전경 /체코전력공사(CEZ)

당초 3월 협상 완료를 제시한 팀코리아의 주장과 달리 체코 두코바니 원전 계약 체결이 두 달이나 지연된 5월까지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수주 협상이 진전될수록 체코에 유리한 조건이 관철되기에 한국 입장에선 빠르게 협상을 매듭짓는 게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한 고위 외교 소식통은 27일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팀코리아와 체코전력공사(CEZ) 간 두코바니 사업 계약은 3월 체결될 가능성은 없고 아주 빠르면 4월, 아니면 5-6월까지 미뤄질 수 있다고 보는 편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CEZ 경영진이 모든 것을 확실하게 보장받길 원하는 주의인 데다 한수원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신중한 협상 전략을 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 마무리 단계로 3월 협상 완료를 제시한 팀코리아의 주장과는 대비된다.  

CEZ의 다니엘 베네스 최고경영자(CEO)는 한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여러 세부 사항을 조율하고 있는데 이성적으로 4~5월에 서명할 수밖에 없다”며 “기간이 길어져 수주 협상이 더 진전될수록 체코에 유리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지가 산업통상자원부에 문의한 결과 현재 안덕근 산업부 장관과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이달 말까지 체코 출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원전 계약 체결식에는 산업부와 한수원 수장이 참여하는 점을 고려하면 3월에는 확실히 체코 두코바니 원전 계약을 할 가능성은 없다.  

계약 지연이 계약 파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이 지난 25일(현지시간) 체코 플젠에 위치한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 두산스코다파워를 방문한 점은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킨다.  

산업부 관계자는 “두산스코다파워를 방문한 페트르 파벨 대통령은 증기터빈 생산 설비를 살펴보고 한국이 수주한 두코바니 원전과 관련하여 두산스코다파워의 준비 현황과 두산에너빌리티로부터 이전 받을 예정인 발전기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며 “계약은 미뤄질 가능성이 있지만 준비는 차질없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두코바니 원전이 체코를 제외한 유럽에서의 마지막 원전 수주가 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한수원이 최근 유럽 시장을 포기하고 베트남 등 신흥시장에 원자력 발전을 수출하기 위해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여서다.  

한수원은 이달 네덜란드 원전 수출 수주전까지 참여를 포기했다. 지난해 말 스웨덴, 지난달 슬로베니아에 이어 이번까지 유럽 국가 원전 수출만 세 번째로 포기하는 것이다. 

줄줄이 유럽 수주전을 포기하는 건 올해 1월 마무리된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식재산권 분쟁과 연관성이 높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양사간 합의 과정에서 웨스팅하우스는 유럽 수주에 집중하는 대신 한수원은 중동·동남아 등 수주에 집중하는 식으로 합의했다는 관측이다. 

한수원이 입찰을 포기한 네덜란드 원전 수주전에 현재 미국의 웨스팅하우스와 프랑스의 EDF만이 남은 상황인 점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웨스팅하우스가 사업권을 따낼 확률을 높이기 위한 의도적인 포기였다는 것이다. 

한수원은 이후 베트남에 원전을 수출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안세진 원전국장을 비롯한 한전, 한수원 원전 수출 담당자들이 금주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해 원전수출에 대해 논의중이다. 한국은 지난달 원자력 발전 도입을 결정한 베트남과 원전산업 대화체를 2017년 이후 8년만에 재개하기로 했다. 

한편 한수원이 최종적으로 체코 원전 건설 계약을 따내면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6년 만에 역대 두 번째 원전 수출 수주가 이뤄지게 된다. 

여성경제신문 유준상 기자  lostem_bass@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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