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재권의 세상을 읽는 안목]
명당 침식·파손되면 흉지로 변해
큰 명당일수록 민감···관리 필수

풍수지리는 인간에게 이로운 터전을 찾는 학문이다. /문화재청
풍수지리는 인간에게 이로운 터전을 찾는 학문이다. /문화재청

풍수지리(風水地理)는 땅의 이치를 파악하고 지기(地氣)의 흐름을 분석해 인간에게 이로운 터전을 찾는 학문이다. 명당(明堂)은 좋은 지기, 즉 양명한 땅 기운이 모이는 곳이다. 명당에 거주하면 먼저 건강이 좋아진다. 하는 일도 순조롭게 풀리는 작용이 일어난다. 반대로 흉지는 땅의 흉한 기운이 모이는 곳이다. 흉지에 거주하면 부정적인 작용이 일어난다. 건강에 문제가 생기거나 질병으로부터 고통을 받기도 한다. 삶에 어려움을 겪는 일도 흔하다.

흉지가 명당이 되는 경우는 없다. 그렇다면 명당은 평생 명당일까? 대답은 '아니요'다. 매우 드문 경우지만 명당도 흉지로 변할 수 있다. 명당 터, 혹은 명당 주변에 자연적인 침식 작용이나 인위적인 파손이 발생했을 경우 환경 변화로 인해 새로운 작용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명당 묘와 주변이 훼손된 경우 후손은 반드시 해를 입는다. 이 변고는 후손의 직업과 상황에 따라 다르게 작용한다. 명당 터 관리가 중요한 이유다.

명당이 훼손돼 해를 입은 사례가 있다. 돌아가신 부친을 명당에 잘 모신 아들이 있었다. 그 덕으로 가난을 벗어나 짧은 기간 큰돈을 벌고 사회적으로 성공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자 아들은 아버지를 기리는 뜻으로 부친 묘 주변을 새롭게 꾸미고 큰 상석과 비석을 세웠다. 그러나 그 터는 무거운 돌을 놓으면 탈이 나는 명당이었다. 사전에 이에 대한 경고를 한 바 있었으나 조언을 무시한 채 석물(石物)을 세운 것이다. 이후 잘나가던 사업이 부도 위기에 몰렸고, 거래처에서 납품 대금을 지급하지 않아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다. 경영난을 야기한 근본 원인은 좋은 명당에 묘를 쓰고서도 금기사항을 지키지 않은 결과였다.

명당이 아닌 곳 또는 흉지에 묘, 집터를 썼을 때는 주변이 훼손돼도 큰 해가 없다. 왜냐하면 이미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불행 속에서 좀 더 흉살이 가중될 뿐이다. 이미 곤장을 50대 맞고 있는데 5대 더 추가한 격이다.

명당 또는 살기 무난한 터에 거주하거나 좋은 터에 조상 묘를 썼을 때가 중요하다. 만약 그 좋은 터가 훼손되면 치명적인 해를 입는다. 안정되고 평화로운 상황을 뒤엎는 작용을 일으킨다. 기업인은 갑자기 회사가 위태로워지거나 실제로 망하기도 한다. 고위직 종사자는 구설이나 사건에 휘말려 갑자기 추락하기도 한다. 자영업자, 직장인이라면 이유를 알 수 없는 모함을 당하거나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고초를 겪기도 한다.

좋은 터, 명당일수록 관리가 필요하다. /연합뉴스
좋은 터, 명당일수록 관리가 필요하다. /연합뉴스

특히 조상 묘가 큰 명당인 경우, 묘가 훼손되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다. 귀하고 값비싼 보석일수록 미세한 불순물 하나만 생겨도 가치가 크게 떨어지는 법이다. 결국 그 아름다운 보석은 흙이 섞인 평범한 보석과 비슷한 운명으로 바뀐다. 큰 명당, 큰 재물, 큰 권력자가 나오는 터는 더욱더 주변의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필자는 그동안 여러 인사에게 명당 터에 관한 조언을 한 바 있다. 그중에는 명당 터가 훼손되었으니 당장 보완이 필요함을 역설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터의 훼손은 자신이 현재 누리고 있는 부, 귀, 권과는 상관이 없다고 여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결국 일부는 조언을 무시한다. 설령 조언을 들어도 해결을 차일피일 미루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후손에게 피해가 가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특히 대명당일수록 이 작용은 확실하고 뚜렷하게 나타난다.

풍수지리는 지기의 힘, 즉 땅의 힘을 가늠하는 이론이다. 땅의 힘은 인간의 재능과 힘을 압도한다. 더욱이 명당의 힘은 인간이 가늠하기 힘든 파워를 지니고 있다. 땅의 힘, 명당의 힘을 잘 활용한 자가 명예, 재물, 권력을 얻었다. 역대 대통령뿐만 아니라 수많은 기업가, 명문가들이 명당의 힘, 풍수의 영향력을 무시하지 않은 이유다.

명당이 훼손된 경우, 어떤 곳은 잔디와 풀만 심어도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 어떤 곳은 나무를 심으면 보완이 되고, 어떤 곳은 흙을 보토하면 해로움이 방지된다. 이렇듯 터를 원상회복시키고 명당의 지기를 보존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쉽다. 하늘과 땅의 조화가 만들어내는 인과는 철저한 법이다. 그렇기에 설령 명당 터가 훼손됐더라도 크게 걱정할 필요 없다. 다만 후손들이 이 보완법에 귀를 기울이느냐, 기울이지 않느냐에 따라 후손 자신의 명운이 변할 뿐이다.

※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백재권 글로벌사이버대 특임교수

어렸을 때부터 자연의 섭리와 세상의 이치를 깨닫기 위해 명상과 기(氣) 수련에 매진했다. 대구한의대학교 풍수지리학 석사,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 박사를 취득했고, 교육학 박사를 수료했다. 중앙일보에 2년간 <백재권의 관상·풍수>를 연재했고, 네이버 오디오클립에 <백재권의 관상과 지혜>를 92회 연재했다. 2018년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신문사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의 요청으로 김정은의 관상에 대해 인터뷰했다. KBS, SBS, 채널A, MBN, 동아일보, 한국일보, 연합뉴스 등 다수 언론과 신문에 관상·풍수 전문가로서 출연 및 기고했다. 저서로는 <동물관상으로 사람의 운명을 본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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