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재권의 세상을 읽는 안목]
관상이 말하는 정치 운명
김문수부터 한동훈까지
네 후보 얼굴 속 대권 길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후보 당내경선이 시작됐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후보 당내경선이 시작됐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후보 당내경선이 시작됐다. 2차 경선 진출자가 4명으로 압축됐다. 김문수, 홍준표, 안철수, 한동훈이다. 모두 정치적 칼라가 뚜렷한 인물들이다. 성향은 물론이고 관상(觀相)도 상이하다. 관상은 그 사람의 과거, 현재, 미래, 그리고 성격과 기질을 드러낸다. 정치인은 관상에 자신의 메시지를 품고 있다. 후보들의 관상을 분석하고 정치적 비전을 들여다본다.

김문수 장관(왼쪽), 홍준표 전 시장 /연합뉴스
김문수 장관(왼쪽), 홍준표 전 시장 /연합뉴스

김문수 장관은 '견(犬)상'이다. 더 세밀하게 분류하면 '투견 관상'이다. 정신력과 투지가 강하다. 방향을 정하면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 세다. 어떤 환경에서도 흔들림 없이 자신의 길을 간다. 이런 관상을 지닌 사람은 뿌리 깊은 소신을 갖고 태어난다. 그 바탕에서 강한 행동력, 추진력이 나온다. 항상 언행이 일치한다. 한 번 정한 방향은 쉽게 바꾸지 않기에 지지층의 신뢰를 얻으면 오래간다.

김문수는 네 명의 후보 중 가장 신념이 강하고 투철한 사람이다. 개인의 욕심보다는 대의를 추구하는 마음가짐도 지니고 있다. 자신의 인생을 걸고, 목숨을 걸고 불의에 항거하는 배짱도 있다. 존경하거나 믿을 수 있는 인물이 나타나면 그 사람의 뜻에 따라 자신의 인생을 헌신할 줄도 아는 대인배다. 그것이 국민 또는 당원을 위하는 길이라면 똑같이 행동한다.

김문수는 정치적 에너지가 확실하다. 사회적 변혁을 일으킬 힘도 있다. 다만 다양한 관점을 받아들이는 유연성이 부족하다. 큰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협상과 타협이 우선시될 때도 있다. 아무리 신념이 옳고 대의를 위하더라도 그것이 항상 대중을 설득할 수는 없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이 유연성을 지닌다면 폭발력 강한 확장성을 확보할 것이다.

홍준표 전 시장은 '들고양이 관상'이다. '야생 고양이상'은 자유롭고 독립적이다. 두뇌 회전이 빠르며 전략, 전술에 능하다. 네 명의 후보 중에서 가장 정치 감각이 탁월한 인물이다. 타고난 정치 센스가 뛰어나다.

홍준표는 누구의 파벌이나 계열에도 들어가길 거부한다. 그렇기에 독불장군이라는 평가도 따른다. 들고양이는 무리 짓는 것을 싫어한다. 즉 부하도 없고 보스도 없는 삶을 산다. 이런 독특한 성향에도 불구하고 혼자서 야생에서 자생하며 대권후보까지 성장한 대단한 인물이다.

홍준표의 시의적절한 워딩은 대중에게 울림을 준다. 허나 안타깝게도 이 말들이 큰 세력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홍준표의 관상은 싸움에는 강하지만 연대에는 약하다. 각종 진귀한 식재료를 손에 쥐고도 맛을 내는 데 실패해 흔한 비빔밥을 만든 상대 요리사에게 1등을 뺏긴 상황이 연속됐다. 2퍼센트가 부족해 연신 대권 마지막에 고배를 마신 것이다. 이런 부분을 변상(變相)시켰다면 큰 대결에서 승산이 컸을 것이나 아쉬운 감이 있다.

안철수 의원(왼쪽), 한동훈 전 대표 /연합뉴스
안철수 의원(왼쪽), 한동훈 전 대표 /연합뉴스

안철수 의원은 '거북이상'이다. '거북이상'은 복(福)이 많다. 거북이는 이기적인 동물이 아니다. 포식자도 아니어서 여타 동물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는다. 안철수도 마찬가지로 이타적인 심성을 타고난 인물이다. 안철수 덕으로 성공한 인물이 다수다. 인품도 점잖고 성품도 부드럽다.

다만 이런 좋은 점을 지니고도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세상을 보는 안목(眼目)이 약하기 때문이다. 일반 사람들에게 안목은 크게 중요하게 작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고수들의 세계, 살벌한 정치계는 다르다. 언제 상대에게 목덜미를 물려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을지 모르는 상태로 살아가는 정글과 같다. 안철수 같은 관상을 지니면 이런 곳에서 버티기 힘들다. 쉽게 힘을 잃는다.

안목이 약하거나 사람 보는 눈이 약하면 기업계, 정치계에서 버티기 어렵다. 필자는 안철수에게는 수차례 변상이 필요함을 역설했으나 일부만 변상된 상태다. 안철수가 국민의힘 후보로 발돋움하려면 하루빨리 변상이 필수다. 정치판에서는 답답하게 움직이면 안 된다. 변상이 되기만 하면 안철수는 큰 희망으로 떠오를 수 있는 인물이다. 왜냐하면 거북이상은 복을 수없이 창출하기 때문이다.

한동훈 전 대표는 '원숭이상'이다. 원숭이는 재주와 재치가 뛰어나다. 성격도 기민하다. 상황 판단이 빠르다. 위기 대처 능력도 뛰어나다. 세밀한 감각으로 복잡한 국면을 정리하는 데 능하다. 기획과 전략, 분석이 필요한 국면에서 강점을 보이는 관상이다. 또한 한동훈은 비상한 두뇌를 지녔다.

원숭이상은 대부분 권모술수에 능하다. 기획자, 전략가 중에 원숭이상이 심심찮게 보이는 이유다. 또한 돈을 다루는 기업인, 권력을 휘두르는 정치인 중에 원숭이상들이 다양하게 포진해 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돈도 잘 벌고 출세도 쉽게 한다. 다만 정치계는 지모와 전략도 중요하지만 진심과 따뜻한 정이 더 절실할 때가 있다. 따뜻한 가슴이 동반돼야 거물이 된다.

순간순간 재치를 발휘하면 대중은 박수치며 즐거워한다. 그러나 가슴 절이는 진정성이 없으면 큰 것을 맡기는 데 주저하게 된다. 정치 거물들은 이런 덕목을 지니고 있었다. 한동훈은 뜨거운 심장을 지녀야 다음이 길하다. 그리고 민심을 더 깊이 헤아리는 안목이 더해진다면 균형 잡힌 리더로 성장할 기회가 올 것이다.

한동훈은 이미 대권 플랜의 첫 단추를 잘못 낀 전력이 있다. 보수로부터 외면받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갈림길에 서 있다. 자신이 꿈꾸던 큰 목표를 향해 뛰기 시작한 후부터 여러 차례 범한 착오를 이번 경선에서 만회하고 인정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여성경제신문 백재권 글로벌사이버대 특임교수 hyunoo9372@seoulmedia.co.kr

※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백재권 글로벌사이버대 특임교수

어렸을 때부터 자연의 섭리와 세상의 이치를 깨닫기 위해 명상과 기(氣) 수련에 매진했다. 대구한의대학교 풍수지리학 석사,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 박사를 취득했고, 교육학 박사를 수료했다. 중앙일보에 2년간 <백재권의 관상·풍수>를 연재했고, 네이버 오디오클립에 <백재권의 관상과 지혜>를 92회 연재했다. 2018년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신문사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의 요청으로 김정은의 관상에 대해 인터뷰했다. KBS, SBS, 채널A, MBN, 동아일보, 한국일보, 연합뉴스 등 다수 언론과 신문에 관상·풍수 전문가로서 출연 및 기고했다. 저서로는 <동물관상으로 사람의 운명을 본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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