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선고 vs 10일 이상 밀린다
파면 피할 수 없다 vs 내부 이견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가 미뤄지고 있는 가운데 선고일이 언제일지를 두고 여러 의견이 오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내일 선고가 나올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다음 주 선고도 힘들다는 예측도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탄핵 선고가 언제일지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초 탄핵 심판 선고일은 오는 14일로 예측됐다. 전직 대통령들의 탄핵 심판이 최종 변론부터 선고까지 2주를 넘기지 않았고 금요일에 선고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헌법재판소(헌재)가 이날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인 탄핵 심판을 선고하면서 일정이 미뤄질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헌재는 주요 사건을 연이어 선고한 적이 없었다.
일부 법조계 전문가들은 다음 주 선고도 힘들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장영수 고려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다음 주도 어떻게 될지는 가봐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선고가 미뤄지는 이유로 재판관들 내부의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 교수는 "재판관들 내부의 이견들이 정리가 안 되는 것 같다"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 때는 반대 의견을 공개하지 않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같은 경우는 반대 의견이 아예 없었다. 그런 상태에서 선고하는 것과 반대 의견이 있는 상태에서 선고하는 것은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헌법재판소를 둘러싼 비판과 정치적 논란이 생기면서 선고가 더 어려워졌다고도 말했다. 그는 "헌법재판소가 절차 진행에서 편향성을 보였다는 비판도 크다"라며 "이제는 헌법재판소에 대한 신뢰도가 박근혜 전 대통령 때와 비교해 많이 떨어졌다"라고 했다.
차진아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아직 재판관들 사이의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선고할 만큼 사실관계가 뚜렷하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실 관계가 확정돼야 법을 적용하고 결론을 내릴 수 있는데 불분명한 상황이 많아 의견이 모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시간을 너무 끄는 것을 지적하기도 했다. 헌법 연구관으로 근무했고 검사 탄핵 심판에서 국회를 대리하는 노희범 변호사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재판관들이 언제 선고할지를 쉽사리 단정할 수는 없다"라면서도 "이전 대통령 탄핵 사건과 비교했을 때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있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노 변호사는 홍장원 차장의 메모나 곽종근 사령관 압박 의혹에 관해서도 "사실 관계는 명확하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불명확하다는 의견은 대통령 측의 억지 주장"이라며 "비상계엄 선포와 국회 점거 봉쇄 등의 부분이 너무 명확하고 사항이 매우 중대하므로 파면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헌재가 정치적 분열을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현재 탄핵 심판은 정치적인 이슈이고 해당 사안은 여야의 대립은 물론 지지자들의 충돌을 일으킬 수도 있다"라며 "작은 흠결도 고려해 결론 내리는 것이 국민적 갈등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헌재가 윤 대통령 구속 취소 사태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대로 관련된 심리 절차를 지키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박 평론가는 선고가 7일에서 10일 정도 지연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8인 재판관 중 6인 이상이 탄핵소추 인용 의견을 내면 윤 대통령은 파면되고 3인 이상이 반대 의견을 내면 즉시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 즉각적인 파면을 요구하는 야당은 단식, 삭발, 성명, 철야 농성, 도보 행진 등의 수단을 써 헌재를 압박하고 있다. 반면 여당은 친윤(친윤석열)계 의원 중심으로 헌재 앞에서 탄핵 각하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김민 기자 kbgi001@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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