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보험금 유동화 서비스 연내 시행 예정
종신보험 無관심 젊은 층 모을 계기 되고
생보사 미래 먹거리 '실버산업' 연계성도
고령층 빈곤 문제 완화에도 직접적 효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종신보험 가입률이 감소하는 가운데 이르면 올해 하반기 시행될 사망보험금 유동화 정책이 노인 빈곤 문제 완화는 물론 생보사 수익성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는 사망보험금 유동화 정책을 빠르면 올해 3분기부터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정책은 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을 가입자 생전에 당겨 받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망보험금 유동화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연금형 방식을 선택하면 보험 가입자가 사망보험금의 일부를 연금 형태로 매월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한다. 이는 추가 비용 없이 본인이 납입한 보험료보다 더 많은 금액을 수령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유동화된 보험금을 요양, 간병, 재활 등 다양한 건강관리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형 유동화도 추진된다.
종신보험은 피보험자가 사망할 때까지 보장해 주는 보험 상품으로 보험 가입자가 사망하면 지정된 수익자에게 사망보험금이 지급된다. 이는 피보험자의 유족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사망보험금은 종신보험의 핵심 요소로 보험계약자가 일정 기간 보험료를 납입하면 보험사가 피보험자의 사망 시 정해진 금액을 유족에게 지급하는 것이다. 이는 종신보험이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보장 혜택으로 간주된다.
최근 종신보험 가입률은 젊은 층에서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해 9월 금융권과 보험개발원이 발표한 통계를 보면 최근 10년간 10~30대의 종신보험 가입률은 최대 4% 감소했다. 남성 가입률은 23.86%에서 20.14%로, 여성은 22.7%에서 19.88%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기납 종신보험을 포함한 수치로 전통적인 종신보험 가입률은 이보다 더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생명보험업계는 사망보험금 유동화 정책이 시행되면 보험사의 비용 부담보다 새로운 가입자 유입에 따른 이익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사망보험금을 유동화하더라도 보험 소비자가 추가 비용을 낼 필요가 없도록 정책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생보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유동화 서비스) 신청자에게 연금을 지급할 때 추가로 투입되는 사업비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종신보험을 '나에게 직접 도움 되지 않는 상품'으로 인식했던 젊은 층이 종신보험을 아예 새로운 상품으로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망보험금 유동화는 초고령 사회에서 노인 빈곤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희주 동덕여대 정보통계학과 교수는 본지에 "종신보험 시장은 1997년 외환위기 시절 가장의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반영해 크게 활성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사망보험금 유동화는 결국 주택연금제도와 비슷한 체계"라며 "소득이 부족한 비유동자산 보유 고령층에게 추가적인 노후 소득을 마련할 기회를 제공하는 수단으로 기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령층 빈곤 문제 완화 방편으로서 종신보험을 바라본다면 '계약 전매제도' 도입 역시 고려할 수 있다. 미국 등 국가에서는 은퇴 후 특별한 수입원이 없는 노령층의 생계자금 마련을 위해 생보 계약을 판매하는 전매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정원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도덕적 위험과 윤리적 문제, 피보험자의 사망에 대한 위험 증가 문제를 해결한다면 한국에도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정책을 통해 사망보험금을 요양 등 실버케어 서비스 이용료로 납입 가능해진다는 것 역시 생보사에게 유리한 지점이다. 최근 생보업계는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요양 및 실버케어 산업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KB라이프생명, 신한라이프, NH농협생명, 삼성생명 등 생보사는 이미 노인 주거 및 복지 시설 시장에 진입한 상태다.
또한 생명보험협회는 올해 3대 목표 중 하나로 '초고령사회에서의 생보 역할 강화 및 신성장 동력 발굴'로 설정하고 보험 상품과 요양 서비스 상품을 결합한 융복합 서비스 제공을 지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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