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 규제 풀렸지만 수익성 저조해 철수
삼성화재 골프보험 선물 최장 12개월 보장
카페손보, 최장 3년 보장 자녀보험 선보여

보장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어진 '미니보험 선물하기' 서비스가 출시되고 있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화재는 선물하기가 가능한 보험 상품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해외여행보험 선물하기 서비스가 만족도 85%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반응을 보이자 골프보험과 원데이 자동차보험을 선물 가능 상품으로 출시했다. 골프보험은 선물 시에 최장 12개월까지 보장 기간을 설정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하루만 보장받기를 원한다면 1일 이용권도 구매 가능하다. 라운딩 동반자와 함께 보험에 가입할 수도 있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지난 7일 '선물하는 자녀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0세부터 15세까지의 자녀를 대상으로 하며 응급실 내원 진료비, 독감 치료비, 폐렴 진단비, 골절 진단비 등 다양한 보장을 제공한다. 가입 기간은 1년부터 3년까지 선택할 수 있고 보험료는 최대 20만원 한도다. 선물하는 사람이 한 번만 보험료를 납부하면 기간 내 보험은 유지되며 기존에 가입된 보험이 있더라도 중복해서 보장받을 수 있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12월 '히어로(HERO) 군인보험'을 출시했다. 군 복무 기간 중 상해 또는 질병이 발생할 경우 보험금을 지급한다. 군 내 범죄 피해와 복무 중 입원 일당 지급 등 담보가 마련됐다.
보험 선물하기 서비스는 2020년 금융당국이 규제 샌드박스(규제 유예제도)를 통해 허용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하나생명, 교보생명, GA(보험 판매대리점) 업체인 쿠프파이맵스 등 3사가 이 시장에 진출했으나 결국 모두 사업을 철수했다. 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이 낮았기 때문이다.
특히 쿠프파이맵스를 통해 카카오톡에서 판매됐던 롯데손해보험, 라이나생명, 한화손해보험의 미니보험 상품은 지난해 11월을 끝으로 유효기간이 만료됐다. 이는 미니보험의 특징인 '저렴한 보험료'가 사업성이 있는 규모의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점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새로운 회계 제도(IFRS17) 도입 이후 장기보험의 중요성이 커진 점도 보험 선물하기 서비스 철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IFRS17은 보험 계약을 공정가치로 평가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익성을 측정하는 새로운 회계 기준이다. 이에 따라 단기적인 미니보험보다는 장기보험 상품의 판매가 더욱 중요해졌다.
전문가는 미니보험이라도 보장 기간이 수개월 이상이어야 보험 선물을 받는 입장에서 만족스러운 선물이 될 것이라고 봤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보험료가 약간 늘어나더라도 6개월 이상의 보장 기간을 제공하면 소비자 반응을 더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단기 보장 보험을 선물 받는 사람은 '차라리 유형의 상품을 사주지'라는 생각을 하게 될 수 있다"고 했다.
금융 상품을 선물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지 않은 점 역시 보험 선물하기 서비스가 넘어야 할 장벽 중에 하나다. 이 교수는 "보험 상품은 개인 맞춤형 상품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따라서 개인적인 재무 계획의 일부로 여겨진다"며 "필요시 직접 가입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라고 설명했다.
여성경제신문 허아은 기자 ahgentum@seoul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