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무주택자는 대부분 신청 가능
언제 신청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태반
고령자 복지주택 리스트와 입주 현황 공개

백문백답에 들어가며

실버타운이 은퇴 후 새로운 주거시설로 떠오르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오해와 궁금증도 많다. 필자는 전국의 실버타운을 모두 조사해 <실버타운 사용 설명서>에 100문 100답 형식으로 주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책은 지면의 한계로 인해 모든 궁금증을 다루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 책에서 다루지 못한 내용을 추가해 독자의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한다. 실버타운에 대해 알고 싶은 점이나 질문이 있는 독자는 게시판에 답글 형식으로 남겨주면 답도 해드릴 예정이다.

서울 번동 고령자 복지주택 /이한세 초빙교수
서울 번동 고령자 복지주택 /이한세 초빙교수

고령자 복지주택, 거의 무료인데 왜 미달 사태?

고령자 복지주택은 완공 후에도 입주자가 부족해 추가 모집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에서 고령자 복지주택 사업 대상자를 선정하면 약 3~4년의 건설 기간을 거쳐 입주가 시작된다. 입주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1년 6개월 전부터 1차 모집이 이루어지며 신청자의 서류 심사를 거쳐 합격자만 입주할 수 있다.

그러나 1차 모집에서 세대 수를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입주 전 추가 모집이 진행되며 입주 후에도 공실이 남으면 지속적으로 모집 공고가 나온다. 결국 입주가 시작된 이후에도 모든 세대가 채워지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다.

아래 표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1차 모집공고를 낸 고령자 복지주택 목록이다. 1번 서울 번동부터 19번 경주 내남까지 있으며 이 중 1~14번은 이미 입주가 시작되었고 15~19번은 입주 전 단계다. 흥미로운 점은 입주가 시작된 14곳 모두 단 한 곳의 예외 없이 추가 모집을 진행했다는 사실이다. 절반은 2번 이상의 추가 모집을 진행했는데 ▲영동 부용 ▲군산 오륭 ▲고창 율계 ▲영암 남풍 ▲평창 종부 ▲영월 주천 ▲경주 안강 등이 이에 해당한다.

2021~2024년 사이 1차 모집공고를 낸 고령자 복지주택(2025년 2월 12일 기준). /마이홈 사이트 공고와 기타 자료 분석=이한세 초빙교수
2021~2024년 사이 1차 모집공고를 낸 고령자 복지주택(2025년 2월 12일 기준). /마이홈 사이트 공고와 기타 자료 분석=이한세 초빙교수

이러한 미달 사태의 원인으로 인식 부족, 입주 자격에 대한 오해, 노인층의 심리적 요인, 정보 부족을 꼽을 수 있다.

고령자 복지주택, 인식 부족이 가장 큰 걸림돌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제도 자체에 대한 인식 부족이다. 많은 노인층이 이를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공공임대주택과 혼동해 신청을 망설이고 있다.

고령자 복지주택은 일반 임대주택과 달리 주거 공간과 복지 서비스가 결합한 형태로 노인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공공형 실버타운이다. 단지 내에는 생활지원센터(복지시설)가 마련되어 있어 간호사와 복지사가 건강 체크와 생활 상담을 제공하며 일부 단지에서는 공용 식당을 운영하고 노래교실·체조 같은 여가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응급 호출 시스템과 방문 요양 서비스가 함께 제공되어 건강 관리가 필요한 노인들도 안심하고 거주할 수 있다.

모든 고령자 복지주택은 무장애(Barrier-Free) 설계가 적용되어 있다. 출입문과 내부 문턱이 없고 미끄럼 방지 바닥과 안전 손잡이와 응급 호출 버튼이 설치되어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도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주택 형태는 원룸이 대부분이며 면적은 18~35㎡(5.4~10.5평) 사이지만 전용면적 26㎡(8평)가 가장 일반적이다. 보증금은 250만~1100만원이며 월 임대료는 5만~12만원으로 같은 평형대의 일반 아파트 대비 20~40% 수준에 불과하다.

이처럼 저렴한 비용으로 좋은 주거시설을 갖출 수 있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고령자 복지주택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인해 많은 노인들이 신청 기회를 놓치고 있다.

입주 자격에 대한 오해

고령자 복지주택은 기초생활수급자만 신청할 수 있다는 오해가 많다. 그러나 실제로는 무주택자라면 수급자가 아니어도 소득과 재산이 많지만 않으면 신청이 가능하다.

신청 자격을 살펴보면 2인 가구 기준 월 소득이 324만원 미만이고 재산이 2억4000만원을 넘지 않으며 보유 차량의 가격이 3700만원 이하라면 입주 신청이 가능하다. 전국 65세 이상 인구 중 55%가 무주택자며 70%가 월 소득 324만원 이하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산술적으로는 65세 이상 인구 중 약 40%가 신청 자격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배점은 14점 만점으로 모든 고령자 복지주택이 배점 기준이 같으며 ①장기 요양 등급 ②단독 세대 여부 ③신청자 연령 ④당해 주택 건설 지역 거주기간 ⑤사회취약계층 여부 5개 구분으로 나누어진다.

고령자 복지주택 배점 기준표 /이한세 초빙교수
고령자 복지주택 배점 기준표 /이한세 초빙교수

군산 오룡 고령자 복지주택을 예로 들어 배점 기준을 살펴보면 기초생활수급자와 일반인 사이의 점수 차이는 1점으로 크지 않다. 오히려 장기 요양 등급이나 단독 세대 여부가 중요한 요소임을 알 수 있다.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니더라도 장기 요양 3등급, 단독 세대, 연령 75세 이상이며 해당 지역(예: 군산)에 오래 거주한 경우라면 확실하게 입주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니더라도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충분히 입주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설령 해당 지역 출신이 아니더라도 이러한 배점 요소를 갖추고 있다면 신청해 볼만하다.

고령자 복지주택은 배점 기준과 선정 방식이 동일하므로 입주를 희망하는 경우 위치, 세대 수, 모집 형태 (최초 혹은 추가), 평형 등을 살펴보고 본인에게 유리한 조건을 미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돕기 위해 가장 최근 입주자 모집공고 파일을 첨부한다.

노인층의 심리적 요인

고령자들이 새로운 거주지로 이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오랫동안 살아온 지역을 떠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크고 익숙한 환경을 벗어나 낯선 곳에서 생활해야 한다는 점에서 심리적인 저항감이 생기기 마련이다. 특히 '거의 무료로 제공되는 주택이라 시설이 열악할 것'이라는 편견도 고령자 복지주택 신청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하지만 앞서 언급하였듯이 실제로 고령자 복지주택은 신축 아파트 수준의 쾌적한 환경을 갖추고 있으며 무장애(Barrier-Free) 설계와 다양한 편의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고령자들은 “오랫동안 살아온 곳을 떠나는 게 불안하다”, “이사를 하면 주변에 아는 사람이 없는데 괜찮을까?” 같은 걱정으로 신청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고령자들이 새로운 환경으로 이사하는 데 따른 심리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입주 전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내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입주 후 적응을 돕는 멘토링과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효과적일 것이다. 또한 고령자 복지주택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여 불필요한 오해를 해소하는 것도 필요하다.

정보 부족이 가장 큰 장벽

고령자 복지주택 입주를 희망하는 노인들에게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정보 부족이다. 어디에 고령자 복지주택이 있고 언제 신청해야 하는지 알기가 쉽지 않다. 필자처럼 관련 연구를 진행하는 리서처조차 전국의 고령자 복지주택 위치와 입주 신청 시기를 한눈에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이니 65세 이상 어르신들에게는 더욱 접근하기 어려운 정보일 수밖에 없다.

인터넷에서 ‘고령자 복지주택 입주 모집’을 검색하면 대부분 이미 모집이 종료된 공고만 나오고 현재 또는 향후 모집 일정에 대한 정보는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정부의 주거복지 정보 포털인 마이홈 사이트에서도 입주자 모집 공고는 비정기적으로 올라오며 모집 기간이 약 20일 정도로 짧아 기회를 놓치기 쉽다. 모집 공고를 제때 확인하지 못하면 신청 자체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신청을 희망하는 사람들은 사전에 정보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2025년 2월 현재 전국에서 고령자 복지주택으로 선정된 곳은 총 79곳, 8244세대 규모다. 이 중 4227세대가 이미 입주를 마쳤으며 나머지 세대는 착공 중이거나 준비 단계에 있다. 입주가 이미 시작된 곳은 추가 모집 공고를 확인하면 되고 입주 전 단계인 곳은 보통 선정된 후 약 3년이 지나야 입주자 모집이 시작된다.

따라서 본인이 거주하는 지역에 고령자 복지주택이 선정되어 있다면 LH나 해당 지역 행정기관에 문의하여 입주자 모집 일정과 절차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79곳의 고령자 복지주택 위치와 세대수 분석 자료를 참고하여 원하는 지역의 주택이 있다면 미리 거주지를 옮겨놓는 것도 배점을 높일 방법이 될 수 있다.

전국 고령자 복지주택 입주 현황(2025년 2월 11일 기준) /이한세 초빙교수
전국 고령자 복지주택 입주 현황(2025년 2월 11일 기준) /이한세 초빙교수

고령자 복지주택은 저렴한 비용과 안정적인 주거 환경을 제공하지만 정보 부족과 인식 부족으로 많은 노인이 신청 기회를 놓치고 있다. 실제로 65세 이상 무주택자의 상당수가 신청 자격을 갖추고 있으며 배점 기준을 고려하면 입주 가능성이 높은 경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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