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고가 실버타운보다 높아
더클래식500 여전히 1위
월 생활비로 살펴보아야 더 정확해

백문백답에 들어가며

실버타운이 은퇴 후 새로운 주거시설로 떠오르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오해와 궁금증도 많다. 필자는 전국의 실버타운을 모두 조사해 <실버타운 사용 설명서>에 100문 100답 형식으로 주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책은 지면의 한계로 인해 모든 궁금증을 다루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 책에서 다루지 못한 내용을 추가해 독자의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한다. 실버타운에 대해 알고 싶은 점이나 질문이 있는 독자는 게시판에 답글 형식으로 남겨주면 답도 해드릴 예정이다.

더클래식500 공연장/이한세 객원기자
더클래식500 공연장/이한세 객원기자

신규 고급 실버타운, 월 비용도 상위권

지난 [Q8. 2025년 오픈하는 실버타운, 입주보증금 큰 폭으로 상승]편에서 2025년 신규 오픈 실버타운들이 평당 입주보증금 상위를 휩쓸고 있다는 점을 살펴본 바 있다. 그렇다면 이들 실버타운은 월 비용도 높을까?

월 비용은 관리비, 의무식 식비, 공과금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관리비는 일반 아파트처럼 매월 고정적으로 납부하는 금액이며 의무식 식비는 실버타운에서 정한 식사 횟수를 기준으로 고정되어 부과된다.

예컨대 의무식이 60식으로 정해져 있다면 실제로 50식을 먹더라도 60식 분의 식비를 지불해야 한다. 반대로 70식을 먹는 경우에는 초과된 10식에 대해서는 추가로 식사비가 부과된다.

공과금은 전기세와 난방비 등으로 평균 평당 약 5000원 수준이나 실제 거주 면적과 계절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일부 실버타운은 의무식 식비나 공과금을 관리비에 통합해 일괄 청구하기도 한다.

출처: ”실버타운 사용설명서’ 및 각 실버타운 홈페이지와 담당자 인터뷰   참고: 의무식과 공과금을 따로 과금하지 않고 관리비에 포함시키는 곳은 “ * “로 표시
출처: ”실버타운 사용설명서’ 및 각 실버타운 홈페이지와 담당자 인터뷰. 참고: 의무식과 공과금을 따로 과금하지 않고 관리비에 포함시키는 곳은 “ * “로 표시

월 비용이 300만원을 초과하는 실버타운은 단 세 곳으로 명실상부한 최고가 실버타운이라 할 수 있다. 해당 시설은 서울의 더클래식500, 경기 용인의 삼성노블카운티 그리고 서울 강서구의 VL르웨스트다. 세 곳 모두 대표 평형이 40~50평대의 대형 세대로 구성되어 있어 월 비용이 높은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다. 이들 세 곳은 입주보증금 또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그 뒤를 잇는 시설은 부산의 라우어, 경기 의왕의 백운호수푸르지오숲속의아침(이하 ‘숲속의아침’), 부산의 라티브로 월 비용이 260만~270만 원대다. VL르웨스트를 포함한 이 세 곳은 모두 2025년 새롭게 문을 연 신규 실버타운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기존 고가 실버타운인 더클래식500과 삼성노블카운티의 뒤를 이어 더시그넘하우스강남과 함께 고급 실버타운의 계보를 잇는 시설들로 평가된다.

이 외에도 월 비용이 200만원 이상인 고가 실버타운들은 대부분 서울 또는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으며 지역과 규모, 입지에 따라 고비용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반면, 월 비용이 148만~184만원 수준인 중가 실버타운은 인천의 마리스텔라를 제외하고는 모두 비수도권 지역에 위치한다. 더 나아가 월 비용이 140만원 이하인 저가 실버타운은 대전의 사이언스빌리지를 제외하면 광역시가 아닌 중소도시에 자리하고 있어 지역별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월 생활비는 ‘의무식 외 식비’까지 더해야

월 비용은 용어 그대로 매월 실버타운에 고정적으로 납부해야 하는 기본 비용이다. 하지만 이 항목만으로 실제 지출 규모를 파악하기에는 부족하다. 실질적인 소비 수준을 판단하려면 ‘월 생활비’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다.

그 이유는 실버타운마다 의무식 식사 횟수가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곳은 의무식을 월 90식으로 정해 모든 식사를 포함하는 반면 다른 곳은 60식 또는 30식만 제공한다. 의무식 횟수가 적을수록 나머지 식사는 입주민이 추가로 부담해야 하므로 의무식 외 식비가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월 생활비는 ‘월 비용 + 의무식 외 식비’로 계산할 수 있다.

출처: ”실버타운 사용설명서’ 및 각 실버타운 홈페이지와 담당자 인터뷰    참고: 의무식과 공과금을 따로 과금하지 않고 관리비에 포함시키는 곳은 “ * “로 표시
출처: ”실버타운 사용설명서’ 및 각 실버타운 홈페이지와 담당자 인터뷰 참고: 의무식과 공과금을 따로 과금하지 않고 관리비에 포함시키는 곳은 “ * “로 표시

실제로 이를 적용해 비교해 보면 차이가 뚜렷하다. 삼성노블카운티는 의무식 90식을 제공하므로 추가 식비가 들지 않아 월 비용 425만원이 곧 월 생활비가 된다. 반면, VL르웨스트는 의무식이 30식에 불과하다. 하루 세 끼 기준으로는 월 90식이 필요하므로 나머지 60식에 대한 식비가 발생한다. 의무식 단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90만원이 추가되고 이에 따라 VL르웨스트의 월 생활비는 463만원으로 삼성노블카운티보다 높아진다. 월 비용만 보면 VL르웨스트가 더 저렴하지만 월 생활비는 더 높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삼성노블카운티 8라인 국제규격 수영장 /이한세 객원기자
삼성노블카운티 8라인 국제규격 수영장 /이한세 객원기자

여기에 더해 실제 실버타운에서 생활하는 데 드는 총비용은 월 생활비를 넘어설 수 있다. 사우나·골프장 이용료(예: 더클래식500), 의료비, 보험료, 통신비, 교통비, 여가비용 등은 개인에 따라 적게는 월 50만원 많게는 수백만원까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 결국 실버타운에서의 실제 생활비는 고정비뿐 아니라 선택적 소비에 따라 큰 편차가 존재하며 입주 전 충분한 비교와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

실버타운, 새로운 노후의 주거형태

앞선 [Q8. 2025년 오픈하는 실버타운, 입주보증금 큰 폭으로 상승]편에서 언급했듯이 실버타운은 더 이상 상류층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입주보증금뿐 아니라 월 생활비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확인된다.

하루 세 끼 식사를 포함하고도 월 생활비가 150만 원 이하인 저가 실버타운이 전국에 6곳이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자택에서 생활하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들 수 있다. 또한 실버타운은 단순히 가격만으로 판단할 대상이 아니라 그 안에서 어떤 삶을 누리고 싶은지에 따라 선택의 가치가 달라지는 주거 방식이다.

결국 실버타운은 비용의 문제라기보다 자신의 노후를 어떤 방식으로 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실버타운의 장점을 이해하고 엑티브한 노년의 삶을 재설정하는 시니어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주어지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여성경제신문 이한세 객원기자·숙명여대 실버비즈니스학과 외래교수 
justin.lee@spireresearc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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