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재권의 세상을 읽는 안목]
트럼프 대통령, 변상 관상으로 재선 성공
미국 우선주의 강화, 국제질서 재편 예고
한국, 미국·중국 관계 변수에 주목해야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제47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2020년 대선 패배 후 재선에 성공한 것이다. 지난 20일 치러진 취임식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트럼프 대통령 관상(觀相)이 5년 만에 변상(變相)됐다. 트럼프의 관상과 변상된 부분을 살펴본다.
필자는 과거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관상을 언급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상(犬相)이다. 개상은 대부분 똑똑하다. 재주도 많아 다재다능하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개상 중에서도 사나운 개상이라 전투에 뛰어나다. 겁도 없는 성정을 타고나 전투가 시작되면 앞뒤 안 가리고 무섭게 공격해 몰아붙인다. 이종격투기처럼 거의 모든 방법으로 공격하는 난타전에 능하다'고 분석했다.
'개상'은 '견상'을 말한다. 견상은 대부분 사람들과 잘 어울린다. 인기도 있다. 견상을 지닌 인물이 정치에 뛰어들면 큰 무리를 이끄는 정치인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트럼프는 언변도 좋고 대중을 선동하는 방법도 잘 알고 있다. 또한 대중정치에 대한 감이 발달해 적절한 타이밍에 알맞은 메시지 전달도 잘한다. 인기와 지지율이 안정돼 있어 경쟁에서 쉽게 밀리지 않는 특징을 지닌 관상에 해당한다.
트럼프의 무서운 점은 누구도 그의 행동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 과거의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이나 이익에 반하면 피아 구분 없이 누구든 공격하는 자세를 취했다. 설령 아군이라도 협상의 여지가 없었다. 일방통행으로 밀어붙이는 관상이었다. 강압적인 태도도 수시로 보여줬다.
그러나 지금은 관상이 일부 변했다. 이를 변상(變相)이라 한다. 기브 앤 테이크를 할 줄 아는 관상으로 변상했다. 상황이 변하자 그에 맞춰 스스로 바꾼 것으로 보인다. 지혜로운 처신이다. 지금은 무조건적인 난타전을 고집하지 않으며 선택적으로 공격하고 협상하는 인물로 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가능한 인물로 바뀐 것이다. 트럼프 자신도 나름대로 여유를 가지고 있는 게 보인다. 트럼프는 미국 내의 인기가 기대 이상으로 높아질 것이며 지지율도 꾸준히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관상이 전보다 좋은 쪽으로 변상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리스크'는 상당히 해소된 상태로 국정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전보다 노련해졌다. 트럼프 2기는 좀 더 계획적이고 지능적일 것이다. 또한 '미국 우선주의'가 더욱 확고하게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국제질서의 새로운 규칙,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낼 것이다. 미국이 더 강해질 수만 있다면 선을 넘어도 웬만한 일은 용인하는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트럼프 집권기간 미국의 역할이 재정립되는 시기가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각국에 불편함과 거부감을 부를 것이다. 그러나 자국민, 즉 미국인들에게는 큰 희망으로 보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변상했기에 실제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독단적인 트럼프식 접근법이 어찌 보면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할 것이다. 세계 각국을 압박하는 트럼프의 스탠스가 효과를 볼 것으로 보인다.
어떤 식물에 날카로운 가시가 있고, 가시 끝에 독까지 있다면 어떻게 될까. 다루기 어려운 가시와 위험한 독 때문에 그 식물의 효용가치는 크게 떨어진다. 변상 전 트럼프의 관상이 이와 비슷했다. 수틀리면 우방국이나 동맹국도 크게 상해를 입을 수 있었다. 그런데 변상으로 인해 독성은 줄어들고 약성은 남아 있는 상황이 됐다. 가시는 날카롭지만 약성을 지녔기에 그 약이 필요한 대상에게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트럼프 이후 차기 미 대통령도 트럼프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다. 모든 면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손바닥 뒤집듯이 없애는 일은 어렵다고 본다. 미국 우선주의에서 후퇴해 자국의 이익이 현저히 줄어든다면 '나약한 지도자'라는 인식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영향으로 미국 국민들이 혜택을 크게 받고, 미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이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다른 나라 입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악몽 같은 존재로 비칠 수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지난 트럼프 1기 때보다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본다. 전만큼 크게 걱정할 일은 없을 것이다. 트럼프가 어느 정도 합리성을 지닌 관상으로 변상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미·중 관계의 변수에 따라 우리나라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미국에 줄 것은 무엇이고, 무엇을 요구할 것인지 확실하게 구분 짓는 게 중요하다. 실속을 챙길 것인지, 명분을 챙길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변상 전의 트럼프 대통령은 실속이 우선이었다. 변상 후에는 상황에 따라 명분이나 명예가 더 중요한 가치가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받을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고, 우리나라는 실리를 얻으면 한미 관계는 상호 이익 속에 서로 윈윈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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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재권 글로벌사이버대 특임교수
어렸을 때부터 자연의 섭리와 세상의 이치를 깨닫기 위해 명상과 기(氣) 수련에 매진했다. 대구한의대학교 풍수지리학 석사,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 박사를 취득했고, 교육학 박사를 수료했다. 중앙일보에 2년간 <백재권의 관상·풍수>를 연재했고, 네이버 오디오클립에 <백재권의 관상과 지혜>를 92회 연재했다. 2018년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신문사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의 요청으로 김정은의 관상에 대해 인터뷰했다. KBS, SBS, 채널A, MBN, 동아일보, 한국일보, 연합뉴스 등 다수 언론과 신문에 관상·풍수 전문가로서 출연 및 기고했다. 저서로는 <동물관상으로 사람의 운명을 본다>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