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재권의 세상을 읽는 안목]
장점과 위기 동시에 동반하는 '고집'
고집으로 성공했다면 지혜·안목 지녀야

일반적인 시각을 지닌 자들은 고집을 부정적으로 본다. /픽사베이
일반적인 시각을 지닌 자들은 고집을 부정적으로 본다. /픽사베이

사람이 크게 성공하려면 재능은 물론이고 노력도 필요하다. 그런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중요한 요소가 또 있다. 바로 고집이다. 고집이 성공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일반적인 시각을 지닌 자들은 고집 피우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대체로 부정적으로 본다. 부모들도 자녀가 고집이 강하면 걱정부터 한다.

고집이라는 것은 작은 판에서는 가치가 없다. 오히려 손해 보기 일쑤다. 실제로 쓸데없는 고집을 피워 개고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고집을 부리면 주변 사람들 눈 밖에 난다. 불이익당하기 십상인 게 고집이다.

그러나 고집은 큰 판에서는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필자가 관상(觀相)을 볼 때도 고집의 유무를 중요한 척도로 삼을 때가 있다. 고집이 강하다고 해서 무조건 부정적으로 언급하지는 않는다. 필자가 사람을 분석하는 기준 중 하나다. 다만 고집만 강하고 다른 게 없다면 문제아로 전락한다.

멀리 보는 눈을 지니지 못한 평범한 부모는 작은 판만 보인다. 그렇기에 자녀가 고집이 강하면 한숨지으며 걱정부터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안목(眼目) 있는 부모라면 '오~ 이놈 봐라' 한다. '저놈이 대박 칠 수도 있겠네'라는 기대를 갖게 만들기 때문이다. 무조건 걱정만 할 게 아니라 한발 물러나 유심히 지켜보는 여유를 지녀야 한다.

고집은 난관을, 위험한 고비를 두려워하지 않고 뚫고 나가는 에너지의 근간이 된다. 그래서 상황에 따라 이 고집을 높이 평가하는 것이다. 다만 이것은 큰 인물이 될 재목이거나 관상이 좋은 경우를 말한다. 평범함을 벗어나기 힘든 사람이 강한 고집만 앞세우면 오히려 자신을 옥죄는 역효과만 일으킨다. 되레 성공하거나 부자 되는 데 방해 요소가 되기 일쑤다. 그러나 큰 인물이 될 사람, 큰 부자가 될 사람, 큰 목표를 지닌 사람에게는 고집이 매우 유용하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사람이 갑자기 부자가 되거나 크게 출세하는 경우가 이런 경우다.

고집이란 것은 동전의 양면처럼 장점도 있지만 동시에 큰 문제점과 위기를 동반한다. 그것은 바로 '고집으로 흥한 자는 고집 때문에 위기 맞는다'는 거다. 대부분 이 굴레를 벗어나기 어렵다. 타협하지 않는 강한 성정으로 크게 성공했거나, 큰 부자가 됐거나, 큰 권력을 손에 쥐게 됐는데 결국 그 고집 때문에 스스로 함정에 빠진다.

고집은 동전의 양면처럼 장점도 있지만 동시에 큰 문제점과 위기를 동반한다. /bing image creator
고집은 동전의 양면처럼 장점도 있지만 동시에 큰 문제점과 위기를 동반한다. /bing image creator

큰 것을 얻은 자들이 흔하게 걷는 루트다. 고집과 자만은 붙어 다니는 형제다. 고집이 강한 자는 우월하다는 자만심도 있다. 고집으로 성공했기 때문에 갈수록 자만심과 고집은 더욱 확고해진다. 난관을 뚫고 왔든, 쉽게 올라왔든 상관없이 위험한 순간이다.

드디어 정상에 올라서면 또 한 가지 병의 씨앗이 새롭게 돋아난다. 그건 착각이라는 병이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모습과 언행, 판단을 좋아할 것이라는 '착각병'이 생기게 된다. 새롭게 발병한 착각병이 고집을 만나면 오래지 않아 공든 탑이 무너진다.

그토록 원하던 목표를 달성했음에도 그 고집을 순화시키지 않고 여전히 공고히 유지한다면 결국 자신을 죽이는 비수로 돌아온다. 큰 꿈을 이루기 전까지는 난관이 매우 많다. 왜냐하면 아직 자신의 힘이 약한 상태기 때문이다. 권한이 적기에 할 수 있는 범위도 매우 제한적이다. 그 한정적인 상황에서는 고집이 없으면 중간에 포기하거나 쓰러진다. 이런 상황에서는 고집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미 큰 권한, 큰돈, 높은 명예 등을 얻었음에도 고집을 버리지 못한다면 어리석은 것이다. 한겨울 차가운 북풍한설을 견디기 위해서는 두꺼운 옷으로 자신을 꽁꽁 싸매야 한다. 그렇게 해야 고통스러운 겨울을 무사히 넘길 수 있다. 그러나 어려운 목표를 달성해 봄이 왔다면 두껍고 단단해 가시도 뚫지 못하는 갑옷은 벗어 던져야 한다. 대신 가볍고 얇은 옷으로 갈아입고 부드럽고 일상적인 세상과 호흡을 맞춰야 한다.

또한 말과 행동뿐만 아니라 생각도 부드럽고 유연하게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 고대하던 봄이 왔으니 어렵게 얻은 씨앗을 천지사방에 뿌릴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갑옷 같은 한겨울 외투를 입은 채로 씨앗을 뿌린다면 괴상한 짓으로 보일 것이다.

상류층일수록, 엘리트일수록 고집과 자만의 함정에 빠지면 더 큰 위기를 맞게 된다. 높은 곳에 오래 존재할수록 자기가 옳다는 확신에 둘러싸이게 되기 때문이다. 홀로 자수성가한 사람도 마찬가지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성공했으니 앞으로도 그대로 행동하면 잘 나갈 거로 생각한다. 착각이 고집과 결합해 더욱 공고해지면 위험한 독초를 꽃 피운다. 결국 시간이 지난 후에야 지금까지의 확신이 허상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고집이 무조건 나쁘다는 뜻이 아니다. 다만 고집을 지니고 끝까지 밀어붙여 높은 꼭대기에 올라섰다면, 그다음 단계에는 반드시 지혜와 안목(眼目)이라는 날개를 갖춰야 한다. 그래야 날갯짓으로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 높은 곳에서는 아차~ 하고 발을 조금만 헛디뎌도 추락하기 때문이다.

※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백재권 글로벌사이버대 특임교수

어렸을 때부터 자연의 섭리와 세상의 이치를 깨닫기 위해 명상과 기(氣) 수련에 매진했다. 대구한의대학교 풍수지리학 석사,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 박사를 취득했고, 교육학 박사를 수료했다. 중앙일보에 2년간 <백재권의 관상·풍수>를 연재했고, 네이버 오디오클립에 <백재권의 관상과 지혜>를 92회 연재했다. 2018년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신문사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의 요청으로 김정은의 관상에 대해 인터뷰했다. KBS, SBS, 채널A, MBN, 동아일보, 한국일보, 연합뉴스 등 다수 언론과 신문에 관상·풍수 전문가로서 출연 및 기고했다. 저서로는 <동물관상으로 사람의 운명을 본다>가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