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준의 이(齒)상한 이야기]
첫 이가 나오는 생후 6개월부터 치과 방문을
아동기는 칫솔질을 스스로 하는 습관 들여야
청·장년기는 증상 없어도 년 1~2회 정기검진
노년기엔 치근 우식증이 빈번해 예방이 중요

 모든 분께서 건강한 구강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은 가지고 계시지만 어떻게 해야 그럴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모르십니다. 그리고 치과에 방문하셔도 이상을 치료해 드리는 것에 집중하느라 예방에 대해서는 등한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대략의 연령대별로 어떻게 하면 잘하는 구강 관리일까에 대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영아기(태어나서부터 만 3세경까지) 

치과에 아이를 처음 데리고 방문해야 하는 시기가 언제라고 생각하시나요? 놀랍게도 첫 이가 나오는 생후 6개월 정도의 시기입니다. 부모님들께서 소아과는 태어나자마자 방문하시지만 치과를 방문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주 훨씬 늦은 시기를 생각하십니다.

하지만 그 생각을 바꾸셔야 합니다. 첫 이가 나오는 바로 그때 소아 전문 치과에 방문하셔서 앞으로 어떻게 구강 관리를 시켜주어야 하는가에 대해서 자세히 교육받아 숙지하는 것이 아기의 평생 구강건강을 위해서 매우 중요하답니다.

안타깝게도 많은 아기가 이 시기에 올바른 습관을 지니지 못하고 잠을 청하면서 모유나 분유를 먹다가 잠드는 습관은 치아를 상하게 하는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잠자는 동안 먹다 남은 모유나 분유에 아이의 치아가 담겨 있으면 그 속에서 충치균이 급속하게 번식하게 돼 치아우식증이 진행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아기가 자려는 분위기가 있으면 수유 대신에 보리차나 생수만 물려 재우는 게 좋습니다.

그래서 올바른 젖먹이는 방법을 적용하는 것부터가 아기의 중요한 충치 예방의 첫걸음입니다. 이후에 아기의 잇몸에서 점점 더 하얀 치아가 늘어나기 시작해 20개의 유치(젖니)열을 이루게 됩니다. 이때까지는 칫솔질에 협조적이지 않기 때문에 부모님의 올바른 지식과 실천이 더욱 중요합니다. 그리고 서서히 칫솔질 습관을 길러 주는 것도 필요한데, 치약을 잘 뱉을 때가 되기 전까지는 치약을 사용하지 않고 유아용 칫솔로만 닦아 주는 것이 좋습니다. 

만 6세 경에 영구치 어금니가 나기 시작하기 때문에 이 시기는 충치 예방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때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만 6세 경에 영구치 어금니가 나기 시작하기 때문에 이 시기는 충치 예방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때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아동기(유치원~초등 학령기)

이제는 칫솔질을 스스로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하는 시기입니다. 만 6세 경에 영구치 어금니가 나기 시작하기 때문에 이 시기는 충치 예방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때입니다. 올바른 습관을 통해 어릴 때부터 스스로 치아를 관리한다는 생각과 행동을 몸에 익도록 익혀야 합니다.

특히 잠자리에 들기 전에 간식을 줄이고 꼭 칫솔질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리고 스스로 칫솔질을 잘할 수 있을 때까지 부모가 수시로 점검해 주면서 치아를 청결하게 관리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영구 치열로 바뀌어 가는 과정 중에 새롭게 나오는 영구치아는 아직은 연약해 충치에 견디는 힘이 약하기 때문에 치과에서 예방에 효과적인 불소 도포와 치아 홈 메우기(충치가 잘 생기는 홈을 미리 메워서 충치를 예방하는 방법) 등으로 미리 예방을 해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결국 충치가 생겼을 때는 최대한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아이가 덜 힘들게 되며 향후 여러 가지 문제 발생 가능성과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 만 6세 이후에는 유치 앞니가 흔들리며 빠져 영구치로 바뀌기 시작하는데, 이때부터는 교합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유치가 흔들리지 않는데 안쪽에서 영구치가 올라오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충치가 심해 정상적인 시기보다 유치가 일찍 빠져 영구치가 제대로 자리를 못 잡는 경우도 있습니다.

부정교합은 윗니와 아랫니가 바르게 물리지 않는 상태로서 아이의 심리적인 위축, 부적절한 습관 발생, 성장장애 등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또 반대로 입으로 숨을 쉬거나, 혀를 내밀거나, 손가락을 빠는 부적절한 습관이 있는 경우에 구강 형태의 변화와 성장이 방해받아 부정교합이 악화할 수도 있으므로 잘 살펴 발견해 주어야 합니다. 

청장년기는 증상이 없어도 정기검진(1년 1~2회)을 받고 필요한 경우 치석 제거(스케일링)를 받아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청장년기는 증상이 없어도 정기검진(1년 1~2회)을 받고 필요한 경우 치석 제거(스케일링)를 받아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청소년기(중, 고등학생 시기)

이 시기에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학생이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공부하느라 매우 바쁘게 지내는 시기이므로 구강건강 관리가 후 순위로 밀리게 됩니다. 몸은 성인이지만 아직 정신적으로는 아동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시기이므로 부모님께서 마음을 놓으시면 순식간에 충치 등의 질병이 많이 발생하는 시절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부모님의 관심과 가이드가 더욱 중요한 시기입니다. 최소한 방학 때만이라도 올바른 칫솔질 습관을 익히고 있는지, 이상은 없는지 점검을 받아야 합니다.

청·장년기(대학생 이후 경제활동 시기)

이 시기에는 대학 생활 이후 사회에 적응하고 활발하게 교류와 경제적 활동을 처음 하는 시기이고 가뜩이나 신경 쓸 일이 많으며, 이제는 스스로 치과를 알아서 방문해야 하므로 더더욱 치과 정기검진을 받기 힘들 때입니다. 아프거나 불편한 증상이 있기 전에는 치과를 방문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다른 일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아 이로 인한 구강질환도 발생할 수 있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도 치과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증상이 없어도 정기검진(1년 1~2회)을 받고 필요한 경우 치석 제거(스케일링)를 받아야 하며, 치료를 받은 치아가 구강 내에 많은 경우 더 자주 검진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여성의 경우 결혼을 하게 되면 언제라도 임신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결혼 전 철저한 구강검진을 통해 치아우식증이나 잇몸 질환을 점검하고 있다면 조기에 깨끗하게 치료해야 합니다. 물론 임신 중에도 치과 검진 및 간단한 치료 정도는 받을 수 있지만, 유산 가능성이 가장 큰 임신 1기(1~3개월)와 태아의 성장으로 임신부의 거동 자체가 불편하거나 조산의 위험이 있는 임신 말기(7~9개월)에는 치료를 피해야 하므로 사랑니 수술 등의 치료는 미리 해두는 것을 권장합니다.

노년기로 접어들면 침이 잘 분비되지 않아  잇몸 질환과 노인성 치아 우식증이 생기기 쉽다. /게티이미지뱅크
노년기로 접어들면 침이 잘 분비되지 않아  잇몸 질환과 노인성 치아 우식증이 생기기 쉽다. /게티이미지뱅크

노년기(은퇴 이후)

노년기로 접어들면 침이 잘 분비되지 않아 스스로 깨끗해지는 자정작용이 줄어들어 구강 내 세균 번식에 이전보다 유리한 환경이 되어서 잇몸 질환과 노인성 치아 우식증이 생기기 쉽습니다. 또 노년기에는 잇몸이 점차 내려앉게 돼 치아 뿌리가 노출되고 그로 인해 치근 우식증(치아 뿌리에 충치가 생기는 현상)이 빈번합니다.

실제로 60세 이상의 70%가량에서 치근 우식증이 확인되고 있기도 합니다. 치근 우식증은 다른 우식증에 비해 발견도 쉽지 않고, 치료도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예방이 더욱 중요합니다.

그리고 정기검진을 받는 중에도 육안으로 칫솔질 시에 피가 자주 나고, 붓는다든지 단 음식에 시리고, 차갑고 뜨거운 음식에, 그리고 씹을 때 통증이 느껴지면 정기검진 시기 전이라도 치과를 방문해서 점검받는 것이 가장 좋은 관리 방법이 되겠습니다.

정기적인 치과 검진, 그리고 치과에서 알려드린 대로의 적절한 칫솔, 치실 사용법 등을 생활화한다면 80대에도 20개 이상의 치아를 유지하면서 건강한 구강 환경을 유지하실 수 있습니다. 실천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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