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준의 이(齒)상한 이야기]
성장기엔 치아 관련 사고 잦아
부러지거나 빠졌을 때 대처법
뿌리째 뽑힌 이는 심을 수 있어
환자분들이 치과에 내원하는 이유는 아주 다양합니다. 아무 불편한 곳 없이 정기검진을 위해서, 이가 아파서, 시려서, 이가 썩어서, 구멍이 생겨서, 교정을 원해서 등등. 그런데 그중에서 가장 놀라고 필요한 치료의 여정이 힘들며 오랫동안 지속되는 경우가 사고로 이를 다쳐서 내원하는 경우입니다.
충치의 경우는 평소에 칫솔질을 싫어해서 잘 안 하거나 단것을 많이 먹는다면 생길 수 있다고 예상할 수 있고 또 발생하더라도 당장 급하게 생각하지 않아서 차일피일 직업적인 일이나 다른 집안일 때문에 뒤로 미루어져서 한참을 지나서 치과를 방문하기도 하는데 부딪히거나 넘어져서, 또는 높은 곳에서 떨어져서, 사고 등으로 이를 다쳐 특히 부러진 경우에는 그 즉시 치과를 방문하게 됩니다.

이가 부러지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입술, 잇몸이 찢어지고 피가 철철 흐르는 상황이 되면 일단 아이건 성인이건 간에 놀라는 것은 물론이고 머릿속에 앞으로 겪어야 할 여러 가지 예상되는 상황들에 대해서 힘들어할 것을 우려하게 되고, 또 치료가 잘 된다고 하더라도 평생 따라다닐 그에 대한 후유증이 예상되기 때문에 심심치 않게 크게 낙담하는 모습을 보이는 분들이 많습니다.
가장 안타까운 경우는 학교에서 아이들끼리 놀다가 일어난 일인데도 불구하고 보호자들끼리 감정이 상해서 치료비에 대해 법정 소송까지 가는 경우입니다.
다치는 유형도 여러 가지입니다. 입술이나 잇몸에 가벼운 상처로 피는 나지만 간단한 지혈과 소독 정도만 해주면 더 이상의 치료가 필요 없는 경우도 있고, 찢어진 정도가 심해서 꿰매어 주는 봉합술이 필요한 상황도 있으며, 그중에서 치료 과정도 복잡하고 오래 소요되며 계속 후유증이 따라다니게 되는 경우가 치아의 부러짐(파절)입니다.
활동적으로 많이 움직이는 아이들은 운동하다가 뼈가 부러지는 골절상이 많은데, 이러한 외상은 놀라고 걱정스러울 수밖에 없는 엄청난 사건이긴 하지만 다행히 한창 성장 중인 아이들의 경우에는 늦어지지 않고 조기 진료만 잘 이루어진다면 일정 기간의 깁스(고정) 기간 후에 뼈가 다시 단단하게 붙어서 이전의 상태와 다르지 않은 완전히 치유된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의 부러짐(파절)은 상황이 다릅니다. 이는 부러진 뼈가 붙는 것처럼 이전 상태로 되돌아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자주 발생하는 외상의 양상과 예방, 대처법, 그리고 치료 방법에 대해서 정리를 해드리겠습니다.
1. 연조직 외상
치아 주위의 잇몸이나 입술이 충격을 받거나 날카로운 것에 찔려서 찢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피가 많이 보이기 때문에 많이 놀라게 됩니다. 하지만 이때 중요한 사실은 몸의 다른 부위와는 다르게 입안의 출혈은 생각보다 실제로 흘리는 피의 양이 적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너무 놀라서 당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입속에는 항상 침이 있고, 피가 나면 침에 피가 섞여서 실제 출혈량의 2~3배 이상 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치과에서도 놀라신 보호자에게 그것을 알려주고 안심시켜 주는 것이 가장 먼저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단 피가 나는 중심점을 찾아서 지혈을 시도해야 하고, 지혈만 잘 이루어지면 더 이상의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되도록 치과에 방문해서 검사받고 더 이상의 치료의 필요성이나 향후 관리 요령 등을 설명 들으시면 되겠습니다.
2. 유치(젖니)의 외상
아직 영구치가 나오기 전의 어린아이이면 그나마 영구치가 다치는 것에 비해서는 다행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나중에 영구치로 교환이 되니까요. 하지만 부모님의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어린아이가 다쳤으니 마음이 아픈 정도는 더 클 수가 있겠지요.
더하여서는 유치가 다쳤을 때 이미 유치 뿌리 끝에 위치하는 영구치배가 충격 때문에 손상되는 경우도 있습니다(어머니 뱃속의 태아가 산모가 넘어지거나 충격을 받았을 때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이것은 나중에 영구치가 나와보면 알 수 있습니다.
3. 영구치의 치관(머리 부분) 파절
이미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치아는 부러지면 다시 붙지 않기 때문에 너무 여러 조각으로 부러지지 않았다면 접착성 재료를 이용해서 붙입니다. 그러나 부러지기 전의 상태 같지는 않기 때문에 강한 충격을 받으면 다시 분리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앞니 사용을 조심해서 해야 하고, 반복적으로 자주 떨어지게 되면 이를 완전히 씌우는 치료법(크라운)을 받아야 합니다.
4. 치근(뿌리 부분) 파절
이 경우는 잇몸뼈(치조골) 속에서 일어나 눈에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진단은 방사선으로만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다쳤을 때 이가 부러지지는 않았더라도 흔들림이 있다면 늦지 않게 치과를 방문해야 합니다.
뿌리의 어느 위치에서 부러짐이 발생했느냐에 따라, 그리고 뼈가 부러졌을 때 하는 깁스에 비유되는 스플린트 고정술로의 조기 처치가 되었느냐에 따라서 예후가 하늘과 땅 차이로 달라져서 이를 뽑아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성장 중인 청소년 시기까지는 임플란트 등의 시술이 제한되기 때문에 최대한 자신의 이를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꼭 기억해 주십시오.
5. 치아의 위치 변화
치아가 부러지지는 않았지만, 충격 때문에 밀려서 위치가 변화되는 경우가 성장 중인 아이들에게서 특히 흔합니다. 성인은 이를 감싸고 있는 잇몸뼈가 단단해서 다치면 주로 이가 부러집니다. 이때에도 빨리 치과를 방문해서 재 위치를 시킨 후에 스플린트 고정술이 시행됩니다.

6. 치아의 탈락
이 경우가 가장 놀라게 되는 상황일 것입니다. 이 또한 성인에 비해서는 아이들의 몸이 성장 중일 때 유연하기 때문에 많이 발생합니다. 치아에 가해진 순간 충격의 반작용으로 치아가 잇몸뼈로부터 완전히 분리되어서 마치 치과에서 이를 뺀 것처럼 빠져나오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에 미리 꼭 알아두셔야 하는 상식이 있습니다. 뿌리째 빠져나온 이는 다시 제 위치에 심을 수 있으며 그 성공률은 얼마나 빨리 심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때에는 반드시 빠진 이를 찾아서 최대한 빨리 치과에 내원해야 합니다.
또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빠진 이를 마른 티슈나 손수건 등에 감싸서 가져오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반드시 수분을 유지하도록 해주어야 다시 심었을 때 잘 붙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생리식염수나 우유 등의 액체를 구할 수 있으면 그 안에 담아서, 구할 수 없으면 입안에 넣고서라도 이동해야 한다는 것을 꼭꼭 기억해 주십시오!
인생의 많은 일들이 그렇듯이 갑자기 닥친 이러한 외상을 당했을 때 놀라고 당황하게 되면 상황이 더 나빠지게 됩니다. 옛말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빠져나올 수 있다’라는 속담이 이 경우에 딱 걸맞습니다.
다쳐서 놀랐지만 스스로를(아이를) 안심시켜 주시고, 피가 나는 부위를 차분하게 지혈하며, 혹시 이가 빠졌다면 마르지 않게 액체에 담가서 최대한 빨리 치과를 방문하는 사전지식과 차분한 대처가 이미 벌어진 상황에서 최상의 치유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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