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준의 이(齒)상한 이야기]
몸에 배면 수개월 지속돼 치열에 나쁜 영향 초래
원인은 스트레스···잘못된 습관 깨닫도록 해줘야
부모의 따듯한 관심·사랑에 거짓말 같은 효과가
한참 자라는 아이들이 성장 중일 때 손가락을 빤다든지, 혀를 내민다든지, 손톱을 물어뜯는다든지, 심지어는 인형이나 이불 등을 물고 있는 습관을 반복해서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며칠 하다가 중단하면 다행인데 완전히 몸에 배어서 수개월 또는 몇 년을 계속하게 되면 얼굴의 형태가 변형이 되어 치열 발육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가 있어서 꼭 신경을 써주어야 합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냐 하면 아이들의 성장 중인 뼈는 매우 유연하고 변화될 수 있는 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부드럽고 지속적인 압력이 가해지면 그에 따라서 형태가 변화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원리를 이용한 예가 다른 나라의 문화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주 옛날 중국에서는 ‘전족’이라고 해서 취학 전 여자아이들의 발을 일부러 성인이 될 때까지 천으로 단단히 매어놓아 발이 10cm 내외로 작고 뾰족하게 되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동남아시아 미얀마의 한 부족은 어릴 때 목에 금속 목걸이를 하나씩 계속 개수를 늘려서 끼워줌으로써 목을 길게 만드는 특이한 풍습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외부에서 전달되는 힘이 무리하지 않게 뼈의 형태를 변화시키려면 계속 성장이 이루어지고 있는 나이인 것이 유리합니다. 그래서 어릴 때의 구강 습관이 신경 써야 할 증요한 사안입니다. 만일 성인에게 그런 습관이나 힘이 강하게 작용하면 몸에 무리가 생기게 됩니다.

너무 강하지 않은 부드러운 힘을 지속적으로 부여함으로써 형태를 바꾸거나 치아의 위치를 바꾸어 주는 것이 비뚤어진 치아들을 마술처럼 가지런하게 만들어주는 순기능인 교정 치료이고, 손가락 빨기 등의 입 주위의 습관이 개선되지 않고 오랫동안 지속하게 되면 반대로 나쁜 쪽으로의 변화가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어린이들에게서 가장 많이 보이는 이러한 습관들은 공갈 젖꼭지 빨기, 손가락 빨기, 혀 내밀기, 입으로 숨쉬기(구 호흡), 입술·손톱 물어뜯기, 이갈이 등이 있습니다. 왜 이런 습관이 생기는지에 대해서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주된 원인 중의 하나로 심리적 스트레스를 꼽고 있습니다.
어린아이라 할지라도 마음속에 스트레스는 존재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런 습관이 너무 오래 지속되면 소아 전문 치과를 방문하는 것에 더해서 소아 심리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필요할 수 있습니다.
심리적 스트레스는 아이가 가정에서 적절한 욕구 충족이 되지 않았을 때 발생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첫째 자녀가 동생이 생겼을 때 부모의 관심을 동생에게 빼앗기게 되므로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아 대리만족할 수 있는 습관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필자의 경우에 큰아이가 갑자기 담요를 들고 다니면서 빠는 습관이 수개월 동안 있었는데 가만히 보니 그 시기가 둘째가 태어나서 부모의 관심, 사랑이 잠시 멀어졌다고 느껴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판단이 되었습니다. 다행히 몇 개월 안 가서 저절로 그만두었기 때문에 교정적인 문제가 생기지 않았지만 이럴 경우에도 오래 지속되는 경우에는 관심이 필요하게 됩니다.
오래 지속되는 구강 습관이 아이에게 생겼을 때 이를 중단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먼저 부모님께서 집에서 아이가 무의식중에 하는 습관을 스스로 깨달아서 그만둘 수 있도록 알려주는 리마인드 방법을 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절대로 아이를 꾸짖거나 야단치시면서 중단하도록 하면 안 됩니다. (더 스트레스가 되므로)
아이의 눈높이에서 아이가 본인도 모르게 그런 습관이 생겨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런 습관이 지속되면 나타날 수 있는 좋지 않은 결과들(인터넷에서 관련 사진 등을 얻을 수 있습니다)을 알려줌으로써 스스로 자각해서 중단할 기회를 주는 것이 가장 최상의 방법입니다.
물론 알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어린아이가 금방 습관을 끊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마시고 약간이라도 개선이 보인다면 칭찬해 주고 격려해 주면서 서서히 나아지도록 하십시오. 이것은 배변 습관을 들이는 것과 매우 유사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만일 심리적인 방법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에 해볼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아이의 허락하에 아이가 그 습관을 하려는 순간 깨닫게 할 수 있는 장치를 하는 것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손가락 빠는 습관을 지닌 아이의 빠는 손가락에 반창고를 붙이거나 쓴 약을 발라줌으로써 손가락이 입으로 들어가는 순간에 그것을 느끼고 오히려 그 습관에 의해서 불쾌함이 느껴지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다른 습관 중 하나인 입을 벌리고 입으로 숨 쉬는 습관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입술 사이에 면봉 같은 얇고 긴 물건을 물고 정해진 시간 동안 유지하도록 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벌리게 되면 이것이 떨어져 그 순간 본인이 입을 벌리고 있다는 것을 자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방법들의 단점은 아이가 벌을 받는 듯한 느낌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므로 신중하게 시도해야 합니다.
집에서 노력해 보는 방법으로 만 4~5세가 될 때까지도 중단이 안 되면 소아 전문 치과에 방문하시는 것이 좋고 아이의 상태에 따라서 특별한 장치를 끼도록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방법은 아이가 스스로 본인이 그러한 습관이 있으며 끊어야 좋다는 것을 충분히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장치에 대해서 부모님께서도 충분히 이해하는 지식과 관심, 그리고 아이가 그 장치가 불편하지만 끼는 것에 대해서 칭찬하고, 계속 잘 해낼 수 있도록 격려를 해주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무엇인가에 대해서 충족이 되지 못하고 부족을 느끼는 아이의 경우에는 특별한 전문적인 방법에 앞서서 부모님의 따듯한 관심과 사랑이 아이의 스트레스를 모두 해소시키고, 거짓말처럼 아이의 악습관이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꼭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관련기사
- [전승준 더봄] 우리 아이 치아가 갑자기 빠지거나 부러졌다면?
- [전승준 더봄] 비뚤비뚤 치아 교정, 치과 가기 전 살펴야 할 것들
- [전승준 더봄] 아기의 첫 치과 진료, 가장 적절한 시기는 언제?
- [전승준 더봄] 충치도 치아가 살아있다는 증거!
- [전승준 더봄] 치과 찾아 삼만리
- [전승준 더봄] 칫솔질만으론 안 된다?···치아를 제대로 관리하려면
- [전승준 더봄] 구강 관리, 연령대별로 살펴야 할 곳이 다르다?
- [전승준 더봄] 치아 손상, 내 상태에 맞는 복구 방법은 뭘까?
- [전승준 더봄] 무심코 하는 칫솔질, 구강 건강을 해칠 수도
- [전승준 더봄] 스케일링에 관한 오해와 진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