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준의 이(齒)상한 이야기]
우리가 무심코 받고 있는 스케일링!
많은 오해가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알아봅시다!

치과에서 가장 흔하게 받는 치료가 아마도 스케일링일 것입니다. 그런데 스케일링이라는 용어는 정식 명칭이 아닙니다. 원래는 ‘치석 제거술’ 이라고 해야 하는데 치아에 붙은 치석을 제거하고 치아 표면을 매끄럽게 하는 이 치료법이 물고기의 비늘(scale)을 벗기는 행위와 비슷하다고 해서 진행형 ‘ing’를 붙여 스케일링(scaling)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나름 열심히, 꼼꼼하게 칫솔질하고 치실도 사용해 가면서 노력함에도 불구하고 치아에 혀를 대보면 매끄럽지 않고 뭔가가 붙어 있는 것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그 부위를 아무리 반복해서 닦아보아도 개선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치과를 방문하면 치석이 생겼으니 치석 제거술을 받으라고 권유받게 됩니다.

치석은 성인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초등학생 정도의 어린아이 치아에도 치석이 붙어있을 수 있고, 마찬가지로 동일한 처치를 받을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치석은 성인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초등학생 정도의 어린아이 치아에도 치석이 붙어있을 수 있고, 마찬가지로 동일한 처치를 받을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성인만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초등학생 정도의 어린아이 치아에도 치석이 붙어있을 수 있고, 마찬가지로  동일한 처치를 받을 수 있는데 보호자분들께서는 어린아이가 무슨 스케일링이 필요하냐고 의아해하기도 합니다.

보통 스케일링에 관해 서로 이야기할 때에 A 치과는 스케일링을 참 잘해, 하나도 안 아프게 해줘”, “B 치과 가지 마, 스케일링 받아보았더니 아예 잇몸을 잡아 뜯어 놓더라고”, “스케일링하고 나니 이를 파놓았는지 한 후부터 이가 너무 시려”, “스케일링한 후에 피가 얼마나 났는데. 난 밥도 며칠 못 먹었어, 그거 절대 하지 마” 등등 본인 각자의 경험이 마치 전부인 것처럼 말하게 됩니다.

상당히 잘못된 지식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아서 병원에서 입이 아프게 그건 아니라고 설명해 드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과연 스케일링이란 어떤 치료이고 어떨 때 받아야 하며, 얼마나 자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려드리려 합니다.

우리가 평소 음식물을 섭취한 후 칫솔질이 완벽하게 되기는 불가능하므로 소량의 잔여분이 치아와 잇몸 주위에 남아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여기에 세균이 합쳐져서 형성된 플라크(치태)가 붙게 되는데 이 치태는 딱딱하지 않아서 칫솔질로 없앨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치태를 오랫동안 제거하지 못하면 타액과 치아와 잇몸 사이의 공간에서 나오는 칼슘(Ca), 인(P) 등의 무기질이 더해져서 돌처럼 단단하게 굳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칫솔질로는 제거가 불가능해집니다. 크기가 점점 커지고, 세균의 독소가 염증을 일으키기 시작하면 잇몸만 붓는 것이 아니라 잇몸뼈(치조골)도 녹기 시작하고, 더 오래 방치하면 결국 치아의 뿌리를 지탱하는 뼈가 다 녹아서 이를 빼게 됩니다.

그러므로 가장 이상적인 것은 본인의 칫솔질 방법이 제대로 되고 있는가를 치과에서 점검받고, 혹시 플라크나 치석이 있다면 처치를 받는 것이 치주염을 예방하여 건강한 잇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하고도 쉬운 방법입니다. 그러려면 아무런 자각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 구강 내의 상태를 점검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치과 검진은 의자에 누워 공기를 불어보거나 탐침(바늘같이 뾰족하게 생긴 검사용 기구로 미세한 충치나 치석을 확인하는 도구를 이용해서 하는 검사)으로 치석의 형성 정도를 확인받게 됩니다.

이어서 방사선 사진을 촬영하여 눈으로 직접 확인되지 않는 잇몸 속 치석의 존재 여부 및 잇몸뼈의 상태를 체크하게 되고, 스케일링을 하게 되면 소요 시간은 치석의 양이나 환자의 협조도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보통은 15~30분 정도 소요됩니다. 하지만 오랜만에 치과를 방문해 많은 양의 치석이 쌓여있는 경우에는 하루에 모두 제거하는 것은 너무 무리가 될 수 있어 여러 번에 걸쳐 제거해 주기도 합니다.

스케일링이라는 술식은 이물질을 치아와 잇몸으로부터 분리해 내는 치료이지 치아를 갈아내는 치료가 아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스케일링이라는 술식은 이물질을 치아와 잇몸으로부터 분리해 내는 치료이지 치아를 갈아내는 치료가 아니다. /게티이미지뱅크

다시 한 번 강조드리지만 스케일링이라는 술식은 이물질을 치아와 잇몸으로부터 분리해 드리는 치료이지 치아를 갈아내는 치료가 아닙니다. 또 치아 미백 시술과도 혼동하시면 안 됩니다. 즉, 치아를 하얗게 하려는 치료가 아닙니다. 스케일링한 후 치아 색이 밝아지는 것은 누런색의 치석, 플라크와 함께 니코틴이나 외인성 색소가 함께 제거되기 때문이지 화학 재료를 사용해 색을 빼주는 치아 미백과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그러므로 스케일링 이후에 이가 시린 경우, 이를 갈아내서도, 화학적인 자극도 아닌, 차가움을 느끼는 노출된 치아 부분을 세균덩어리인 치석이 덮고 있다가 없어져서 느끼는 증상인 것입니다.

또 다른 오해는 스케일링이 성인만 받는 치료이고 6개월마다 꼭 해야 한다고 알고 있는 것입니다. 치아에 치석이 붙는 것은 나이와 관계가 없습니다. 다만 성인은 단순 치석에 더해 담배에 의한 니코틴 흡착이나 다른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로 치석이 어린아이보다 더 잘 생겨서 붙게 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치석이 많이 생기는 분은 3개월 정도의 주기로 정기적인 치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고, 평소 칫솔질이 잘 된다고 인정되고 구강 위생 상태가 양호하면 1~2년에 한 번 정도면 충분할 수도 있습니다.

결론입니다. 스케일링은 일상에서 너무나 흔하게 이루어지는 치료이지만 왜 받아야 하는지, 어떤 원리로 치석을 떼어내게 되는지, 얼마나 자주 받아야 하는지를 알고 받으시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스케일링 받는 주기를 길게 늘이기 위해서는 치석이 많이 생기는 부위인 아래 앞니 안쪽과 위 어금니의 뺨 부위를 다른 부위보다 2~3배 더 많이 칫솔질해 주는 것이 팁이 되겠습니다. 아무쪼록 기본적인 지식에 오늘 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성경제신문 전승준 (소아치과) 치과의사 pedojun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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