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정기검사 1주일 연장, 내일까지
은행장 피의자 전환에 회장실 압수수색
경영실태평가 결과에 보험사 인수 가부

우리금융지주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경영실태평가 등급 산출 일정이 늘어짐에 따라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우리금융에 대한 정기검사를 오는 22일까지 진행한다. 예상됐던 마무리 일정(15일)보다 1주일 미뤄진 것. 정기검사와 경영실태평가는 동시에 이뤄진다.
당초 우리금융에 대한 정기검사는 내년으로 예정됐으나 올해 부당대출 건 및 보험사 인수합병(M&A) 적격 여부 검사 등 중요한 사안이 다발한 관계로 당국은 일정을 앞당기기로 했다.
검사 및 평가 결과에 따라 우리금융의 포트폴리오 다변화 일정에도 변화가 생길 예정이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과 동시에 은행에 집중된 지주사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우리금융은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를 보유하지 않고 있었다.
계획에 따라 우리금융은 지난 8월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을 합병하고 우리투자증권으로 출범시켰다. 이는 임 회장 취임 후 거둔 첫 비은행권 M&A 성과로 우리금융이 증권업에 진출하는 것은 NH농협금융지주에 우리투자증권을 매각한 2014년 이후 10년 만이다.
우리금융은 이에 그치지 않고 보험업권 진출에도 나섰다. 지난 8월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소유한 중국 다자보험과 두 보험사에 대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SPA는 M&A의 한 방법으로 주식 매매 거래에서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권리와 의무 등 거래의 세부 조건을 규정하는 계약을 말한다.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을 인수해 자회사 편입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당국의 경영실태평가에서 2등급 이상을 받아야 차질이 없다. 마지막 경영실태평가가 진행됐던 2021년 우리금융은 2등급을 받았지만 올해 불거진 내부통제 부실로 인해 등급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은 우리은행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에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350억원 이상의 부당 대출을 내준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최근 조병규 우리은행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으며 지난 18일부터 전날까지는 은행장 사무실, 우리금융 회장실 등을 압수수색 했다.
지난 6월에는 경남 지역의 한 우리은행 영업점에서 직원이 100억원가량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9월에는 외부인의 허위 서류 제출로 인해 55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경영실태평가 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우리금융은 동양·ABL생명의 자회사 편입 승인에 있어 내부 준비만을 지속하고 있다. SPA 이후 진행된 과정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실태평가 결과 2등급 이상을 받더라도 우리금융의 두 보험사 인수가 순탄히 이뤄지리라는 보장은 없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9월 "우리금융이 (보험사 인수를) 검토 중인 것은 알았지만 계약이 체결됐다는 것은 신문을 보고 알았다"며 금융당국과 소통이 부족했음을 지적했다.
통상 경영실태평가 등급확정은 정기검사를 마치고 수개월 뒤에 이뤄진다. SPA 계약서에 쓰인 대로 최종 절차인 금융당국 허가를 내년 8월까지 받지 못하면 우리금융은 계약금을 날릴 위기에 놓인다. 위약금 규모는 인수 가격인 1조5500억원의 10%에 해당하는 1550억원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