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의 텐션업 갱년기]
좋아졌다고 방심한 목디스크
관리가 중요한 완치 없는 질환

날개뼈를 붙이고 가슴을 펴고 고개를 뒤로 젖히는 신전운동은 어디서든 틈틈이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날개뼈를 붙이고 가슴을 펴고 고개를 뒤로 젖히는 신전운동은 어디서든 틈틈이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연말이 되니 아무래도 신경 쓸 일이 많아졌다. 올해의 성과, 25년 사업계획 등을 정리하느라 사무실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도, 회의도 늘었다. 며칠 전 한창 회의하고 있는데 목뒤가 예사롭지 않았다. 몇 달 전 디스크 판정을 받았을 때 통증이 재현되는 것 같았다. 목에서부터 시작한 통증은 어깨와 팔, 손끝으로 내려오기 시작했고 무릎도 시큰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빨리 병원에 가야겠는데 회의는 마무리될 기미가 없고, 이러다가는 병원이 열려 있는 시간에 맞춰 갈 수 없겠다 싶었다. 다음날에도 아침 일찍 지방 출장 일정이 있어 병원 갈 시간을 낼 수 없다는 걸 알았기에 아픈 부위를 주무르며 나아지기만을 바랐다. 부서원 중 한 명이 목디스크 치료를 받고 있다는 게 생각난 건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그녀에게 급하게 진통제를 구해 복용했고, 그럭저럭 참을 만할 정도로 통증은 가라앉았다. 

마침 전주에 EBS 건강 프로그램 ‘귀하신 몸’에서 목디스크 관련 에피소드를 방송했다는 게 기억이나 집에 돌아가자마자 다시 보기로 시청했다. ‘돈 안 들이고 목디스크 낫는 법’이라니, 지금 나에게 이보다 혹한 제목이 있겠는가. 심각한 질환으로 수술 등의 조치를 해야 하는 상태가 되기 전에 식습관과 운동법 등 일상생활을 교정해 병을 예방하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프로그램의 취지는 건강에 이상을 느끼고 있는 사람이라면 주목할 수밖에 없다.

방송에는 30대부터 60대의 각기 다른 원인을 가진 목디스크 환자 3명의 사례가 등장했는데, 상태는 조금씩 차이가 있었지만 모두가 일자목에 목과 어깨 통증, 팔 저림으로 일상생활이 힘들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통증을 줄이기 위해 각자의 방법으로 셀프 마사지, 스트레칭 등을 하고는 있지만 나아지는 기미가 없던 이들에게 재활의학과 교수와 간호사, 물리치료사, 자세 전문가가 생활 속 지켜야 할 것들을 자세하게 설명해 줬다.

가슴을 펴고 고개를 뒤로 젖히는 신전 운동과 보폭을 크고 가볍게 걷는 운동, 목 주변 근육 마사지, 자세 교정, 배게 선택법 등 혼자서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목디스크 관리법을 설명하는데 하나하나 받아 적고 싶을 정도였다. 

마침 얼마 전 EBS 프로그램 ‘귀하신 몸’에 목디스크 관리법을 다룬 ‘돈 안 들이고 목 디스크 낫는 법’이 방송됐다. /사진=EBS ‘귀하신 몸’
마침 얼마 전 EBS 프로그램 ‘귀하신 몸’에 목디스크 관리법을 다룬 ‘돈 안 들이고 목 디스크 낫는 법’이 방송됐다. /사진=EBS ‘귀하신 몸’

평소 구부정한 자세로 좌식 생활을 하거나, 오랜 시간 책상에 앉아 근무하거나, 고개를 숙이는 작업, 오랜 시간 스마트폰 보기 등을 한다면 목의 커브는 사라지게 된다. 이렇게 일자가 된 목은 머리의 무게를 20kg 정도 느낀다는데 이는 정상적인 C 커브 목의 4배 정도다.

무게가 누르니 당연히 뼈 사이에 위치한 디스크에 압력이 가해지고, 결국 디스크가 뒤로 밀려 후방 섬유륜을 손상시킨다. 파열된 섬유륜 사이로 디스크가 탈출하고 이것이 신경을 눌러 염증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관건은 목의 커브를 다시 만들고 손상된 섬유륜을 다시 회복시키는 것이다.  

내 경우는 이미 엑스레이와 MRI를 통해 일자목의 목디스크 초기 판정을 받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목을 뒤로 젖힌 상태에서 통증이 있는지, 고개를 뒤로 젖힌 상태에서 좌우로 돌리고 압력을 가할 때 목이나 어깨, 팔로 통증이 뻗어가는지 알아보는 스펄링 테스트(spurling’s test)로 목디스크를 자가 진단해 볼 수 있다. 또 손을 들어 뒤통수에 대고 있을 때 오히려 통증이 주는 바코디 징후(bakody sign)가 있다면 마찬가지로 의심해야 한다. 이런 경우라면 얼른 병원에 가 진단받고 상태에 맞는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어떤 질환도 수술적 치료보다 보존적 치료가 우선이다. 방송에 출연한 김범석 교수(중앙대학교 광명병원 재활의학과)도 목디스크 수술을 받았더라도 영구적 치료가 되는 것이 아니기에 무엇보다 평소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말하며 신전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신전운동은 경추의 전만곡선(사람이 앉거나 서 있을 때 목에 생기는 자연스러운 곡선)을 되찾을 수 있는 운동으로 디스크의 찢어진 부분을 아물게 하고 튀어나온 부분을 장기적으로 들어가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 자기 상태에 맞는 운동을 찾아 꾸준히 실행해야 한다.

며칠 뒤 방문한 재활의학과 전문의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 “목디스크라고 해도 환자마다 파열 정도와 주변 근육 등 몸의 상태가 다릅니다. 질환에 있어 누구에게나 통하는 교정법이 있는 게 아니니 환자마다 증상과 전문가의 진단을 통해 환자에게 맞는 운동을 찾아가는 게 중요합니다. 또 무엇보다 방심하지 말고 계속 해야죠.” 

지난 번 진단과 치료 이후 괜찮아졌다고 생각하고 다시 이전 생활 습관으로 돌아갔던 게 문제였다. 항상 목과 허리의 커브를 생각하며 자세를 유지하고, 거북목 상태가 아닌지 유념하며 교정해야 했는데···. 목디스크는 완치가 없다고 하니 일상생활이 편해지려면 내 몸 상태를 유심히 관찰하고 생활 습관을 바꾸며 관리하는 수밖에 없다. 나를 더 자주 들여다보고 관리해 줘야 할 나이란 걸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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