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주담대 전년동기比 47% 급증
이용자 "대출 편의성과 낮은 금리"
금융계 "금융시장 안정성 위협"

인터넷은행 3사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4조4000억원에 달한다. 사진은 인터넷은행 중 하나인 카카오뱅크. /연합뉴스
인터넷은행 3사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4조4000억원에 달한다. 사진은 인터넷은행 중 하나인 카카오뱅크. /연합뉴스

올해 국정감사에서 인터넷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이 가파르게 증가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인터넷은행들이 본래 설립 취지인 중·저신용 대출보다 손쉽게 수익을 올릴 주담대에 집중한다는 지적과 함께 인터넷은행 주담대의 순기능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주담대 잔액은 34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23조4000억원) 대비 약 47%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는 10.4% 늘었다. 김 의원은 "인터넷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을 급격히 늘리는 것은 포용적 금융을 목표로 한 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 취지와 맞지 않다"며 "급격한 대출 증가가 가계부채의 질을 악화시키고 금융시장의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에선 인터넷은행 주담대를 활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말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사회초년생 김민주 씨(여·28)는 "평일 새벽이나 밤늦은 시간, 주말 등 업무 외 시간에도 인터넷은행 주담대가 가능하다"며 "(시중은행 대비) 금리도 더 낮게 상품을 이용할 수 있어서 인터넷은행을 이용한다"고 했다.

또 다른 직장인인 전민규 씨(남·34)는 "인터넷은행의 주담대가 그렇게 큰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며 "집값이 오르는 속도를 고려할 때, 오히려 금융권에선 담보 가치가 더 높아져 안정적인 대출 관리가 가능한게 아니냐"고 말했다.

반면 기성 금융권에서는 인터넷뱅크에 대해 잇따라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사실 인터넷뱅크는 개별법에 따라 완화된 기준으로 설립 인가를 받았다"며 "공격적인 저금리 영업으로 주담대 규모를 단기간에 폭증시킨 것은 설립 취지에서 벗어난 영업 행태가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확대가 지나치게 빠르면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며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의 성장을 관리하면서 시장의 안정성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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