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위 한은 국정감사···이창용 증인 출석
"금리 인하와 구조적 요인 함께 봐야 한다"
50bp 내리면 부채를 부채로 막는 꼴 지속
"중립 금리보다 높다" 추가 인하 가능성 有

14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한국은행
14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한국은행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가 실시된 가운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참석해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의견을 밝혔다.

14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먼저 이 총재는 최근 단행한 기준금리 인하가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김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수출과 내수 성장력 격차로 연결 통로가 끊어졌고 내수 자체의 취약한 구조가 드러나고 있다"고 질의한 데 대한 답변이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도 분명히 역할을 하지만 여러 구조적인 요인도 같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한은에서 발표한 여러 구조조정 보고서가 그런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지난 11일 종전 3.50%였던 기준금리를 3.25%로 25bp(1bp=0.01%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뚜렷한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 효과가 점차 나타나고 있으며 외환시장 리스크도 다소 완화됐다"며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이 총재는 11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50bp 내리는 '빅컷'을 단행하지 않았던 것과 관련해 부동산 가격 급등 리스크를 꼽았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50bp 인하 시 부동산 수요층에 이제 부동산을 살 시기가 됐다며 부동산 가격이 커져 버릴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부동산은 한번 올라가면 다시 돌아오기 어렵기 때문에 기대 심리를 잘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 금통위의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10월 금통위에서 빅컷(50bp) 인하가 어려웠냐"고 물었다. 이에 대한 답변으로 이 총재는 "자영업자, 소상공인 생각하면 금리 크게 낮추고 싶지만 부채로 부채를 갚고 부채를 유지하는 건 중장기적으로 어렵기에 한 축에선 이걸 조정해야 한다"며 "경기만 보고 금리를 내리면 중장기적으로 많은 고통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중립 금리 관련 질의에서 "현재 실질금리는 중립 금리 상단을 조금 넘는 수준"이라고 답변했다. 이는 향후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중립 금리는 경제 부양·긴축, 과열과 침체 중 어느 쪽도 아닌 금리 수준으로 실질금리(기준금리에서 물가상승률 또는 물가 목표치를 제거한 금리)의 중립 수준을 뜻한다.

이 총재는 앞서 중립 금리 도달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지난 5월 30일 열린 한국은행 국제콘퍼런스에서 이 총재는 "중립 금리는 매우 학술적인 개념이라 이해하기 어렵지만 통화정책에서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며 "실질금리가 (중립 금리) 범위의 상단에 있는지, 또는 하단에 있는지를 비교해서 통화정책 스탠스를 판단한다"고 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한은에서 금융 안정을 고려한 종합적인 중립 금리 수준을 물었고 이에 대해 이 총재는 구체적인 숫자를 말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숫자가 나오는 순간 시장에서 금리를 조정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은은 앞서 한국의 중립 금리 추정치를 -0.2~1.3% 수준으로 제시한 바 있어 명목 중립 금리 범위는 1.8~3.3%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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