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주의 Good Buy]
남자들도 피부 관리하는 시대
귀찮고 번거로운 '모델링팩'
기다림의 미학, 확실한 효과

깨끗한 피부는 좋은 인상을 준다. /권혁주
깨끗한 피부는 좋은 인상을 준다. /권혁주

좋은 피부는 좋은 인상을 준다. 따지고 보면 화장술도 잡티 없이 깨끗한 피부를 연출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마치 깐 달걀처럼 말이다. 피부관리 하면 으레 여자들의 영역으로 여겨왔는데, 요즘은 '그루밍족(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들을 일컫는 신조어)'이라 해서 남자들도 피부 관리에 관심이 많다. 필자도 그중 하나다.

피부 관리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아무래도 방송 일의 특성상 보이는 이미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좋은 인상, 좋은 외모를 가꾸는 게 남자로서도 미덕인 시대. Good Buy 네 번째 이야기는 수많은 피부 관리 홈케어 중 한 가지를 추천해 보려 한다. 비록 조금 귀찮지만 확실한 효과가 있는, '모델링팩'이다.

모델링팩이라는 용어가 생소할지도 모르겠다. 피부과에서 쓰는 고급 기술(?)인지라 피부관리에 특별히 공을 들이는 경우가 아니라면 용어 자체를 낯설게 느끼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만약 그렇다면, 이번 Good Buy를 통해 알게 되었으니 기회가 되면 한번 집에서 해 보기를 적극 추천한다. 왜냐하면 (뒤에서도 얘기하겠지만) 피부 개선 효과가 좋기 때문이다. 가까운 올리브영 매장을 가보거나, 네이버 검색창에 ‘모델링팩’이라고 검색만 해도 다수의 제품을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만나볼 수 있다.

모델링팩 /권혁주
모델링팩 /권혁주

그래도 한번 짚고 넘어가자면, 모델링팩은 마스크팩의 한 종류다. 흔히 마스크팩 하면, 얼굴 모양의 종이 시트에 에센스 성분을 담은 ‘시트 마스크’를 떠올린다. 포장된 마스크팩을 뜯어 얼굴에 붙이기만 하면 쓸 수 있기 때문에 간편하다. 그와는 달리 모델링팩은 과정이 퍽 번거롭다. 

모델링팩은 분말 형태의 팩을 물 또는 액체와 섞어 고체 형태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밀가루와 물을 섞어 만드는 부침개 반죽을 떠올리면 쉽다. 보통 분말과 액체의 비율은 계량컵을 사용하여 1:1로 섞는다. 그렇게 만든 팩을 스패출러에 떠서 얼굴에 골고루 발라준다.

피부에 흡착해 공기를 차단하고 영양분을 그대로 피부에 침투시키는 원리인데, 피부를 진정시키고 모공 수축 및 노폐물 제거 등의 효과가 있다. 그렇게 20~30분 정도 얼굴에 팩을 붙이고 있다가 떼어내면 되는데, 시트 마스크처럼 벗겨내어 버리는 게 아니라 세안을 한 번 더 해서 얼굴에 남아 있는 잔여 팩을 씻어내야 한다.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그렇게 비로소 1일 1팩이 끝난다.

모델링팩을 스패출러로 얼굴에 바르는 모습 /권혁주
모델링팩을 스패출러로 얼굴에 바르는 모습 /권혁주

이렇듯 번거롭고 귀찮은 작업임에도 필자가 모델링 마스크팩을 애용하고 추천하는 이유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일교차 때문에 피부가 쉽게 건조해지고 민감해진다. 필자의 피부 고민은 보습과 진정인데, 아마도 같은 피부 고민을 하는 분들이라면 솔깃할지 모르겠다. 꽤 만족스러운 결과를 경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아닌 줄 알면서도) 드라마틱한 효과를 기대하기 마련인데, 성격 급한 필자도 이 모델링팩을 처음 경험했을 때 눈에 띄게 좋아진 안색과 촉촉한 피부에 놀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귀찮음을 조금만 이겨내면 피부과에서 비싼 돈 들여가며 해주는 모델링팩의 위용(?)을 집에서 느낄 수 있다.

무언가를 사서 쓸 때 당장의 편리함에 취해 사게 되는 것들이 있다. 특히 SNS에서 만나는 소위 ‘신박한’ 상품들을 혹하는 마음에 샀다가 한두 번 사용하고 그대로 짐이 되어버린 경우가 많았다. 그런 소비를 몇 번 경험하고 나면 '다음에는 신중하게 사야지' 다짐하면서도 사람 마음이 간사한 게, 조금만 쉬워 보이고 편해 보이면 지갑이 스르르 열린다.

귀찮고 번거로움은 어쩌면 우리가 물건에 애착을 갖게 되는 시간이 아닐까 싶다. 쉽고 빠른 게 미덕인 세상이다. 그런 가치를 지닌 물건들이 화려하게 주목받고 널리 팔리지만, 때로는 세상에는 분명한 목표를 위해 시간을 인내해야 하는 것들도 있다. 물건 하나를 쓰더라도 어떤 건 마음이 가고, 어떤 건 마음이 가지 않는 것도 그런 삶의 태도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 아닐까?

휴대전화와 문자로 소통이 편리해졌지만 때때로 손 편지가 그리워지는 마음처럼, 물건 하나에 깃든 귀찮음과 번거로움과 기다림의 감성이 괜히 소중하게 느껴진다. 모델링팩에서 어쩌다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지만, 모델링팩 한번 해 보시라. 여러분과 그 감성을 함께 느껴보고 싶은 환절기,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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