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집계 올해 손실 약 2.5조
불확실성 커져 더 늘어날 가능성

해외 상업용 부동산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국내에서 투자한 자산에서도 손실이 커지고 있다. 재택근무 등 영향으로 오피스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져 추가 손실도 우려스럽다.
24일 금융감독원 '2024년 3월말 기준 금융회사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현황‘에 따르면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규모 57조 중 손실 우려 금액은 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대체투자는 주식이나 채권 같은 전통적 투자 상품이 아닌 다른 대상에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전체 투자 규모를 업권별로 보면 보험이 31조3000억원으로 57%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은행 12조원(21.0%), 증권 7조8000억원(13.8%), 상호금융 3조7000억원(6.4%), 여신전문금융 2조1000억원(3.7%), 저축은행 1000억원(0.1%) 순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상황은 고금리가 계속되면서 미국‧유럽 등 해외 부동산 시장 경기 회복이 늦어지는 데 영향을 받았다. 이에 손실 우려가 있는 기한이익상실(EOD) 발생 자산이 증가하는 등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OD는 채무자의 신용위험이 높아져 금융기관이 만기 전에 대출금을 회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EOD로 인해 선순위 투자자의 매각이 결정되면 중·후순위로 투자한 국내 금융사들이 손실을 볼 수도 있다.
올해 3월말 기준 국내 금융회사가 투자한 단일 부동산 사업장 34조5000억원 중 2조5000억원(7.27%)에서 EOD 사유가 발생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의 경우 2018년 10월 투자한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트리아논 빌딩에서 지난 6월 EOD가 발생했다. 트리아논 펀드는 총 3700억원 규모로 설정, 공모펀드와 사모펀드로 나뉘어 자금이 모집됐다.
이 빌딩 관련 펀드의 당초 만기일은 2023년 11월 30일이었고 올해 만기일을 연장하는 변경 계약을 맺은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대주단이 변경 계약 연장을 거부하면서 트리아논 펀드가 조달한 차입금과 관련한 EOD가 발생한 것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대주단 측이 추가 질권 설정 요구 등 무리한 조건을 재연장의 조건으로 제시하면서 협상이 불발됐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엔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소재의 스테이트 스트리트 빌딩 건물주 파산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 1800억원을 투입한 다올자산운용의 재간접펀드도 EOD가 발생해 원금 회수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현재로서 해외 부동산 투자규모가 총자산 대비 1% 미만이라 손실흡수능력을 감안하면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본다. 다만 업계에선 향후 추가 손실 우려돼 대비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규모가 11%가 넘고 2년 뒤에는 30%를 뛰어넘게 된다”며“지금이야 손실 흡수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해도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등 영향으로 오피스 시장에 빠른 변화가 일어났고 향후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추가 손실 가능성이 커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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