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중앙회 부채비율 787%
은행 자본비율 평균 못 미쳐
지역조합 대출연체금 2조원대

올해부터 추진될 예정이었던 Sh수협은행의 금융지주사 전환이 답보 상태에 빠졌다. 중앙회와 지역 조합 건전성 악화에 수협은행이 자금을 조달해야 할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수협은행 자체의 자본여력도 좋지 않기 때문에 종합금융지주 체제로 전환까지는 상당 기간이 걸릴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수협 조합의 대출 연체금은 2조3620억원으로 3개월만에 2849억원 늘었고 연체율은 6.08%에서 6.85%로 높아졌다. 중앙회 부채 비율은 지난 8월 기준 787%까지 올라갔다.
지역 조합의 건전성이 악화하자 중앙회는 부실채권 정리를 위한 'Sh대부'(가칭) 설립을 추진한다고 22일 밝혔다. ‘Sh대부’는 전국 90곳 수협 회원 조합의 부실 채권을 매입·추심하는 중앙회 자회사다.
중앙회는 회원조합에 대한 지원 자금 규모도 3년 이내에 1200억원 더 늘릴 계획이다. 여기에는 수협은행 현금 배당과 브랜드를 사용하는 대가로 지급하는 명칭사용료가 동원된다. 올해 중앙회는 전년 대비 11.5% 올린 446억원의 명칭사용료를 수협은행에서 걷기로 했다.
이렇게 수협은행이 중앙회에 자금을 조달하는 상황이다보니 지주사 전환을 위한 인수합병(M&A) 추진은 무리라고 업계는 진단한다. 강신숙 수협은행장은 지난해 1월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목표로 내걸며 비은행 자회사 인수를 통한 금융지주사 전환의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적절한 인수 대상을 찾지 못했다.
수협은행의 자본여력도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금융회사의 손실흡수능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은행권 하위 수준이기 때문이다. 지난 6월말 기준 수협은행의 CET1은 12.17%로 국내 은행 평균(13.18%)에도 미치지 못한다.
올해 국감에서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은 지주사 전환 문제와 관련해 "필요는 하지만 여러가지 경제적 여건 상 보류 중"이라고 밝혔다. 김기성 수협중앙회 대표도 "은행업 금융지주화, 사업다각화를 검토하고 있고 저희도 필요하다고 인정하지만 은행과 중앙회의 자본 여건상 보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지주사 전환 추진이) 실질적으로 중단된 건 아니다"라며 "M&A 관련 문제는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