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연체액 22.5조 연체율 4.38%
새마을금고 3분기까지 2.1조 정리
매각 속도 단축·헐값 매각 방지 효과

상호금융사가 대부업 자회사를 세우는 이유는 외부 업체를 통해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것보다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고 채권 가격 보전 측면에서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상호금융사가 대부업 자회사를 세우는 이유는 외부 업체를 통해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것보다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고 채권 가격 보전 측면에서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건전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호금융사들이 대부업 자회사를 설립해 부실채권 청산에 돌입했다. 전문가들은 자회사를 통해 부실채권을 정리하면 보다 빨리 청산이 가능하고 '헐값 매각'을 방지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위원회로부터 받은 '상호금융업권 대출 및 연체 규모'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상호금융 대출금액은 513조7000억원, 연체 금액은 22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체율은 2022년부터 매년 증가세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0년 말 1.54%(6조2000억원) △2021년 1.17%(5조3000억원) △2022년 1.52%(7조6000억원) △2023년 2.97%(15조2000억원) △2024년 6월 4.38%(22조5000억원)이다.

이같은 상황에 일부 상호금융사들은 대부업 자회사를 세워 부실채권을 털어내기로 했다. 수협중앙회는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Sh대부(가칭) 설립 추진안을 통과시켰다. 전국 수협 회원 조합의 부실채권 정리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Sh대부는 30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사들일 계획이다.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조합으로부터 의뢰받은 부실채권을 매입한 뒤 추심이나 경·공매 등 회수 절차를 거쳐 연체 감축을 돕는 방식"이라며 "회수 결과 매각 이익이 발생한 경우 조합에 그 수익을 돌려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협중앙회도 지난 8월 부실채권 전문 자회사인 'KCU NPL(고정이하여신, 부실채권을 의미) 대부'를 출범시켰다. 신협중앙회의 제1호 자회사인 KCU NPL 대부는 자본금에 중앙회 등으로부터 대출받은 자금을 재원으로 전국 866개 조합의 부실채권을 사후 재정산 방식으로 매입한다. 향후 중앙회는 KCU NPL 대부에 900 원을 추가 출자해 부실채권 매입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상호금융사가 대부업 자회사를 세우는 이유는 외부 업체를 통해 부실채권을 매각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채권 가격 보전 측면에서도 자회사를 통하는 것이 유리하다. 일례로 새마을금고의 경우 손자회사 'MCI 대부'를 통해 지난 3분기까지 2조1000억원의 부실채권을 정리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자회사를 통해 부실채권을 매각하면 처리 속도와 가격 책정에 이점이 있다고 진단한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여성경제신문에 "NPL 전문 자회사를 보유할 경우에는 매각 협상에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부실 채권 정리에 가속이 붙을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많이 늘어나는 부분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이 된다. 부실채권의 가치를 높게 요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실질적으로 이런 계약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저축은행이나 캐피탈 등 제2금융권이 부실채권 처분에 나서기 때문에 (상호금융권에서는) 매각이 한꺼번에 쏟아지면 헐값 매각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NPL 전문 자회사로 빨리 처분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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