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의 Car톡]
당장 낮은 가격 집중하다 폐배터리 처리할 땐 '폭탄'

중국 전기차제조업체 조립 공정 /연합뉴스
중국 전기차제조업체 조립 공정 /연합뉴스

작년 후반부터 전기차 판매가 주춤하면서 배터리의 수급 조정도 커지고 있다. 전기차 공장 진행도 조정하고 있고 역시 글로벌 배터리 공장도 기공을 늦추거나 취소 또는 준공조차도 늦추고 있는 상황이다. 

하이브리드차가 인기를 끌면서 향후 수년 간의 계획에 하이브리드차 개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제작사도 많아지고 있다. 물론 이러한 회귀 특성은 내연기관차가 살아나는 것이 아니라 전기차의 공급이 주춤해지면서 오는 숨 고르기 시간이다.

전기차가 너무 빠르게 공급되다 보니 각 분야에서 경착륙 현상이 발생한 만큼 도리어 지금의 지연은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부품 협력사의 준비는 물론 정비 등 자동차 애프터마켓의 준비기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고 충전 인프라와 전기차 비상시 조치 방법, 전기차 화재 등 부정적인 요소를 제거하는 기간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배터리의 흐름도 크게 조정할 기회로 삼자는 것이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나라와 일본 중심의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인 NCM 배터리와 중국 기반의 리튬인산철 배터리인 LFP 배터리의 전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더욱이 앞서 언급한 전기차 판매를 촉진하고자 '반값 전기차'가 화두가 되면서 테슬라나 BYD 등 중국산 전기차의 전기차 가격 하락을 촉진하면서 가격이 저렴한 LFP 배터리 사용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히 NCM 배터리에 비하여 LFP 배터리가 가격은 낮고, 전기차 화재 등 내화성이 크다. 동시에 기술개발을 통하여 그동안 NCM 배터리에 비해 낮은 에너지 밀도도 높이는 등 다양한 장점이 누적되어 있다. 

그러나 아직 LFP 배터리는 NCM 배터리에 비해 약 20~30% 에너지 밀도가 낮고 무게나 부피가 커서 분명히 모빌리티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즉 사양에 따라 장단점이 큰 만큼 잘 선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대중 모델의 저가형 전기차에는 LFP 배터리의 장점이 큰 만큼 중국산 전기차는 물론 상해공장에서 제작한 테슬라의 모델Y 등 다양한 모델에 LFP 배터리가 장착되고 있고 국산 전기차에도 기아 레이, KG모빌리티의 EVX 등에도 이 배터리가 장착되는 등 더욱 확대되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중국산 LFP 배터리는 글로벌 '반값 전기차'를 화두로 본격적으로 보급 확대를 진행하고 있고 글로벌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이서 오직 NCM 배터리만 공급하는 국내 배터리 3사의 입장에서는 매우 불리한 상황이다. 

중국의 경우 CATL을 중심으로 NCM과 LFP 배터리 모두 무장하고 있는 반면에 우리는 오직 NCM 배터리만 생산하여 그만큼 활용할 수 있는 무기가 한정된 상황이다. 물론 내년에 국내 배터리 3사도 LFP 배터리를 생성하여 글로벌 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배터리 종류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문제는 LFP 배터리가 큰 장점이 누적되어 있고 '반값 전기차' 구현의 최고 활용 방법으로 적용되고 있으나 배터리 리사이클링 측면에서는 최악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중국에서 사용된 LFP 배터리를 폐기 처리하는 비용이 매우 큰 만큼 아무도 모르게 땅에 묻는 관행이 대부분이라는 측면에서 환경적인 측면에서 최악의 구조를 가진다. 즉 전기차 한 대당 약 500Kg이 넘는 배터리가 배출되는 만큼 이를 제대로 폐기 처리하지 못한다면 후추 환경적 오염은 심각하게 전개되기 때문이다.

최근 LFP 배터리의 리사이클 신기술을 개발하여 각종 부가가치를 높이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한계는 매우 큰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NCM 배터리는 배터리 리사이클링을 통하여 리튬이나 코발트, 니켈, 망간 등 대부분을 재활용할 수 있어서 향후 배터리 원료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도시 광산산업으로 불리기도 한다는 점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배터리 제조 기술이 있는 반면 배터리 원자재는 중국 등 해외 의존도가 100%인 만큼 앞으로 배터리 재활용을 통한 원자재 확보는 자원 독립을 위한 중요한 시작점이다. 

즉 황금알을 낳은 거위인 만큼 향후 2040년 정도에서는 폐배터리에서 나오는 리사이클링 원료의 비율이 광산에서 공급하는 원료의 비율과 거의 비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LFP 배터리의 경우는 리사이클링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원료가 리튬 일부인 만큼 기업에서 굳이 큰 비용을 들여서 리사이클링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중국에서 모두 땅에다 묻는 이유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최근 국산 일부 전기차 등에 LFP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은 당장은 낮은 가격으로 경쟁력을 높을 수는 있지만 향후 폐기할 때는 생각 이상의 비용이 수반되는 만큼 환경적 고려 부분이 중요하다.

필자도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환경부에 자문하였고 최근 환경부에서 발표한 대로 제작사에서 배터리 리사이클링을 책임지는 APR 제도 편입은 물론 LFP 배터리가 장착된 전기차를 활용하는 기존 전기차 소유자들에게 환경개선부담금 등 소급 적용에 이르기까지 고민하고 있는 부분은 적절한 대처라 할 수 있다. 

앞으로 쏟아지는 LFP 배터리는 폐배터리 활용 시 ESS용 등의 재사용은 가능하지만 재활용은 불가능한 만큼 확실히 구분하여 적용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정부에서 앞으로 전기차용 폐배터리를 폐기물이 아닌 재활용물로 개편하여 활성화시키겠다고 발표하였으나 NCM 배터리와 LFP 배터리의 구분을 확실히 하여 재활용 시의 구분 점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반값 전기차' 생산은 필수적인 요소로 등장하고 있고 배터리는 가장 중요한 대상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배터리가 개발되어도 대량, 경제적인 측면이 고려되지 못한다면 그림의 떡인 만큼 경제성이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당장은 NCM 배터리와 LFP 배터리의 쌍두마차 경쟁은 진행형이고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환경적인 요소를 포함한 전체적인 가성비가 누가 크게 부각될 수 있는가가 중요한 결정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가 더욱 중요하다.

국내 배터리 3사가 더욱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원천기술과 공정 기술 등 확실한 우위를 차지하는 요소로 무장하기를 바란다.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한국전기자동차협회와 한국자동차튜닝산업협회, 한국수출중고차협회 등 여러 자동차 협회의 회장을 맡고 있다. 세계인명사전(미국) 후즈 후 인 더 월드 (Who's Who in the World)에 2000년부터 2020년까지 21년 연속 등재됐다. 현재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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