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보호원 발대식서 강조
"예나 지금이나 불법 복제가 문제"
적정 비용 지불하는 플랫폼 필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8일 '저작권보호 바로 지금'을 주제로 열린 K-저작권 지킴이 발대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최영은 기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8일 '저작권보호 바로 지금'을 주제로 열린 K-저작권 지킴이 발대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최영은 기자

"KBS1 역사 스페셜 다큐멘터리 진행 당시 한 개발자가 조선왕조 500년 역사를 모두 담은 CD-ROM을 가져왔다. 당시 CD 두 장을 400만원에 샀는데 며칠 후 불법 해적판이 유통되면서 결국 그 개발자의 회사는 도산하고 말았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8일 '저작권보호 바로 지금'을 주제로 열린 K-저작권 지킴이 발대식에서 "지적재산권 침해가 창작자에게 얼마나 큰 피해를 주는지 직접 느꼈다"며 과거의 일화를 설명했다.

박물관에나 잠들어 있던 왕조실록이 당시의 새로운 기술인 CD로 번역 제작되면서 500년의 장대한 역사가 일반인의 눈앞에 펼쳐지기가 무섭게 5만원짜리 불법 복제품이 시중에 유통된 것은 인공지능(AI)이란 신기술이 등장해 창작인들을 위협하는 오늘과도 흡사하다.

지난 2008년 문체부 장관 재인 당시에도 저작권법 개정에 힘쓴 바 있다고 강조한 유 장관은 "과거보다 더욱 복잡한 저작권 문제에 직면한 오늘날 한국 창작자들의 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공정한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영준 대표가 이끄는 남녀 혼성 안무팀 '세임(SAME)'이 저작권 위협에 노출된 웹툰 작가를 연출한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이상헌 기자
최영준 대표가 이끄는 남녀 혼성 안무팀 '세임(SAME)'이 저작권 위협에 노출된 웹툰 작가를 연출한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이상헌 기자

"국민 모두가 동참해달라는 메시지"

이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보호원이 주최한 K-저작권 지킴이 발대식의 키워드는 '바로 지금'이었다. 국민 모두가 지금 바로 저작권 보호에 나서야 한다는 뜻이다. 이날 참석자들은 엄지랑 검지를 펼쳐서 검지를 바닥에 꽂는 시그니처 포즈를 취하며 K-콘텐츠 수호대를 자처했다.

콘텐츠 창작자, 대학생 서포터즈, 파트너스 기업 등 150여명으로 구성된 저작권 지킴이들의 발대식을 축하하는 공연에서도 창작의 열기가 물씬 느껴졌다. 700여 개의 K팝 안무를 창안한 최영준 대표가 이끄는 남녀 혼성팀 '세임(SAME)'은 열정적인 K-팝 댄스 공연을 1부와 2부에 걸쳐 선보였다.

1년 만에 신곡 '가장 찬란한 빛으로 쏟아지는'으로 돌아온 발라드 가수 '흰'(박혜원)이 8일 '저작권보호 바로 지금'을 주제로 열린 K-저작권 지킴이 발대식에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장세곤 기자
1년 만에 신곡 '가장 찬란한 빛으로 쏟아지는'으로 돌아온 발라드 가수 '흰'(박혜원)이 8일 '저작권보호 바로 지금'을 주제로 열린 K-저작권 지킴이 발대식에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장세곤 기자

"모두 오른손을 들어보세요. 오른손을 당겨 왼쪽으로 또 한 번 더 당기시고 다음엔 두 번 당기세요. 그리고 오른손과 왼손 만세 포즈를 취하면서 가스~! 가스~! 가스~! "

인기 드라마 '드림하이'의 주제곡 '드림하이'의 하이라이트 안무를 최영준 대표로부터 직접 배운 300명의 관객들이 흥겨운 동작을 함께 했다. 또 1년 만에 신곡 '가장 찬란한 빛으로 쏟아지는'으로 돌아온 발라드 가수 '흰'(박혜원)의 열창도 펼쳐졌다. 흰은 '저작권 바로 지금 홍보송'을 처음 선보이면서 '바지송'이라고 소개해 객석의 호응을 받았다.

공연 뒤에는 걸그룹 아이브와 백성현 배우가 영상 메시지로 축하를 전했다. 이어 최영준 대표를 비롯해 신일숙 한국만화가협회 회장, 박채린·신효림 대학생, 정민철 밀리의 서재 실장, 이호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실장 등이 유인촌 장관으로부터 배지를 받는 위촉식이 진행됐다.

대학생 지킴이로 위촉된 신효림·박채린 학생이 여성경제신문과의 인터뷰 후 '저작권 보호 바로 지금' 시그니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장세곤 기자
대학생 지킴이로 위촉된 신효림·박채린 학생이 여성경제신문과의 인터뷰 후 '저작권 보호 바로 지금' 시그니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장세곤 기자

박정렬 한국저작권보호원 원장은 여성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누누티비라는 그런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사건 이후 저작권 침해 행위가 사회적으로도 부끄러운 일로 인식되고 있다"며 "이제는 국민 모두가 다 같이 동참하도록 하기 위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지킴이로 위촉된 신효림·박채린 학생은 "대학생의 시선에서 설득할 수 있도록 문제 인식에 그치지 않고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힘을 쓰겠다"며 엄지와 검지를 펴서 아래로 찍어 내리는 시그니처 포즈를 취했다.

8일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에서 열린 발대식에서 저작권 보호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8일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에서 열린 발대식에서 저작권 보호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신일숙 한국만화가협회 회장은 "불법 유통 웹툰 이용자분들이 저작재산권 침해가 심각한 범죄임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해드리는 것이 기본 목표"라며 "저작권 관련 범죄 수사대를 다룬 인스타튠을 통해 이용자분들이 좀 더 경각심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튜브 구독자 168만명의 준오브다샤 크리에이터는 저작권 보호를 위한 구체적 대안으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입장에서 노래를 사용하고 음원을 사용하는 것은 필수 불가결하다"며 "정말 음원을 사용하고 싶다면 그 음원에 대한 저작권료를 지불하는 플랫폼이 일반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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