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녕의 사장은 처음이라]
말하는 소수가 도움 되는지 알고 싶다면
리더십에 대한 자기 객관화에서 출발해
구성원 다수의 생각과 의견을 파악해야

10%의 직원들이 90% 직원들의 업무 의욕을 떨어뜨리고, 동기부여가 안 되게 만든다는 것이다. /게티이미지뱅크
10%의 직원들이 90% 직원들의 업무 의욕을 떨어뜨리고, 동기부여가 안 되게 만든다는 것이다. /게티이미지뱅크

타운홀 미팅이 있는 날이다. 수평적인 조직 문화가 필요하다며 일부 직원들이 건의해서 생긴 월 1회 타운홀 미팅에선 직급과 관계없이 누구나 의견을 낼 수 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대표는 이 미팅에 불편함을 느꼈다. 매번 전 직원 중 10%에 해당하는 소수만 입을 열고, 이들은 항상 대표 생각에 반대해 부정적인 의견만 내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석에서 대표의 부족한 점만 얘기한다는 소문을 들은 후 대표는 이 10%의 직원들이 회사 분위기와 물을 흐린다고 여기게 되었다.

“대표님, 이번에 지시하신 프로젝트에서 저희 팀은 빠지겠습니다. 예산이 부족하다고 하니 결국 내부 인력이 다해야 하는데··· 업무가 너무 과중해서 어렵습니다.”

“대표님이 말씀하신 목표, 성과, 마감일 다 중요합니다. 그런데 저희 팀은 충원 없이 힘듭니다. 새로운 프로젝트 전에 저희 팀에 필요한 경력직 팀원부터 뽑아 주세요.”

대표는 새 프로젝트 2~3개로 빠르게 성과를 내야 그 이익으로 더 많은 예산 편성이든 직원 충원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인데 10%의 직원들은 매사 반대만 하고 나머지 90% 직원들은 항상 말을 하지 않아 도무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길이 없어 답답했다.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전 직원이 참석한 타운홀 미팅에서 대표 의견이라면 무조건 반대하는 10%의 직원들이 90% 직원들의 업무 의욕을 떨어뜨리고 동기부여가 안 되게 만든다는 것이다.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대변하기도 어려웠다. 사실 의견을 내지 않는 직원들은 10% 직원들의 의견에 동의하기도, 반대하기도 했다.

리더의 입장에서 리더가 인식하는 이 상황을 정리하자면, ‘10%의 직원이 90%의 열심히 일하는 직원을 선동하고 물을 흐리는 골치 아픈 상황’이다. 리더는 다른 직원의 업무 의욕을 상실케 하는 10% 직원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한다.

10%에 해당하는 직원의 관점에선 이 상황이 ‘우리가 용기 있게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고, 리더에게 적극적으로 개선 사항을 얘기하는 상황’이다. 리더에게 미운털이 박혀도 소위 총대 메고 목소리 내는 우리가 있어서 다른 직원들도 편하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리더가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가 있다. 90%의 직원, 즉 침묵하는 대다수 직원이 리더 의견에 주로 반대하는 10% 직원과 달리 표현하지 않는다고 해서 리더의 의견을 지지한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이다. 다수 직원이 자기 생각을 말하지 않는 이유는 그 자리가 의견을 내거나 소통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거나 되려 조직에 대한 로열티나 애정, 업무에 대한 관심도가 비교적 낮거나 소극적인 성향이거나 큰 탈 없이 회사 생활을 하고 싶어서 등 다양한 이유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어도 직원의 의견을 경청할 창구를 만들어도 리더는 조직 성장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직원의 의견을 솔직하게 듣기 쉽지 않다. 간혹 리더는 의견을 내는 10% 직원의 의견이 직원 전체의 의견을 대변하는 것은 아닌지 오해할 수도 있다. 앞장서 말하는 10%의 직원이 회사에 충성도와 열정을 가진 진짜 필요한 직원인지 혹은 다른 직원들을 선동하고 물을 흐리는 직원들인지 파악하려면 리더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리더가 자신의 리더십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리더로서 내 모습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파악해 자신의 리더십이 가진 강점, 보완할 점을 올바르게 알고 있다면 적극적으로 의견 내는 소수 직원의 의견이 업무, 성과, 조직의 성장에 정말 필요한 의견인지 구별할 힘이 생긴다. 다시 말해, 이 직원들이 ‘왜’ 이렇게 생각하고 표현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는 의미다.

가령 10%의 직원이 더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 보완할 점, 리더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점을 명확하게 짚을 수도 있지만 리더가 자기 객관화가 되지 않은 상황에선 이를 자신의 리더십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일 우려도 있다.

리더십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갖춘 다음 90%에 해당하는 표현이 적은 다수 직원이 가진 의견과 생각을 파악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소수 직원과 표현하지 않는 다수 직원의 생각은 충분히 다를 수 있다. 조직의 여러 업무를 맡은 다양한 구성원들의 의견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대화가 아닌 다양한 경로의 의사소통 채널을 활용하거나 직원과 개별적인 소통의 기회를 마련하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 모든 이슈나 아젠다(안건)에서 직원의 생각이 양분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며 직원들에게 ‘왜 그런 의견을 내는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 묻고 리더의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활용해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조직마다 상황에 따라 다른 해결책이 필요하지만 결국 리더로서 ‘자신의 리더십’과 ‘상황’에 대해 객관적이고 올바르게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다. 서로 다른 견해와 생각을 가진 구성원들이 같은 목표를 향해 가는 일은 당연히 어렵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직원들이 팀워크를 발휘하고 다른 의견을 조율하도록 만드는 것이 리더십이 필요한 이유다.

물론 채용 단계에서부터 업무 역량뿐만 아니라 조직 문화와 사내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적절한 인재를 채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리더로서 여러 상황에서 어렵고 괴로울 때가 많을 수 있지만 의외로 리더 지신의 자기 인식 과정에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 경우가 많다. 리더십에 대한 자기 객관화에서 출발하여 구성원 다수의 생각과 의견을 파악한다면 10% 보이스도 현명하게 담을 수 있는 귀가 열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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