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녕의 사장은 처음이라]
리더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만 하는 자리가 아냐
조직 공동의 이익과 성과를 위한 사람이 되어야

리더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만 하는 자리가 아니다. 리더는 개인의 이익과 편리함이 아닌 조직 공동의 이익과 성과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리더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만 하는 자리가 아니다. 리더는 개인의 이익과 편리함이 아닌 조직 공동의 이익과 성과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다. /게티이미지뱅크

A 부서장은 여느 때와 같이 오늘도 야근을 한다. 리더부터 야근, 초과 근무를 하며 워크홀릭으로 일하니, 직원들은 퇴근하거나 연차를 쓸 때마다 부서장의 눈치를 본다. 오로지 일 얘기만 하고, 취미 생활도 없이 평일, 주말 내내 일밖에 모른다. 이쯤 되면, A 부서장은 일하는 것 자체를 즐기고 좋아하는 리더다.

B 부서장은 오늘도 실행 과정에 필요한 디테일 하나하나를 정해주며 꼼꼼하게 챙긴다. “파란색보다는 보라색으로, 나눔고딕체로···.” 심지어 컬러와 폰트까지도 지시한다. 이 업무를 하는 직원들과 팀은 리더가 자신들을 믿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이 부서는 인력 변동이 잦고, 부서장의 관심과 디테일에 힘들어한다.

C 부서장의 하루 일정은 미팅으로 시작해서 미팅으로 끝난다.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사람들을 만나느라 매일 바쁘다. 사내 대부분의 미팅에도 꼭 참여해 의견을 낸다. 미팅을 많이 하는 리더와 함께 일하는 실무자들은 정작 일할 시간이 없어서 자주 야근을 하고 초과 근무를 한다.

D 부서장은 예산과 비용을 무조건 아낀다. 구두쇠 같은 리더 개인의 성향과 습관까지 더해져 사무실의 전기세, 수도세, 탕비실 비품 사용까지 항상 아끼라는 말만 한다. 중요한 프로젝트를 할 때 리더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필요한 비용마저 줄이는 것이다.

E 부서장은 회사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알고 직접 관리해야 직성이 풀린다. 신입사원의 업무 적응을 위한 교육부터 직원 간의 사소한 갈등까지 리더가 직접 개입한다. 자신이 모르는 일이 벌어졌을 때, 이 부서장은 감정이 상해 직원들을 나무란다.

위 5가지 리더 유형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 하는 리더’이다. 일을 너무 좋아해서 워커홀릭처럼 일만 하고, 본인이 전문성 있고 잘하는 분야에 대해 마이크로매니징을 하고, 사람을 만날 때 얻는 인사이트와 에너지를 좋아해 직원들과도 몇 시간씩 미팅을 하고, 근검절약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직원들에게는 잔소리처럼 아끼라는 말만 하고, 조직 내의 일은 전부 관심이 가서 모든 일을 본인이 다 알아야 하는 리더는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것만 하는 리더’라 할 수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만 하는 리더는 리더로서 성장하기 어렵다. 이런 리더들의 특징은, 자기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보려 하지 않거나, 자기 합리화를 한다. 본인에게 익숙하고 편한 것이기에 바꾸려 하지 않거나, 자기 확신이 지나치게 강해서 변화의 필요성을 못 느끼기도 한다. 자신이 변하기보다 리더인 자신을 중심으로 직원들이 자신에게 맞추기를 요구하기도 한다.

그러나 리더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만 하는 자리가 아니다. 리더는 개인의 이익과 편리함이 아닌 조직 공동의 이익과 성과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조직을 이끄는 리더’답게 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신이 좋아하는 일만 하는 리더는 리더로서 성장하기 어렵다. 이런 리더들의 특징은, 자기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보려 하지 않거나, 자기 합리화를 한다. /픽사베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만 하는 리더는 리더로서 성장하기 어렵다. 이런 리더들의 특징은, 자기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보려 하지 않거나, 자기 합리화를 한다. /픽사베이

첫째, ‘메타인지’ 능력 키우기

‘메타인지’란 내가 인지하는 것을 마치 제3자처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능력이다. 나는 어떤 리더인지, 직원들은 나를 어떤 리더로 생각하는지, 조직의 입장에서 나는 리더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자기 인식을 하는 것이 변화와 성장의 첫걸음이다. 리더로서 ‘메타인지’ 능력을 갖출 때,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만 지나치게 몰두하고, 때로는 합리화와 변명을 했던 자기 모습을 인식하고 바꾸어 나갈 수 있다.

둘째, 개인적인 편리함보다 조직을 위한 필요함 추구하기

마이크로매니징을 하는 B 부서장, 모든 일을 알고 본인이 관리해야 하는 E 부서장은, 직원을 믿지 못하거나, 본인이 편안한 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불편함을 느낀다. 그러나 리더는 모든 일을 혼자 다 하는 사람이 아니다. 일을 가장 잘할 수 있는 직원들을 알맞게 배치하고, 업무를 위임하고, 최선의 결과를 내도록 하는 사람이다. 리더는 개인이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보다 조직의 성과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 고민해야 한다.

셋째, 동기부여를 저해하는 부정적인 사고 대신 리더의 역할에 집중하기

리더는 내심 이런 불만을 가질 수 있다. ‘무조건 근검절약해야 인력 감축 없이 직원들에게 계속 급여를 준다(D 부서장)’, ‘직원들보다 내가 일을 더 많이 한다(A 부서장)’, ‘열심히 발로 뛰고 사람 만나는 일을 내가 다 한다(C 부서장)’.

그러나 리더 스스로가 ‘조직을 위해 나는 이렇게 노력하고 희생하는데, 직원들의 의식 수준이나 업무 역량은 너무 떨어지니 나만 힘들다’ 혹은 ‘조직에서 나의 이런 고충을 모른다’ 등의 생각을 한다면, 리더 스스로 희생자 프레임에 갇히게 되어 스스로 동기 부여를 떨어뜨리거나 혹은 리더의 그런 생각이 사소한 말이나 행동으로 표출되어 직원과의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

‘리더로서 나의 역할이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함께, 현재 역할 행동에 대한 성찰을 시작하는 것이 리더 자신과 직원, 그리고 조직의 발전과 성장에 도움이 된다.

처음부터 리더로 태어나는 사람은 없다. 리더십은 꾸준한 노력과 자기 계발의 산물이다. 리더 개인의 성향에 의존적이었던 리더십,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 하는 리더십도 리더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조직과 구성원의 특성과 상황에 맞는 리더십’으로 변화할 수 있다. 지금 내가 속한 조직에서 꼭 필요한 역할을 하는 리더는 어떤 모습일지 생각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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