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민비조' 두고 태도 달라져
총선 이후 '친문' 구심점 염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경남 창원 반송시장을 방문헤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경남 창원 반송시장을 방문헤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일 '더불어몰빵론'(지역구는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는 더불어민주연합)을 강조하자 "상승세를 멈추지 않는 조국혁신당을 견제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총선 이후 야권 재편의 주도권을 둘러싼 기 싸움이 시작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국혁신당을 견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전날 서울 송파구 잠실동 새마을전통시장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이 반드시 (원내) 1당, 과반이 돼야 한다. 우리가 (1당을) 놓치는 순간 국회의장이 그들에게(국민의힘에) 넘어가고 그렇게 되면 국회는 개혁 입법의 개악을 전혀 막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 연일 '민주당 단독 과반'을 호소하고 있다. 그는 지난 22일 "소수당은 조정훈 의원처럼 언제 고무신을 거꾸로 신을지 모른다(같은 편인 것 같아도 언제 돌아설지 모른다)"라고 했다. 그 다음 날에는 "우군이 아무리 많아도 아군 숫자로 결판이 난다"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5일 이 대표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만나 "(서로) 연대하고 협력해야 4월 총선에서 윤석열의 강, 검찰 독재의 강을 건널 수 있다"라고 했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당시만 해도 민주당 공천 파동으로 희석된 정권심판론이 조국혁신당의 부상으로 다시 불붙으면서 민주당은 조국혁신당의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에 투표) 주장에 큰 거부감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조국혁신당의 기세가 갈수록 거세지고 여러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연합보다 조국혁신당에 투표하겠다는 이가 더 많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민주당은 지난 20일 '조국혁신당 명예 당원' 발언을 한 박지원 후보(전남 해남·완도·진도)에게 경고 조처를 하는가 하면 당내에 '타당 지원 행위'가 확인될 때 비상 징계를 하겠다고 경계령을 내리기도 했다.

한편 이 대표의 이러한 견제구가 총선 이후를 의식한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조국혁신당은 문재인 정부 인사들을 주축으로 꾸려졌는데 이에 조국혁신당이 총선 이후 공천에서 탈락한 친문재인계의 구심점이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한겨레에 "총선에서 민주당이 과반을 얻으면 이 대표 중심으로, 국민의힘에 절반을 넘기고 조국혁신당이 선전하면 조 대표 중심으로 야권이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라며 "주도권을 이재명이 쥐느냐, 조국이 쥐느냐 갈림길에 서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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