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고 싶은데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도와주세요' 중년 여성분이 무작정 회사로 전화해서 하신 말씀이에요. 한두 분이 아니었죠. 취득한 지 오래된 요양보호사 자격증은 있는데 일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분들이었어요. 초보다 보니 기관에 바로 들어가기 두려워하셨죠. 케어파트너 맞춤 조건으로 적합한 요양 일자리를 매칭해 드렸어요. 이럴 때 케어파트너를 만들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구직 중인 요양보호사와 장기 요양 기관들을 연결해 각 지역의 돌봄 인력 수급 불균형을 해결하고 노인 돌봄 공백 최소화에 기여하는 노인 돌봄 스타트업 '보살핌'의 장한솔 대표를 만났다. 보살핌에서 론칭한 '케어파트너'는 요양보호사 구인·구직 서비스다. 요양기관과 요양보호사를 매칭해 준다. 최근 보호자와 요양보호사를 연결하는 C2C 보호자 이용 서비스도 제작했다. 병원 동행, 방문 재활, 비급여 입주 요양, 가사 돌봄 서비스 등 포괄적인 노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보호자 이용 플랫폼 '돌봄플러스'는 올해 2분기에 정식 론칭된다.

19일 공덕에 위치한 보살핌 사무실에서 장 대표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간략한 회사 소개 부탁드립니다.

"보살핌은 2021년에 어르신 대상 방문 요양·방문 목욕 센터로 시작했어요. 보호자가 서비스를 신청하면 보살핌이 직접 요양보호사를 채용해 교육 후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였죠. 그분들을 '보살핌 프로'라고 불렀어요. 또 어르신을 케어하는 데 필요한 용품 키트를 제작해서 공급하기도 했죠. 하지만 스타트업으로서 성장하는 데 한계를 느꼈어요. 빠른 성장을 할 수 있는 사업 방향을 모색하다가 우리가 요양보호사를 교육하는 것보단 요양보호사가 필요한 분들에게 연결해 주는 게 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했죠. 실제로 요양기관에선 요양보호사 구인난이 심각한 상황이었어요. 우리가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제공하도록 연결해 주는 게 필요하겠구나 싶었죠. 그렇게 2022년 요양보호사 매칭 플랫폼 '케어파트너'가 론칭됐어요."

—어르신 돌봄 서비스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이 분야에서 창업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많은 사람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가치 있는 서비스를 직접 만들어 제공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스타트업에서 쭉 일했죠. 그러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한국에서 앞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시니어 시장에 꽂히게 됐어요. 큰 임팩트를 주려면 어르신들의 고통을 해결해 주는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그 고통이 무엇인지 찾다가 가장 가까이 있는 제 가족부터 살폈죠. 그들의 공통점은 본인들의 부모를 돌보는 게 힘들다는 점이었어요. 더 구체적으로 보면 장기 요양 등급 신청이 어렵다는 점, 또 등급을 받더라도 서비스를 어떻게 받는지 잘 모른다는 점이었죠. 노인 돌봄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앞으로 10년의 세월을 투자할 만큼 가치 있는 일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노인 돌봄 분야에서 창업을 결심하게 됐죠."

—케어파트너 요양보호사 매칭 방법에 대한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케어파트너 매칭 서비스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케어파트너는 요양보호사가 설정한 지역을 중심으로 도보 15분, 도보 30분, 반경 3km, 반경 5km 내의 다양한 요양 일자리를 탐색할 수 있어요. 방문 요양, 입주 요양, 시설 요양 일자리를 지도에서 한눈에 볼 수 있죠. 플랫폼에 정보를 등록하면 신청한 일자리가 구인 중일 경우 카카오톡으로 알림을 보내드려요. 요양기관도 공고를 올려놓고 연락이 올 때까지 마냥 기다렸던 이전과 달리 요양보호사를 검색할 수 있어서 편하죠. 기관에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요양보호사에게 직접 일자리 제안도 할 수 있어요. 적극적으로 구인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론칭한 지 1년 반 만에 요양보호사는 8만명, 요양기관은 1000곳이 등록했어요. 제주도까지 전국 대상으로 지원합니다."

—7·1 요양보호사의 날 제정 청원 등 요양보호사 처우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계시는데요. 앞으로 요양 시장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궁금합니다. 요양보호사-수급자 노노케어 문제와 처우 개선을 위해선 어떤 방법이 좋을까요.

"케어파트너에서 매칭되는 데이터를 보면 요양보호사 평균 연령이 59세요. 60대 이상이 60%죠. 종사자분들이 나이가 많다 보니 생기는 문제가 오래 일하기 어렵다는 점이에요. 근속 연수가 짧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죠. 결국 신규 유입 인력이 그 자리를 채워줘야 하는데 인력은 점점 없어지는 추세예요. 필요한 요양보호사 인원수가 75만~80만명인데 실제 일하는 분은 65만~70만명이에요. 거기에 요양보호사 교육생까지 줄어들었어요. 1년에 30만명이었던 요양보호사 자격 응시자가 올해는 10만명 아래로 떨어질 예정이라고 해요. 나라에서 지원하는 교육비 지원 제도가 바뀐 탓이죠. 곧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상황에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최근 한국도 해외 인력 유입 관련 정책적 논의가 많이 되고 있어요. 일본, 호주, 독일은 이미 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죠. 국내에서도 농어촌이나 제철 분야에서는 이미 해외 인력을 유입하고 있듯이 요양 시장도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처우 개선에 대해서는 단순히 요양보호사에게 '돈을 많이 줘야 한다'기보다는 요양보호사라는 직업이 하나의 커리어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일본에는 대학교 갓 졸업한 젊은 사람도 요양보호사를 하는 경우가 꽤 있죠. 초급, 중급, 시니어, 케어매니저 과정으로 하나의 커리큘럼이 있어요. 케어매니저가 되면 연봉 5000만~6000만원 정도 벌 수 있죠. 그 이상이 될 수도 있고요. 요양보호사로서 경력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동기가 생기는 거예요. 경력을 발전시키면 그만큼 연봉 상승이 되니까요. 그런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올해부터 시범 사업으로 운영하는 요양보호사 승급제가 그 방향성이라고 기대하고 있어요."

—보호자-요양보호사를 연결하는 C2C 서비스 '돌봄플러스'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서비스인지 궁금합니다.

"기관-요양보호사 매칭 플랫폼은 장기 요양 등급을 받은 수급자가 이용할 수 있어요. 회사로 등급이 없는 어르신의 보호자 분들이 연락해서 구인할 수 없냐고 여쭤보는 경우가 꽤 있었죠. 등급이 있으면 기관을 통해서, 등급이 없으면 저희가 직접 요양보호사를 매칭하면서 구인을 도와드렸어요. 

보호자가 직접 요양보호사를 구인할 수 있는 C2C 서비스 플랫폼을 최근에 만들었어요. 정식 론칭은 올해 2분기에 될 예정이에요. 지금은 서비스별 비용을 계산해 보고 선택할 수 있을 정도로만 제공되고 있어요. 

추후 보호자 입장에서 요양기관을 선택하는 서비스도 만들고자 해요. 등급이 없으신 분들은 병원 동행이나 다른 비급여 가사 돌봄 서비스도 제공해서 어떤 요양 서비스든 저희 플랫폼을 통해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최적의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게 지원해 드리는 게 저희 최종 목표에요. 요양 서비스일 수도 있고, 더 나아가 의료서비스가 될 수도 있겠죠."

—케어파트너를 개발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 순간은 언제인가요.

"요양보호사들이 왜 유독 연령대가 높을까 생각해 보면 그분들은 마땅한 다른 일자리가 없어요. 저희한테 무작정 전화해서 일하고 싶은데 도와달라는 분들이 꽤 계셨어요. 요양보호사 자격증은 있는데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시는 거죠. 사실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바로 요양보호사로 일하기 위해 따는 분들은 많이 없거든요. 서비스 만족도 조사에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적는 칸의 80~90%가 '덕분에 취업해서 일하고 있어요. 감사합니다'하는 내용이에요. 이럴 때 울컥하면서 뿌듯함을 느껴요. 최근엔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노인 일자리 사업에 협력해 같이 지원하고 있어요.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일자리를 연결해 드리죠. 해당 사업에 협업한 온라인 업체는 저희가 최초라고 해요.

또 최근 내놓은 보호자용 서비스를 보면 이용자들은 항상 급해요. 대부분 당장 어르신을 모실 사람이 없는 분들이 신청하거든요. 보통 하루 이틀 만에 요양보호사를 구하기 어렵죠. 그런데 저희 서비스를 이용하면 수도권은 대개 하루 안에 매칭이 돼요. 보호자에게 연락이 오면 최대한 6시간 안에 연결해 드리고 있어요. 급하게 매칭된 경우에는 보호자에게 비용을 더 받고, 요양보호사분께 시급으로 더 챙겨드리고 있죠. 보호자와 요양보호사 두 분 다 만족할 수 있는 체계에요. 이렇게 서비스 운영이 원활히 진행될 때 감격스러워요."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노인 돌봄 스타트업으로서 향후 목표나 방향성은 무엇인가요.

"앞으로 노인 돌봄 영역에서 중요한 것은 정보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AI나 로봇이 개발되어도 노인 돌봄은 사람이 케어할 수밖에 없는 부분들이 있죠. 또 노인 돌봄을 마주하는 가족들은 항상 갑작스럽고 혼란스럽기 마련이에요. 이럴 땐 정보가 가장 중요하죠. 그래서 보살핌이 최종 미션으로 가지고 있는 게 '정보화 사업을 연결해서 누구나 노인 돌봄에 쉽게 접근하도록 하자'에요. 

배달 앱으로 맛집별 비교 후 선택할 수 있는 것처럼 노인 돌봄도 보호자든 업계 종사자든 케어파트너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비교해 보고, 본인한테 맞는 서비스를 선택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