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업무능력 시험 통해 직급 승급
최대 월 20만원 추가 수당까지 지급
후생노동성 "평균 직업 만족도 상승"

"요양보호사 일을 하면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은 입소자의 기저귀를 교체해 주는 업무에요. 중요 부위를 노출하다 보니 입소자가 가장 힘들어하거든요. 요양보호사 개인의 기술에 따라 입소자가 불편하지 않게 기저귀를 교체해야 하는데 개인별 능력이 아주 중요한 부분이에요. 저는 이번 업무 평가에서 기저귀 교체 업무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어요." -일본 개호복지사(요양보호사) 다츠코 미즈 씨
"저는 공격적인 행동장애가 강한 최중증 치매 환자를 센스 있게 대응하는 방법을 잘 알아요. 일단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고 그 말에 동의해 줘야 해요. 그래야 심리적으로 침착해지고 그 후 하면 안 되는 행동에 대해서 차근차근 말하면 잘 알아듣거든요. 입소자를 상대로 한 심리 케어 부분에서 좋은 점수를 받고 선임 요양보호사로 승급했어요." -일본 개호복지사 다나카 하츠코 씨
지난 9월 여성경제신문이 만난 일본 간사이 북서부에 위치한 효고현 아마가사키시의 사회복지법인 아카네의 마츠모토 마키코 이사장은 자체적으로 개호복지사의 개호 기술을 인증하는 '케어 마이스터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개호복지사 개인별 입소자 돌봄 능력에 따라 매달 평가를 진행하고 수당도 차등 지급한다.
직원 연차별 급여 체계를 폐지하고 오로지 개호복지사의 개별 업무 능력을 평가해 이에 따른 급여를 차등 지급하는 제도를 도입해 일본 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케어 마이스터 제도는 노인요양시설에서 자체적으로 매달 개호복지사를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한다. 시험은 필기(60~90분)와 실기(8~15분)로 구성된다. 시험 문제는 시설에서 자체적으로 출제하고 개호복지사 국가시험 등에 출제된 내용이 시험 범위이기 때문에 개호복지사는 매달 본인이 공부했던 내용을 복습하게 되는 셈이다.
모든 시험에 통과하면 '선임 개호복지사'가 되고 한 달 20만원의 수당이 월급 외에 추가로 지급된다. 개호복지사 후쿠다 노조미 씨는 "시험일은 직원들이 1년 중 가장 긴장하는 날"이라고 했다.

마키코 이사장은 "경험에 의존하기 쉽고 개호복지사별로 제각각이었던 요양 기술이 균일화되어 높은 서비스 수준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직원 입장에서는 급여를 올리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명확해졌다. 시설 종사 지원자도 진심으로 복지 일을 하고 싶은 사람만 지원할 수 있도록 분위기도 바뀌어 복지 서비스 질 향상에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래 근무한다고 해서 급여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경험에 의존하지 말고 누구에게나 기회가 있으니 스스로 기회를 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후생노동성이 2023년 5월 발표한 '개호복지사 업무 능력별 만족도 평가'에 따르면 마이스터 제도를 통한 직급 승급자는 그렇지 않은 개호복지사보다 평균 38% 업무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한국에서도 일부 법인 요양원이 해당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임재경 예가원 원장은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요양보호사의 개별 능력을 3개월, 6개월, 1년 주기별로 평가해 시험 통과자만 '요양사', '선임요양사' 등 직급을 분류했다"면서도 "직원의 업무 효율 제고 그리고 서비스 수급자에 대한 질 향상에 큰 효과가 있었고, 현재도 적극 도입되어야 하는 제도"라고 밝혔다.
다만 임 원장은 "국내에서는 수가 문제로 인해 현실적으로 실제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직급에 따른 수당 지급은 모두 요양원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운영에 어려움이 있는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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