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가자지구 지상전 임박
2006년 레바논戰 이후 최대 규모
이란 ‘대응’ 시사 “작전 멈추라”
국제유가 급등 브렌트유 90달러

14일(현지 시각) 이란은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실행한다면 이란도 이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3일 레바논 베이루트를 방문한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오른쪽). /AFP=연합뉴스
14일(현지 시각) 이란은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실행한다면 이란도 이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3일 레바논 베이루트를 방문한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오른쪽). /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지상전에 수만 명의 병력을 투입해 하마스 조직을 궤멸하겠다고 포고한 가운데 이란이 군사 작전을 멈추지 않으면 통제 불능 상황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방과 아랍권 전쟁으로의 확전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이에 국제유가는 급등세를 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4일(현지 시각) 뉴욕 유엔본부의 이란 대표부는 소셜미디어 엑스(X) 계정을 통해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와 대량 학살이 즉시 중단되지 않으면 상황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되며 광범위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그 책임은 유엔과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안보리를 막다른 길로 모는 국가에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이 이러한 입장을 낸 데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가자지구 지상전을 예고한 데 기인한다.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1300여명이 사망했고 3200여명이 다쳤다. 여성과 어린이 등 민간인 수십 명이 인질로 붙잡혔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지상전에는 이스라엘군 수만 명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06년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침공 이후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병사를 납치했고 이스라엘군과 충돌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지상전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전국에 병력을 배치해 전쟁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이스라엘 육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학살을 저지른 하마스의 궤멸과 그 지도자들의 제거가 목표"라며 "하마스는 가자지구를 군사·정치적으로 통치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하마스 고위 인사 야히아 신와르를 사살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 관계자는 이번 주말 공습이 계획됐지만 날씨가 흐린 까닭에 "며칠 정도" 지연됐다고 했다.

같은 날 이란은 유엔을 통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격을 계속할 경우 이란이 개입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유엔의 중동 특사 토르 벤네슬란드를 만나 이번 분쟁이 지역 전쟁으로 번지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에 인질로 잡혀있는 민간인들의 석방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란에는 ‘레드라인’이 있다면서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실행한다면 이란도 이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동 위기가 고조되면서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13일(현지 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4.78달러(5.77%) 상승한 배럴당 87.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브렌트유와 두바이유 선물도 각각 전 거래일 대비 4.89달러(5.69%), 2.75달러(3.15%) 오르며 배럴당 90.89달러, 90.12달러를 기록하는 등 또다시 90달러를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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