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교전국 아직은 나오지 않았지만
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높아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확대 목소리↑

10월 9일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은 가자지구 내 건물이 불에 타고 있다. /AP=연합뉴스
10월 9일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은 가자지구 내 건물이 불에 타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전쟁의 여파로 휘발윳값이 말 그대로 풍전등화다. 이스라엘이 산유국은 아니지만 주변국이 전쟁에 휩쓸릴 가능성이 커지며 정부도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 등 가격 안정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나섰다.

10일 신한투자증권이 발표한 속보 보고서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의 이슬람 무장단체인 하마스 간 군사적 충돌을 기점으로 국제유가가 4% 이상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국내 유가는 지난 8월 이후 1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10일 현재 휘발유 전국 평균 판매 가격은 1789.55원, 경유 가격은 1697.08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9일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한때 5.4% 급등한 87.24달러로 치솟았다. 영국 브렌트유도 9일 장중 89달러로 5.2% 수직상승, 88.26달러로 장을 마쳤다.

1973년 욤키푸르 전쟁 당시엔 이스라엘과의 직접 교전에 참여한 이집트, 시리아, 리비아, 이라크 등과 주요 산유국의 금수조치로 유가는 3배 이상 급등했다. 다만 현재는 이들 국가의 참전이 제한됐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산유국이 아닌 까닭에 과거와 같은 공급 부족은 나타나기 어려운 구조다.

걸프만의 한가운데 위치한 호르무르 해협. /구글맵
걸프만의 한가운데 위치한 호르무르 해협. /구글맵

임환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심 생산 능력이 안정적이고 수요 증가율도 과거 대비 둔화해 공급 차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란에 이어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팔레스타인에 지지 성명을 발표하면서 중동과 서방 진영 간의 갈등 지수는 높아졌다.

또 지금으로선 시리아, 레바논 등 주변국의 개입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 세계 공급의 20%를 차지하는 원유가 발이 묶일 수 있다. 임 연구원은 유가 상방 위험이 증대한 상황으로 분석하며 "주변국 개입 강도 등에 따라 유가 흐름이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이달 중순까지 유류세 인하 폭을 줄이는 것을 검토했으나 시장의 불안 심리가 확대되면서 인하 폭 확대 또는 연장 조치가 불가피해진 것으로 보인다. 김회재 국민의힘 의원은 "휘발유·경윳값이 12주간 연속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며 "유류세 인하 폭 확대도 적극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이번 사태가 향후 국내 에너지 수급 차질로 이어지지 않도록 산업통상자원부 및 유관기관과 함께 철저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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