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에서 나아가 영상으로
난독과 저조한 문해력이 요인
영상으로 편집한 인터넷 짤이 인기다. /유튜브 채널 '1분극장'
그동안 이미지로 보고 읽던 인터넷 유머 '짤'들이 이제는 유튜브, 인스타 등 주요 SNS 플랫폼에서 내레이션을 입혀 직접 읽어주는 영상으로 발전했다. '짤'조차도 영상으로 시청하게 된 것이다. '짤'이란 주로 인터넷상에서의 사진이나 그림을 말한다.
2023 오픈서베이 소셜미디어·검색포털 트렌드리포트에 따르면 유튜브, 인스타, 틱톡 등 주요 플랫폼 이용자가 접촉하는 콘텐츠 주제 중 '재미있는 글/화제성 있는 영상/이미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66%, 61.3%, 73.8%로 주제별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주로 시청하는 숏폼 콘텐츠 주제로는 '유머/개그(상황극, 패러디 등)'가 유튜브(48.2%), 인스타(49.8%), 틱톡(45.3%)으로 3대 플랫폼에서 모두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유튜브 유머 콘텐츠 채널 '1분극장'은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서 유명한 인터넷 짤을 내레이션이 추가된 영상으로 업로드하며 채널 내 인기 영상 top5 영상이 평균 조회수 690만을 넘어섰다.
여성경제신문이 게재하는 소셜러스 유튜브 급상승 랭킹에 따르면 지난 10일 자 인물/유명인 부문에서 유튜브 쇼츠 채널 '룩클립'이 구독자 및 조회수 상승률 5.97%를 기록하며 랭킹 6위에 올랐다.
'룩클립' 역시 인터넷 커뮤니티와 각종 콘텐츠 플랫폼 등에 확산된 짤을 영상으로 편집한 콘텐츠로 구독자 7만명을 넘겼다.
한 유튜브 시청자는 "인터넷 짤을 소개하는 쇼츠 영상만으로 조회수 800만을 기록하고 구독자를 7만명 넘게 보유하는 현상은 해당 분야의 영상 수요가 그만큼 높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수요는 긴 글을 못 읽는 현대인의 특징이 투영됐다.
2021년도 7월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의 16세부터 64세까지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문해력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근 한국 사회가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낮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평소 '읽기 습관' 관련 평가를 했을 때 '포털사이트 뉴스를 읽을 때 제목 정도만 읽는다' (42.2%), '카카오톡 문자도 다 읽지 않고 넘기는 문자가 많다' (24.4%), '3줄 이상 넘어가는 SNS 글은 잘 읽지 않는다' (21.1%)가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전문가에 따르면 글을 읽을 때나 대화할 때는 '능동적인 집중력'을 사용해 의도적으로 정신을 쏟지만 영상을 시청할 때는 '수동적인 집중력'이 사용된다. 수동적 집중력은 자극이 강한 대상을 대할 때 의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수동적으로 생기는 집중력이다. 뇌가 수동적 집중력에 익숙해져 반응적인 뇌로 길들여지면 능동적 집중력을 제때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이처럼 간단한 내용이더라도 글 대신 영상을 찾는 현상은 현대인의 난독과 저조한 문해력의 원인인 동시에 결과라고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