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발언에 지도부 진화
"모든 언행에 신중·유의할 것"

더불어민주당에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노인 폄하' 파문이 확산하자 당 지도부가 뒤늦게 진화에 나섰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구성원은 세대 갈등을 조장하거나 특정 세대에 상처를 주는 언행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고개 숙였다.
이어 "김은경 위원장이 노인 관련 발언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며 "민주당은 모든 국민의 말씀을 겸허하게 경청하고 배려하는 자세로 모든 언행에 신중하고 유의하겠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당이 추진한 노인 복지 정책을 부각하기도 했다. 그는 "(민주당은) 세대 간 갈등 해소와 노장청(노년·장년·청년) 정책 조화를 중요한 정책 기조로 삼아왔다"며 "기초연금의 도입과 확대, 치매 국가책임제 도입, 노인 일자리 확충, 경로당 냉난방비 예산 확충과 같은 노인 복지 정책을 추진하고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오늘은 아버지, 어머니 세대의 희생과 헌신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그러나 노인 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가장 높다. 슬픈 현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노인을 모시는 것은 국가 책무다. 또 젊은이의 미래를 국가가 책임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교훈이 되기도 한다. 어르신들의 안정적 생활과 건강한 삶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은경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성동구에서 열린 청년 좌담회에서 "자기(아들)가 생각할 때는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엄마 나이로부터 여명까지로 해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일대일로 표결해야 하냐는 것"이냐는 아들의 말을 두고 "되게 합리적이고 맞는 말"이라고 소개해 구설에 올랐다.
이후 혁신위도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사과할 일이 아니다"라고 일축해 논란은 커졌다.
결국 김 위원장은 전날 인천시당 사무실에서 "노인 폄하 발언으로 전혀 생각지 않는다"면서도 "그 예가 혹시라도 마음 상한 게 있다고 하면 유감스럽다"고 해명했다.
국민의힘은 맹공을 퍼붓고 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과거에는 사과라도 했지만 지금은 사과도 없이 적반하장인 것을 보면 실수가 아니며, 노인은 국민의힘 지지자들이니까 폄하해도 된다는 것이 민주당 본심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집단 이성이 붕괴되고 있다. 민주당의 노인 비하 발언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이렇게 후안무치한 적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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