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영의 쉘위댄스] (32)
막춤, 차차차 정도면 충분하다
남의 춤 보며 내 춤에도 응용을
크루즈 여행에서 춤을 못 추면 재미가 반감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춤의 비중이 높다. 그래서 크루즈 여행을 가려는 사람 중에 어떤 춤을 미리 배워 가면 좋으냐고 묻는 경우가 많다.
크루즈 여행 중의 춤은 크게 댄스 레슨과 오픈 댄스로 나뉜다. 댄스 레슨은 보통 하루 두 번 내지 전일 해상 일정 때는 4번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한 번에 30분에서 45분 정도까지 한다. 강사가 중앙 홀에 나와 춤을 추면 따라서 하는 방식이다. 주로 차차차 위주의 라틴댄스와 메렝게, 바차타, 람바다, 살사, 스윙 같은 클럽 댄스 위주로 가르친다.
에어로빅 수준의 라인 댄스 강습도 있다. 중국에 가면 공원에서 음악 틀어 놓고 많이 추는 춤이다. 특별히 어려운 춤도 아니고 잘 추는 사람도 없으므로 눈치 볼 것 없이 누구나 참여하면 된다.
오픈 댄스는 중앙홀을 중심으로 하루 종일 생음악이 연주되고 홀에 나와 누구나 춤을 추는 기회이다. 고객층이 대부분 중장년 내지는 노인층이라 첫날 70년대 음악부터 다음날 80년대, 그리고 그다음 날은 90년대식으로 귀에 익숙한 음악이 연주된다.

여기서 가장 일반적인 춤은 막춤이다. 파트너랑 상관없이 추는 춤이므로 자유롭게 추면 된다. 형식이 없으므로 음악에 몸을 맡기고 몸을 흔들면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는 사이끼리 몰려 나가야 그나마 막춤이라도 추는데 혼자라도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면 된다.
나이트클럽은 조명도 어둡고 알코올도 적당히 올라 용기가 나지만, 크루즈에서는 조명이 너무 밝아 용기가 나지 않는 모양이다. 동네 소문 날 일도 아니고 서로 얼굴 마주칠 일도 없는 외국인들이 대부분이므로 이것저것 다 따지면서 눈치 볼 것 없다.
커플 댄스로 가장 대중적인 춤이 블루스다. 느린 4/4박자에 맞춰 좌우로 체중 이동만 하면 되므로 누구나 출 수 있다. 룸바를 춰도 되지만, 룸바는 파트너도 좀 출 줄 알아야 한다. 템포가 좀 빨라지면 가장 많이 나오는 음악이 차차차다. 자이브도 많이 춘다.
둘 다 빠른 템포의 4/4박자 음악이므로 정확하게 자이브 곡인지 차차차 곡인지 식별하기 어렵지만, 대충 스텝이 맞겠다 싶으면 자이브를 추든, 차차차를 추든 하면 된다. 정통 음악으로 배운 사람들은 배울 때 듣던 곡이 아니면 어떤 춤을 춰야 할지 망설이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면 기회를 놓친다. 크루즈에서의 춤은 경기 대회도 아니고 춤추는 사람이 즐겁고 보는 사람이 즐거우면 된다.

이 정도의 춤은 출발 전에 파트너끼리 또는 부부인 경우 미리 춤을 맞춰 보는 것이 좋다. 굳이 여러 가지 어려운 스텝을 구사할 필요는 없다. 쉬운 스텝으로 할 수 있는 몇 가지만 섞어 가며 추면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무도장까지 가면 좋지만, 공간이 있는 곳이면 어디라도 좋다.
왈츠 같은 모던 댄스는 유감스럽게도 해당하는 음악 반주가 나오는 경우가 거의 없다. 공간이 많이 필요하고 3/4 박자라서 제대로 배운 사람이 아니면 추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탱고도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는 아르헨티나 탱고를 추면 좋지만, 역시 배운 사람들끼리 춰야 출 만하다.
내가 추는 춤 이외에도 남의 춤을 보는 재미도 있다. 댄스팀이 안무를 짜서 하는 춤도 볼 만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막춤은 '관광버스 춤'이라 해서 너무나도 단순하다. 추는 사람도 좀 추다 보면 지루해져서 이내 그만둔다.
관광버스 춤을 고수하기보다는 전문 댄스팀의 안무나 다른 사람들 춤에서 내가 소화할 수 있는 춤 동작을 눈여겨봤다가 막춤 출 때 활용하는 것도 좋다. 대극장에서 하는 쇼도 대부분 춤이 동반된다. 춤을 좋아하고 춤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쇼에서 하는 춤을 보고 내 춤으로 만드는 요령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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